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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옐친이 죽었다

쏘련 마지막 공산당원의 죽음을 두고

페이지 정보

작성자 Yjonmuk Lliu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199회 작성일 07-04-25 15:43

본문

옐친이 죽었다고 한다.
현대 러시아 첫 직접민주선거 대통령을 지낸 보리스 옐친(이하  옐찐)이 그저께 죽었다.
내 러시아 시절의 몇몇 기억과도 관계가 있는,  이 마지막 쏘련공산당원이 결국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비비씨라디오(BBC)서 첨 들으면서 난 오랜만에 그 시절을 한번 되새겨 봤다.
그리고 뉴스후에 계속된 비비씨의 옐찐특집도 귀기울여 들으며 지나간 역사도 한번 생각을 해보게 됐다.
90년대 초반 이 무렵은, 쏘련이 해체/정리되면서, 러시아를 비롯한 16개의 쏘련구성국가들이 일일이 자기길을
가기 시작해야만 했던 파란만장했고 엄청났던, 그야말로 역사의 큰 소용돌이 시기였다.
이런 어수선하고 혼란하기 짝이없던 대혼돈기에, 구러시아땅에서 대중앞에 튀어나선
옐찐이란 사람은 참 거칠고도 저돌적이었다. 이게 정치인 옐찐에 대한 아마 나의 첫 인상이 아니었던가 싶다.
그리고 그 얼마후, 그러니까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방러당시, 통역단의 일원으로서 그를 꽤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드문 기회가 있었다. 무척 거인이었다. 한참을 쳐다 봐야할 정도로.
이것을 계기로 해서 그리고 여러가지 다른 이유가 모여서 결국 그에 대한 내 인상은 정리가 되었다. 
무식,무지하면서 저돌적인 깡패두목!
러시아가 지금현재 역사상 유례가 많지않은 희대의 깡패국가, 경찰국가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 이와도 전혀
무관하지는 않은 것이다.

이 사람에대한 내 생생한 기억 가운데 두가지 굵직한 것만 들어본다.
먼저,쏘련 마지막 공산당서기장 고르비(고르바초프)를 제거하려고 일단의 구 세력들이
91년 4월에 집단 군사행동을 일으켰을때, 거침없이 탱크에 올라 , 그것은 헌법을 위반한 불법행위,
명백한  쿠데타라고 선언하던 모습이다.
두번째는, 93년에 러시아 의회에서 또 다시 일련의 구세력들이 권력찬탈까지 도모하며
옐찐의 행정부와 날카로운 대립을 할때, 급기야는 군대에 명령을 내려, 아무 사전 조치도 없이 바로 탱크를 동원해 국회의사당건물을 무차별 폭격했던 일이다.
 그리고 이외에도,  의회내에서, 많은 의원들과 국민들이 보고있는 상태에서, 쏘련대통령 고르바초프를 한마디로 깔아뭉갠 역사적(?) 행동은 개인적으로 특히 강하게 내 인상에 남아있다. 옐찐의 이 정치행위는, 이미 껍데기만
남은 쏘련과, 따라서 실권을 거의 잃은 마지막 쏘련대통령이, 급속도로, 그나마 한가닥 있던 힘마저도 의미마저도 완전히 잃게 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를 하였다.

 93년도의 러시아 의사당 폭격사태 당시,
나와 한국의 동아일보 취재진들은 다른곳에서 다른 볼일을 보고있다가 소문을 들은 직후 부랴부랴 현장으로 급히 달려갔다. 기자중 가장 젊었던 모씨는, 무서워서 계속 뒤로 빼는 나를 붙잡고 끊임없이 앞쪽으로만 나아가서
옆사람들의 애간장을 톡톡히 태웠던 기억이 난다. 이 젊은 기자는, 이런 특종!!!을 두고 어디! 목숨이 두렵나! 두려우랴!!하면서 날아오는 총알을 피하듯이 기어서 기어서  전선앞으로 앞으로만 바짝 나아갔다.  실제 이날 우리 눈앞에서 어느 프랑스 기자가, 날아온 유탄에 맞아 현장에서 죽었다는 얘기도 들은 직후여서, 나는 정말로, 무척이나 겁이 났다.

