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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과 독일의 동방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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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Bridg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12-08 11:06 조회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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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한과 북한을 오가는 열차가 중단되고 개성공단의 남한 상주 인력이 축소되는 등 남북 관계의 경색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이는 "비핵 개방 3000 구상"으로 불리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북한의 반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경제적으로 개방하면 연 국민소득 3000달러에 이르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정책은 "햇볕정책"으로 대변되는 지난 10년간의 좌파 정부의 대북정책과 대비된다. 햇볕정책은 김대중 정부에 의하여 제안된 것으로, 외교적 압박이나 강경책보다는 남북간의 긴장 국면을 피하고 대신 남북의 교류를 증가시켜 북한의 개방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의 결과로서, 2000년 6월 15일 평양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역사적인 만남이 있었고,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의 해결, 경제, 체육 등 제반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등을 통하여 자주적이며 평화적인 통일을 실현한다는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남북정상회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경의선 철도 개통 등 여러 협력사업들이 실질적으로 추진되어 왔고, 남북간의 군사적 긴장도 크게 완화되었다. 10.4 남북 정상선언 역시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을 통하여 발표된 것으로,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위한 협력과 불가침 의무의 준수, 종전선언을 위한 당사국 회의의 한반도 개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경의선 화물철도 개통과 안변-남포 조선협력단지 건설, 백두산-서울 직항로 개설 등 구체적인 협력방안에 대한 합의를 담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이러한 햇볕정책이 궁극적으로 실패한 정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남북 관계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북한에 수조원을 퍼주었음에도 북한의 인권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고, 도리어 북한이 핵실험을 하게끔 하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남북관계가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서로 주고받는 관계가 되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비정상적인 외교관계가 되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과격 보수주의자들은 이러한 정책이 공산주의 독재 정권과 타협함으로써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정책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입장에 따라, 이명박 정부는 북한에 핵 포기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북한은 이명박 정부가 의도적으로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 정상선언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남한과의 협력 사업들을 점진적으로 중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과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성공할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오바마 차기 대통령의 정부가 집권하게 되면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 예상되며, 이에 따라 북한은 한국의 지원에 크게 의존할 필요가 없게 되어 남한과의 관계 개선을 장기간 보류시킬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과거 제국주의 시대에 서구 열강들이 식민지 국가를 상대로 저질렀던 불공정한 무역 관계처럼 한쪽 국가가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거나 이익을 보는 관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상호주의 정책은 다른 국가와의 관계를 맺는데 있어서 적용되어야 할 기본적인 원칙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 러한 건전한 상호주의 정책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북한의 외교방법은 다른 국가와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구 상에 얼마 남지 않은 공산주의 국가의 하나이고 체제적으로 고립되어 있어, 체제를 유지하고 해외의 국가로부터 더 많은 원조를 이끌어내기 위하여 핵무기를 개발하려 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핵무기 문제는 6자 회담이라는 다른 채널을 통하여 해결되도록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남한이 굳이 그것을 남북교류의 조건으로 내세울 필요가 없다.

더구나, 상호주의를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지금 당장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기를 바랄 수가 없다. 지금은 북한이라는 잠재적인 시장에 투자를 하는 시기이며, 그 결실은 향후에 얻게 될 것임을 이명박 정부는 알아야 한다. 지금 당장은 북한에 많은 것을 주어야 하고 남한 국민들이 부담을 져야 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북한과의 협력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정치적 이익은 막대한 것이다. 북한이 지금 당장 남한을 무시하는 행동을 한다고 해서 협력의 문을 닫아버리기 보다는, 그러한 도발에도 불구하고 인내심을 갖고 북한에 마음을 여는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햇볕정책의 계승이라는 거창한 수식어구가 아니더라도, 잠재시장에 대한 투자라는 경제적 상호주의의 관점에서 햇볕정책의 장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보수주의 정권이 취할 수 있는 바람직한 태도일 것이다.

물론, 햇볕정책의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군 사병들은 북한을 적으로 여기는 개념이 완화되어 안보정신이 해이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러한 안보정신의 해이를 틈타 북한이 더욱 심하게 도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과거 70년대 서독에서도 한국의 햇볕정책과 유사한 동방정책을 폈지만, 도리어 동독에서는 수만명의 간첩을 서독으로 보내어 서독 내의 안보정신을 해이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북한 역시 과거 남한을 침략하여 한국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따라서, 햇볕정책 내지는 경제적 상호주의의 관점에서 그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되, 더욱 안보와 튼튼히 하고 민주주의 정신을 굳건히 하여 그들의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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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님의 댓글

길벗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저는 현 정권의 대북정책이 단순히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난 10년간의 햇빛정책이 북한으로선 개방정책의 한계점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정권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중국식 개방정책을 하려면 북한으로선 힘든 결정을 해야 합니다. 중국은 북한과 같은 경제 규모가 크고 인구가 많은 잘사는 동족의 나라가 없습니다. 북한의 개방은 남한의 부가 북한으로 흘러들어 가게 하고 남한의 풍요한 문화가 북한으로 흘러들어 북한 주권을 뿌리채 흔들게 할 수 있습니다.

잘못하면 동서독식 흡수통일의 발판을 마련할 수가 있는 것이지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남한의 햇빛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을 갖출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남한의 유화정책이 북한의 무장을 도운 결과가 되었습니다.

북한이 시장경제를 억제하기 위해 무진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그들의 체제 안전을 위해선 내부적으로 시장경제의 싹을 잘라버리고, 금강산 관광, 개성관광, 개성공업단지를 순차적으로 닫는 정책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북한의 수백만이 굶어 죽어도 그들 북한 위정자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최악의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최악이라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다고 해도 어찌 할 다른 방도는 지금의 북한에게는 없습니다. 북한은 앞으로도 문고리를 걸어 잠그고 벼랑끝 전술을 통해 여기서 찔끔 저기서 찔끔 국제적 도움을 받고 정권 연명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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