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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SPIEGEL] 전쟁은 평화 (III) - Arundhati R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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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imBes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조회 1,604회 작성일 01-11-14 09:16

본문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분쟁 이전 이미 150만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20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는 전쟁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그동안 아프가니스탄은 폐허가 되었고 지금 이 폐허는 잿더미로 변해가고 있다. 공습이 시작 된지 2일째 되는 날 미군조종사들은 그들에게 할당된 포탄들을 투하하지 못하고 기지로 되돌아 왔다. 한 미군 조종사의 언급: "아프가니스탄 땅에는 공습 목표물이 없습니다".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Donald Rumsfeld)는 펜타곤의 프레스컨퍼런스에서 혹시 미군에게 더 이상의 공격목표들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을 받았다. "첫째, 우리는 공격목표들을 두 번씩 공격할 것입니다."라 말하며 "둘째, 우리에게 공격목표물이 소진되는 일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대신 아프가니스탄이 목표물을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 말 한마디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되었다.

공습 셋째 날, 미 국방성은 "아프가니스탄의 제공권을 장악했다"라 발표했다.(그들은 2대 -또는 16? 대- 아프가니스탄 비행기를 파괴했다는 말인가?)

아프가니스탄의 지상에서는 북부동맹이 - 탈리반의 과거의 적이며 현재의 대 테러 연합국의 친구이기도 한 - 전투에서 승리하면서 카불을 함락시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실에 근거해 다시 한번 언급하자면, 북부동맹이 지금껏 저지른 짓들은 탈리반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으며, 그들에게 썩 도움이 되지 않는 이런 자세한 내막들은 우선 감추고(감추어지고) 있다). 북부동맹의 일원 중 그래도 '인정 받을만한' 지도자였던 아메드 샤하 마수드(Ahmed Schah Massud)는 지난 9월 초순 자살 테러범에 의해 살해당했다. 북부동맹의 나머지 구성원들은 응집력이 없는 포악한 전쟁광들 또는 복종할 줄 모르는 패거리집단 일 뿐이다. 그들은 이미 아프가니스탄에서 권력의 단맛을 보았던 그룹에서 찢어져 나온 여러 민족들로 구성된 연합이다.

미국의 공습이 시작되기 전 북부동맹은 대략 전국토의 10% 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들은 지금 대 테러 연합과 "공중폭격"의 도움을 받아 탈리반을 전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탈리반 군인들은 코앞에 닥친 패전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북부동맹으로 투항하고 있다. 전투에 참가하고 있는 그들은 상황에 따라 아군과 적군 편을 넘나들고 있다. 그들의 이런 야비한 태도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 사랑은 증오이며, 북쪽은 남쪽이며, 평화는 전쟁이기에.

강대국들은 "대표성(代表性)이 있는 정부수립"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더불어 1973년부터 로마에 망명하고 있는 87세의 전 아프가니스탄 국왕 '자히르 사하(Zahir Schah)'를 다시 옹립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게임은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처음에는: 사담 후세인을 지원하고, 그리고 나서는 그를 제거하고; 처음에는 무샤히딘을 재정적으로 지원했다가, 그리고 그들이 산산조각 나도록 폭격하고; 지금은: 자히르 사하를 일단 옹립해서 그가 얌전히 말을 잘 듣는지를 두고 보기로 하고. (누가 대표성 있는 정부를 "수립"시킬 수 있는가? 도대체 누가 1인분의 민주주의를 주문할 수 있는가 - 게다가 치즈와 고추장까지 곁들여서?)

서서히 민간인 피해자들에 대한 소식와 함께 텅 빈 아프가니스탄의 도시를 떠나 폐쇄된 국경으로 향하고 있는 어린 소년들애 대한 보도까지 들려오고 있다. 국경으로 연결되는 주요한 도로들은 공습목표물이 되거나 이미 국경통과는 불허(不許)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고 있는 구호단체들에 따르면, 11월 초순까지 이번 겨울 기아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수백만 아프가니스탄인(유엔에 따르면 750만)들을 위한 식량수송이 중단되었다고 한다. 구호단체들은 겨울이 시작되기 전 잠시동안의 휴전 또는 굶주림에 떨고있는 사람들을 위해 최소한의 식량수송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만, 둘 중 어느 것도 지금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미국정부는 인도주의(人道主義)에 입각한 제스처의 일환으로 공습이 시작됨과 동시에 37000개의 비상식량 아프가니스탄에 투하하였다. 미국의 발표에 따르면 총 500000개의 1회용 포장의 비상식량을 투하할 계획이라 한다. 이 말은 결국 애타게 식량을 기다리고 있는 수백만의 아프간 사람들 중 단지 500000명에게 한끼 식사를 제공한다는 것을 뜻한다. 구호단체 직원들도 이것은 야비하고도 위험한 PR에 지나지 않는 엿같은 일이라 폄하하고 있다. 그들은 식량을 공중에서 투하하는 것 자체가 이미 정신나간 짓거리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정말 식량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공급되지 못한다는 것이 첫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투하된 식량을 줍기 위해 지뢰가 가득한 들판을 헤매고 다니는 것은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구호품을 얻기 위해 이런 비극적인 달음박질을 해야 한다니.