 현직 대통령의 명령으로,  의원들과 그 직원들이 현재 일하고 있는, 바로 근무시간대에,
아무런 사전예고도 경고도 없이 의사당에다가 군대를 동원해 무자비하고 무차별하게 포격,
폭격한 일은 세계사에 오래 남을 진기록이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서 기록만 읽는 후손들에게는 어쩌면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런 참으로 상식으로는 믿기 힘든 일이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일어났던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크게보면, 쏘련이라는 거대인공국가의 해체가 가져올 수 밖에 없는 부작용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날 그리고 그 이후에도 몇날 며칠간 나는, 그리고 동아일보 취재진 및 일본의 아사히신문 취재진들은
한가지 강한 의문과 궁금증을 공통적으로 가졌었다.
즉, 도대체 몇명의 무고한 인명이 희생됐을까?
특히  몇명의 죄없는 사람들이 의사당 내에서 산송장이 됐을까? 였다. 
그 때 사람들의 입에서 추측으로 나온 숫자는 몇천에서 몇백까지 였다.
그리고 우리들 모두는 그  당시 아주 뚜렷이, 그리고 잘들 알고 있었다. 
영원히, 누구도, 정확한 인명피해의 범위를 알지 못할 것이라고. 
왜냐하면 여기는 러시아 땅이기에. 러시아에서는 그런것이 깜쪽같이 가능하기에.
옐찐쪽에서 어떤 기록도 남기지 않았을 거라는걸 우리는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많이도 대담히도 무식한 옐찐을 보면서 난 자주 고르바초프와 비교를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주위의 러시아 및 쏘련인들과 꽤 싸웠었다, 고르비와 옐찐의 운명이 서로  바뀌지 못한게 바로 러시아의
운명, 기구한 동슬라브 역사의 한계이며 또한 러시아의  한이라고!
지금도 난 궁금하다. 그리고 참 아쉽다. 옐찐이 쏘련공산당의 마지막 서기장이 되고,
고르바초프가 초대 러시아 대통령이 되지 못했던 것이!!!
고르바초프는 동슬라브인, 특히 러시아인의 역사에서 배출해 낸 정치인 가운데도 상당히
괜찮은 인간이라는 것을 나는 지금도 믿으며, 내 생각이 크게 틀리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매하고 지칠대로 지친 러시아의 대중들은 한 무지한 깡패를 자기들의 정치권력자, 즉 대통령으로 택했었다.

옐찐과 다른 정치인, 특히 한국의 정치인을 한번 비교해 본다.
무식하고 그러면서도 전혀 학습을 하지도 하려하지도 않는다는 점에서는, 특히 김영삼과 많이 닮았다.
그리고, 그가, 저돌적으로 밀어부치며 무조건 까부쉬고 때려잡는다는 점에선, 웬만한 마피아두목이 떠오른다.
이태리의 철면피 사기꾼 베를루스코니 전직 수상이 떠오르기도 한다.
혹은 비슷하게, 김영삼의 절대적 충신이었던 모씨가 생각난다. 부산의 내노라하는 주먹잡이였던, 이 김영삼사람도 정말 웬만한 한국인 세배나 되는 엄청난, 아, 어마어마한  거인이었지,, 그 큰 옐찐과 같이 서니 오히려 옐찐이
죽는 그런 느낌이었으니까,,,

정치인, 특히 대통령으로선 부족함이 있었지만,
한 인간으로서는 옐찐도 괜찮은 사람이었다.
무엇보다 솔직하고, 뒷다마까지않는 면이 큰 장점이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가슴이 따뜻히 살아있는 인간이었다.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옐찐을 보면서, 생각하면서
정치인의 지적수준 및 교양수준을 한번 되집어 본다.
너무 무식하기만 하고, 그러고도 나중에라도 전혀 학습을 하려하지 않는 사람이
국회의원도 아니고 하물며 한나라의 대통령이 되는 것은
그 민족과 그 역사의 불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정치인이 연구자나 학자처럼 공부만 할 필요는 없겠지만 말이다.|
추천2

댓글목록

Quark님의 댓글

Quar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Yjonmuk Lliu님!
잘 보았습니다.

