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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알려주는 새아리는 낡은 반복의 메아리가 아니라 거창하지 않은 작은 것이라도 뭔가 새롭게 느끼게 해주며, 소박한 가운데서도 문득 작은 통찰을 주는 그런 글들을 기다립니다. 소재와 형식, 문체에 제약이 없는, 제멋대로 자유롭고 그래서 나름 창조적인 자기만의 글쓰기를 환영합니다.

한국 중형화, 사형제도, 자유주의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아틸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5,517회 작성일 08-04-03 12:24

본문

파랑: 사형 완전 폐지 녹색: 사형 대부분 폐지 오렌지: 사형을 10년간 비집행 빨강: 사형제 실시


최근 어린이를 상대로 하는 성범죄 내지 납치 살인 사건 등 강력범죄가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이런 소식은 한국 사회 내에서 자유주의적인 개혁에 반하는 반동적인 움직임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예전에 사형제 폐지에 찬성하던 사람들도, 중형에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서기도 한다.

성범죄 전반에 대하여 법정형을 대폭 올리겠다는 계획이 행정부 측에서 나오기도 하였다. 최근 정부는 피해자들의 이름을 딴 가칭 '혜진ㆍ예슬법'의 입법을 추진하여, 아동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범인들에 대해서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성폭행 범죄에 대하여 법정형의 상향조정 뿐만 아니라 전자팔찌제도, 명단공개 등이 이미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태도에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아동에 대하여 성폭행과 살인을 범하였다면, 현재 이미 있는 법만으로도, 특별법이 없이도 사형이 가능하고, 무기형은 이미 선고되고 있다. 그런데 또 새로운 법을 만들어 중형에 처하겠다는 것이다. 범죄학 등에서는 법정형을 올린다고 해서, 사회의 범죄율이 반드시 낮아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더 유력한 학설이다. 사회적으로 통제불가능한 범죄자만을 양산한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되는 부분이다.
 
우려되는 또 다른 소식은, 지난해 12월 인천 강화에서 근무 중인 초병을 살해하고, 무기를 탈취하여, 초병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모씨에게 사형이 선고됐다는 소식이다.

물론 재판부가 판결에서도 밝혔듯이, 피의자는 치밀하게 준비한 뒤 초병을 살해 내지 무기를 탈취했으며, 경계근무 중인 초병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시점에 사형이 선고된다는 것은 한국의 정부 내지는 사법부가 사형제를 없애고 싶지 않다는 의지를 보인 것 같아 착잡하다.

이러한 뉴스들을 보며 사형제 폐지 논의는 물건너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권위주의 국가 주도의 감시 체제가 예상되는 것은 우려로만 끝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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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아틸라님의 댓글

아틸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물론 반론도 많겠지만...) 위 세계지도의 색깔은 제가 생각하는 소위 선진국, 비선진국 분류에 대체로 상응합니다. 세계 각국의 비교를 보면, 기본적으로 인권에 대한 의식이 올라감에 따라 사형제폐지에 대한 의식이 높아가는 경향이 있음을 볼 수 있음니다. 한국도 색깔이 바뀌기를...

서동철님의 댓글의 댓글

서동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진-비선진국의 분류를 이에 들이대면 적지 아니 문제가 되는 점이, 특히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우리는 미국을 선진국의 표본으로 삼고 있는데 이 선진국엔 아직 사형제가 실시되고 있습니다. 물론 열 몇의 주들은 이를 폐지했습니다만.

저는 이런 분류보다는 오히려 사형제 자체에  대한 정당성 여부를 논하는 말씀을 듣고 싶네요. 예컨대 국가라는 조직이 한 사람의 생명을 법에 근거한다는 이유로 앗을 수 있는지 말입니다. 덧붙여 사형제의 실효에 대한 논의 등등.

아틸라님의 댓글의 댓글

아틸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첫번째 주제:

예, 그렇죠. 그런데 저는 -선진국 개념의 정의를 더 명확히 따져야겠지만 - 미국을 선진국으로 보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게 보았구요, 저도 미국은 그냥 선진국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정리된) 제 생각에 의하면, 미국은 선진국적 특성과 비선진국적 특성이 혼재된 나라가 아닌가 합니다. 그것이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미국의 장점이 되고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두번째 테마에 대해서, 매우 다양한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저는 오히려 간단하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인권보호와 관련지어 생각해볼 때, 사형제 폐지가 옳다고 생각합니다. 즉 옛날 같으면 극형에 처했을 범죄를 범한 사람도 인권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사형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 추천 1

서동철님의 댓글의 댓글

서동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말씀하시는 '혼재'는 모든 나라에서 엿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닐까요? 대한민국에도 분명 선진의 모습이 부분적으로 보이고, 독일에서도 신나찌를 떠올리건대 분명 후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지요. 그래 우리가 통상 선진-후진을 가르려면 얼추 평균적 잣대를 대야 하지 싶습니다. 허나 이건 뭐 그리 중요하다고는 보지 않고.