사람들의 많은 관심 덕분에 비상식량은 끊임없이 사진촬영의 대상이 되었다. 그 내용물은 발행부수가 많은 일간지들에도 소개되었다. 사람들은 이 비상식량이 모슬렘 식생활의 규범(!)에 맞도록 조리된 채식위주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미국국기가 새겨진 노란 봉지에 든 내용물은: 쌀, 땅콩버터, 콩 셀러드, 딸기 쨈, 납작한 빵, 사과잼 전병, 양념, 성냥, 플라스틱 수저, 냅킨과 그림으로 되어있는 설명서.

3년 동안이나 계속된 가뭄 끝에 잘라라바드(Dschalalabad: 아프가니스탄의 도시)의 상공으로 내리는  비행기 기내식! 문화에 대한 무식수준, 수개월 동안 계속되는 호전될 여지조차 없는 굶주림과 절대빈곤이 무엇인가 대한 몰이해(沒理解), 살아남은 이들의 상황호전을 위해 이루어지는 이런식의 미국정부 정책에 대해서 어떤 말로도 형언(形言)할 수 가 없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시나리오를 한번 뒤집어 생각해 보기로 하자. 탈리반정부가 뉴욕을 폭격하면서, 동시에 그들의 진정한 목표는 미국정부이며 그들의 정치라며 지칠 줄 모르고 선전한다고 상상을 해보도록 하자. 폭격을 잠시 중단하는 사이에 탈리반이 뉴욕의 상공에 그것도 봉투겉면에 작은 아프가니스탄 국기를 새긴 수천개의 이슬람식의 비상식량을 투하한다는 가정도 함께. 진정 뉴욕의 선량한 시민들이 아프가니스탄이 하는 이런 짓을 용서할 만한 너그러움을 가지고 있을까? 설사 그들이 굶주림에 지쳐있고, 식량이 꼭 필요해 그것을 먹는다 할지라도 이런 수모를 진정 잊을 수가 있을까. 이토록 철저한 모욕을? 뉴욕시장인 루돌프 줄리아니(Rudolph Giuliani)는 사우디 왕자가 미국의 중동정책에 대한 청탁과 함께 보내왔다는 이유로 그가 선사한 1000만 달러를 다시 돌려보냈다. 단지 부자들에게만 적용되는 사치스러운 자부심이라 할까?

우선 이와 같은 분노부터 야기 시킨다면 테러리즘을 근절하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할 수 있다. 일단 한번 생겨난 증오와 복수는 절대 다시 원상태로 돌이킬 수가 없다. 한사람의 테러범 또는 그들의 끄나풀 한사람이 살해될 때마다 수 백명의 무고한 사람들도 함께 죽는다. 그리고 이렇게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수 백명의 죄없는 사람들 속에서 분명히 몇 사람의 잠재적인 테러범이 성장한다.

이 모든 문제들의 끝은 어디인가?

거창한 수사학(修辭學)들을 잠시 잊어버리고 우리가 아직도 합리적인 '테러리즘'에 대한 정의를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곰곰이 생각해보도록 하자. 흔히 이쪽에서 테러범이라고 지칭되는 사람들은 다른 쪽에서는 투사(鬪士)이기도 하다. 문제의 핵심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폭력(暴力)에 대한 서로 다른 감정의 양립(兩立)이라고 할 수 있다. 폭력이 단 한번이라도 정치의 합법적인 도구로서 받아들여질 때, 테러범들(폭도들 또는 투사들)의 도덕률 및 정치적인 수용정도에 따라 논쟁거리와 난관이 동반된 일정한 영역으로서 자리 매김을 하게된다.

미국정부는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반군들과 폭도들에게 자금지원을 하였고 무장(武裝)과 합숙훈련까지 시켰다. CIA와 파키스탄 첩보기관인 ISI는 80년대 소련에 점령당한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위해 수많은 무샤히딘을 훈련 및 무장시켰다.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레이건(Reagan)은 그들과 함께 단체사진까지 찍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미국건국에 이바지한 사람들과 도덕적인 면에서 동일하게 대우하였다.

원문보기: http://www.spiegel.de/spiegel/0,1518,165862-2,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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