옐친에 대해서 한가지 에피소드를 첨가할까합니다.

김영삼대통령때 (이 때 제1부속실장으로 있었던 장학로도 보았죠. 몇년후에 신문에 떠들썩 했을때야 비로소 이 사람이 그 사람이었다는걸 알게 되었죠) 독일에 처음으로 국빈방문을 하였고 통역단에 끼어서 Petersberg영빈관에 한 1주일 같이 생활을 했죠.

우리 대통령이 들어오기전 영빈관의 대통령 숙소에서 재떨이와 술이란 술은 다 치우는게 우선 경호실에서 치르는 통과의례인데 이때 영빈관담당 독일인에게서 들은 내용입니다.

역대 영빈관에서 묵은 국가 수반중에 옐친과 옐친일행이 가장 화끈했다는군요.
반나절만에 냉장고에 채워둔 술이란 술은 다 동을 내고 (주종을 가리지 않았고) 다시 채워줄것을 요구했다는군요.

숙소에서는 츄리닝차림이었고 술에 취한채 영빈관에 도착했고 수행원중 몇명과 또 객실담당이었던 이 아가씨와 어깨동무를 하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는데 굉장히 흥에 겨웠다는군요.

거의 술독이라고 불리울수 있는 주량에 애주가였던 옐친. 이 사람이 세상을 떴군요.

Lisamarie님의 댓글의 댓글

Lisamar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술에 관한한 러시아 정치가들이 대부분 다 그렇습니다.
이 나라의 문화의 일부 이기도 하죠.
그것도 보통 술이 아니라 보드카등이 주종 이니까요. 날씨가 워낙 춥다 보니 그렇게 된것 같죠. 서구 정치가들이 러시아 정치가 들을 만날때 술을 못하면 좀 ...에... 일성사에 지장이 있다는 말이 돌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독일수상중 아데나우어 던가 ? 술을 못해서 러시아 정치가들 만나기 직전에 음식을 많이 먹고 미리 식용유를 한잔씩 마셨답니다 ! 으윽 .

슈뢰더는 술 잘했다고 해요.
가끔 프랑스 정치가들 만나서 고급 프랑스 포도주등이 나올때 공석이건 사석이건 지나치면 안되기 때문에, 그 정치가 뒤따라 다니며  행동 말 눈치로  통제하는 사람들 있죠  그들이 그만 마시라고 눈치로 계속 신호를 하는데도 그냥 자꾸 마셔서 아주 난처 했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헬무트 콜은 음식이야기로 유명 합니다. 워낙 먹성이 좋고 이것저것 가리는 것 없이 잘 먹었는데  80년대초 수상으로 뽑힌 직후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한국식과 이탈리아 식이라고 슈피겔지에 인터뷰에서 밝혔었다고 합니다.  ( 그 당시 그가 어디서 한국식을 먹었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만 )그러나  그 이후에는 자기 고향식으로 요리한  " 암돼지 위 " 요리를 가장 좋아한다고 계속 말하더군요. 

예전에 우연히 한국대사관 공식싸이트 들렸다가 한국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 삼계탕 " 이라고 하는것 본 기억이 납니다.