사형제에 대해 님마냥 '인권'(만)을 앞세운다면 그 설득력이 꽤 떨어지지 않을까 저으기 두렵습니다. 마치 로마교황청이 낙태건에 있어 거의 오로지 '생명경시'를 앞에 내세우듯 말입니다. 마치 낙태의 경우적 필요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생명경시'를 바탕으로 한다는 식인데, 사실 이는 거의 모함에 가까운 논거라 여깁니다. 그렇지 않음을 알면서 상대방의 논거에 들어가기를 거부하는 모습으로 보이니 말이지요.
이런 사람도 겪었는데, 자기가 사형제 폐지를 반대함은 자기가 낸 세금이 사형을 당하지 않고 감옥소에서 먹고사는 죄인들을 위해 쓰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 그렇답니다. 이런 상황이고 보니 사형제가 왜 폐지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를 좀 더 폭넓고 깊이있게 벌릴 필요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아틸라님의 댓글의 댓글

아틸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첫번째 주제:

님의 반응 저도 예상하였습니다. 사실 모든 나라가 혼재죠. 그래서 저는 예전부터 "선진국적 성질", "후진국적 성질"을 주로 사용하였구요. '어떤어떤 나라는 선진국이고, 다른 나라들은 후진국이다' 라기 보다는 'A라는 이 나라는 선진국적 성질이 어느 정도이고, 후진국적 성질은 어느 정도이다'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미국은 제가 생각하는 선진국(주로 유럽의 나라들인데요)보다 후진국적 성질을 더 가지고 있는 듯 해서 위의 말씀 올렸습니다. 물론 그래도 기준선을 긋고 선,후진국을 나눌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에 그러니까 후진국적 성질을 더 가지고 있는 미국은 선진국 기준선을 못 넘을 가능성이 제가 생각하는 선진국보다 크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포기 못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견지한다고 해서 설득력은 떨어진다고 보지 않습니다. 원칙이 옳다면 고수하는 것이 또한 옳바른 것일 테니까요. 같은 맥락에서, 어떠한 논의에 있어서 유연하다고 해서 그 입장이 반드시 강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천주교의 입장도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님의 다음 부분 이해는 오해이거나 좀 극단적인 이해라 생각됩니다.

"사실 이는 거의 모함에 가까운 논거라 여깁니다. 그렇지 않음을 알면서 상대방의 논거에 들어가기를 거부하는 모습으로 보이니 말이지요."

님은 '그렇지 않음을 안다'고 어찌 단정하시는지요?

서동철님의 댓글의 댓글

서동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신문 방송 매체들을 통해, 그리고 카톨릭 내의 찬반 토론을 통해 이미 거듭 알려진 사실이니 그렇지요.

아틸라님의 댓글

아틸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님의 말씀을 제가 이해한데로 다시 써 보면 "가톨릭은 필요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생명경시를 하지 않는 다는 것을 다 알면서도, 주장은 모순되게도 생명경시를 이유로 낙태반대를 주장한다."가 되네요. 맞나요? 만일 가톨릭이 이처럼 주장하다가는 어떤 토론의 장에서도 백전백패 하겠는데요.

그러나 저의 생각은, 위에서 님도 말씀해 주셨지만, 가톨릭 내의 찬반 토론이 있다는 사실 자체로부터 적어도 일부는 진실로 믿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다는 의미라고 봅니다. 저는 그 주장자들의 순수성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서동철님의 댓글의 댓글

서동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위에서 '로마교황청'이라고 했지 '카톨릭'이라 하지 않았습니다. 카톨릭은 로마교황청의 상위 개념이지요.

아틸라님의 댓글

아틸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위의 것은 뭐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보고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님이 소개해주신 "자기가 사형제 폐지를 반대함은 자기가 낸 세금이 사형을 당하지 않고 감옥소에서 먹고사는 죄인들을 위해 쓰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 그렇답니다"의 사례를 생각해 봅니다.

나름대로 좋은, 그리고 강한 주장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저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전형적인 인권경시의 견해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인권존중(그것이 사형수의 그것이라도)이란, 독일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절감한 사회국가 원칙이나,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연대Solidaritaet 원칙과 그 궤를 같이 합니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가 아니라 '주위의 경쟁 실패자들도 보듬고 같이 가자' 이 생각 말입니다. 즉 잘 된 사회 국가에서 돈이 없어서 길에서 얼어 죽는 사람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좀 더 확대하여 사형수도 사회의 낙오자(가장 처절한 낙오자)로 보고, 죽여서는 안 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위에서 님이 말씀해 주신 세금에 기댄 견해는 바로 이러한 연대의 원칙에 정반대에 서는 것이라 봅니다. 철저하게 자기만 잘 살겠다 말입니다. 저로서는 배척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서동철님의 댓글의 댓글

서동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국가라는 인위적 조직이 하늘이 내려준 생명을 죄를 지었음을 빌미로 인위적 법에 근거 앗아갈 수 있는가에 저는 일단 초점을 맞추렵니다.

아틸라님의 댓글의 댓글

아틸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더라도 저의 위의 논증이 버려지지 않습니다. "앗아갈 수 있는가"는 '가능'이나 '허가'가 아니라, "정당성"내지 "정의"의 문제이니까요. 다시 쓰면 "앗아가는 것이 정당하냐, 내지는 정의로운가"로 됩니다. 저는 위의 인권에 기댄 논거로서 '앗아가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서동철님의 댓글의 댓글

서동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님의 논거가 틀리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단지 사형제 폐지를 이 제도의 존속을 찬성하는 사람들에게 설득시키는 일에 있어 어떠한 모습이 더 나을까 하는 점에 머리를 모아보자는 말씀입니다.
즉 논거의 옳고 그름 문제가 아니라 설득력 내지는 구체적인 방법론의 문제에  눈길을 아울러 돌려보자는 주장이지요. 그러면 한 가지 논거로는 부족하고 몇 가지 다양한 논거들을 서로 맞물려가며 쓸 필요를 느끼실 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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