Yjonmuk Lliu님의 댓글의 댓글

Yjonmuk Lliu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
술은 어쩌면 러시아의 운명인지도 모릅니다.
러시아와 술, 특히 러시아 남정네와 술에 관한 흥미있는 일 가운데
빠뜨릴 수 없는 것은
비행기를 탄 러시아사람들이 비행기 안에서 술판을 벌이다 나중에는 아예 뒤쪽에 자리깔고
술판 고스톱판을 벌입니다. 저도 한두번 직접 목격한 일이 있습니다.
승무원들에겐 무척 불편하고 곤혹스런 일이 아닙니까?
이곳 독일에서도, 러시아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며/탈때 커다란 맥주통, 한 20키로는 될라나
혹은 더 무거울라나! 해보이는 초거대 맥주통들을 손손이 들고 타고 모습도 봤으니까요.

러시아의 운명이라고 해야하는 이유는
그들의 지리조건과, 따라서 기후조건과도 관계가 깊습니다.
지겨운 겨울, 끝없은 눈, 햇빛이라곤, 해라고는 겨우 일주일에 한번도 보기 어려울때가 많은
천형(하늘의형벌)을 받은 러시아땅!에서 살아보면, 그것을 몸으로 조금씩 느낄 수가 있습니다.
술을 거의 못마시던 저도, 글쎄 세상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땅에서 지낼때(살때), 그들과 같이 어울려 보뜨까(보드카)를 병째로 비워댄 적이 있었으니까요.
제 옛 친구 빅또리아, 레닌그라드(현재, 상뜨 삐쩨르부르그)태생인데,
가끔씩 제 가슴에 얼굴을 묻고 절규하며 몸서리치면서 했던 그 몸부림들이, 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에야 오히려 더 분명하게 이해됩니다. 왜 그녀가 그래야 했는지? (사실, 그때는 잘 이해를 못했었어요...러시아를 조금씩 배워가는 과정이었었고, 나이도 좀 어렸었고... ....)
빅또리아는 이렇게 절규하고 절망스러 했었지요 :
"아 이놈의 지긋지긋한 겨울! 
이 빌어먹을 눈!! 
아, 겨울이 한달정도라도 짧았으면!!! "

길어도 너무 긺니다, 그 겨울은.
유럽쪽 러시아는 적어도 육개월, 시베리아쪽 러시아는 최소 팔개월은 겨울이지요.

슈타인베르퍼님의 댓글

슈타인베르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얼마전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가 쓴 글을 보니 옐찐 때의 올리가르히들이 공산정권 몰락이후 민영화 과정에서 어떻게 자신들 배를 불렸나 하는 글이 있었습니다. 베레조프스키나 구신스키 또는 호도로프스키 등의 유태인 올리가르히들이 러시아 경제를 좌지우지 할 정도로 약탈을 했다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들과 함께 옐찐의 딸도 한몫 거들게 되죠. 엘찐은 술에 취해서 이들의 행동을 방관하고..자본주의化에서의 이들의 역할이 현재 러시아에 불고있는 국수주의/반유태주의에 불을 당겼습니다. 푸틴 치하에서 석유회사 유코스의 회장 이었던 호도로프스키는 구속되고 언론/산업 재벌 베레조프스키와 미디어 재벌 구신스키는 국외 망명을 하고..이런 과정에서 또다른 유태인 재벌인 아브라모비치는 영국 구단 첼시를 사들이는 등 해외 투자를 강화하게 되는데, 이를 두고 호도로프스키 같은 꼴을 당하지 않기 위해 합법적으로 해외로 재산을 빼돌리는 것으로 보는 사람도 있죠. 한편, 얼마전에 망명한 유태인 베레조프스키가 푸틴 정권 타도를 위해 혁명을 지원하겠다고 영국의 가디언지에 밝히기도 했었죠..마치 짜르 시대 혹은 바이마르 공화국 시대의 복사판을 보는 거라고나 할까요? 러시아에서 유태와 반유태의 대결 구도가 재현 되는것 같아 보입니다. 이미 헝가리에서는 지난달의 반정부 폭동으로 표면에 드러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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