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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점인가, 아니면 단지 시작일 뿐인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고래니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조회 1,892회 작성일 01-07-22 19:05

본문

genua.jpg지금 유럽은 격렬한 논쟁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거의 모든 대학생들이 식당에서, 술집에서, 벤취에서 눈에 핏발을 세우고서 열렬히 토론하고 있다. 나는 요즘 내 독일친구들에게서 "Du, Scheisse"같은 욕을 심심찮게 듣고 있다. 그들이 나를 미워하거나 반대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그만큼 격해져 있는 것이다.

1999년 12월 시애틀 WTO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지난 4월 퀘벡 미주정상회담, 6월 예테보리 유럽연합(EU) 정상회담, 그리고 이번에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린 G8(서방선진7개국+러시아)정상회담까지 전세계적으로 반세계화 시위는 점점 더 확대되고 극렬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대척점에는 죠지 W. 부쉬를 비롯한 미국의 신자유주의자, 보수주의자들과 전세계 군산복합체, 다국적자본 등이 굳게 버티고 서있다. 지금 세계정세는 지난 1968년 이래 30여년만에 다시 치열한 좌우갈등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강철장벽과 물대포, 그리고 탱크 등으로 무장한 경찰병력의 살기등등함에도 불구하고 10여시간을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면서 제노바로 달려가는 이들 시위대들은 과연 어떤 목적을 공유하고 있는가? 사실 그들은 뚜렷한 공통목적 같은 것을 갖고 있지 않다. 그 시위대 속에는 시민인권론자, 환경주의자, 신좌파, 사민주의자, 공산주의자 등 여러 종류의 정파가 뒤섞여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공통된 적이 있다. 바로 고삐 풀린 세계화와 미국의 군비확대이다. 그들이 수녀이건, 대학생이건, 노동자이건, 경제학박사이건 간에 그들은 이런 움직임에 반대하기 위해 행진에 동참한다. 그들이 볼 때, 소위 '서방세계 정상'이란 사람들이 모여서 이렇게 비싼 비용을 치러가며 같이 밥 먹고 사진 찍고 세계화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전세계 주민들은 한번도 민주적으로 그 정당성을 부여해본 적이 없다. 그들 '정상'들이 갖고 있는 국가대표권, 세계대표권을 우리 평범한 시민들은 절대 인정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오늘날 초국적 자본은 전세계적으로 자유롭게 활개를 치지만, 그에 맞서 이를 통제하고 조정할 만한 정치적 기구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게 사실이다. 대다수 시위대들은 새삼스럽게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를 외치자는 게 아니다. "보다 인간적인 자본주의(menschlicherer Kapitalismus)"만이라도 이루자는 것이 그들의 소박한 바램이다.

그리고 그들 대다수는 폭력적인 방법을 쓰는 데에도 반대한다. "연좌시위 정도가 최악의 수단일 뿐"이라는 것이 그들 대부분의 입장이다. 유럽에서 연좌시위는 불법주차에 대해서와 마찬가지 정도의 행정벌이 부과될 뿐이다. 하지만 그 장면이 방송화면을 통해 이루는 효과는 가위 폭발적이다. 일부 티브이 화면에 비쳐지는 몇몇 과격한 폭력시위의 장면은 시위대 중의 극히 일부만이 저지르는 예외적 난동에 불과하다.

genua1.jpg세계 정상들 가운데에는 물론 독일의 슈뢰더나 프랑스의 쟈크 시락 같이 시위대에 대해서 비교적 동정적인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미국의 부시나 이태리의 베를루스꼬니 같은 또라이들도 존재하며, 실상은 이들의 힘이 회담장의 분위기를 압도하고 있다. 그들은 국가적 군비재확장을 기도하고 있으며, 국제적 환경협약을 폐기하려 하고 있으며, 스스로 세계의 지배자처럼 행세하면서 두터운 무장병력의 호위 속에 그들만의 파티를 벌이려 하고 있다.

genua2.jpg지난 20일 제노바에서 시위대 중 한 명의 청년이 경찰의 총격에 의해 숨진 것은 이제 이러한 시위운동을 정점에 올려놓은 계기가 되었다. 대다수의 시위대는 알고 있다. 그들이 죽었다 깨어나도 저 파티장에 앉은 각국 귀빈들 만큼의 지위에 오를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사실을. 그들은 아마 죽을 때까지 이렇게 청바지 차림으로 가두를 떠돌며 장기간 버스여행의 피로와 굶주림 속에 시위군중 속의 무의미한 일점으로 몇마디 소리나 지르다가 돌아갈 그런 인간들이란 사실을. 하지만 그런 소박한 행동을 하는 그들에게조차 이태리 경찰은 치명적인 발포를 감행했다는 사실을. 따라서 그들은 지금 이 순간 이곳 제노바에서 인간 이하의 인간으로 취급받았다는 사실을.

하지만 그들 대다수는 어떠한 폭력적인 보복도 자제하고서 단지 검은 완장을 찬 채 침묵의 행진을 벌이는 것으로 그들의 분노를 다스렸다. 15만, 최소한 15만의 인파가 그렇게 제노바의 시가를 행진했다. 그들은 국제적 테러리즘이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옳은 방식이 아니며, 그들의 진정한 적은 저 때깔 곱게 생긴 세계정상들이나 그들의 명령을 받는 경찰병력들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의 진정한 적은 지나치게 이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은 물론 전세계 인류의 인간성까지도 파괴하고 있는 줄 모르게 되어버린 경제권력들인 것이지 정치꾼들이 아니다.

그들 무자비한 자본가들의 힘을 제어하는 데에 시위대원 각자가 갖고 있는 상이한 목적들의 고리가 존재함을 시위대원들은 잘 알고 있다. 굶어죽는 파키스탄 어린이와 남미의 밀림파괴와 아시아경제의 처참한 붕괴는 그런 점에서 모두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원칙적으로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 자기 존엄성을 보장받아야 하고, 파괴되지 않은 자연환경 속에서 살 수 있어야 하고,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모든 것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지만, 무심한 자본주의와 세계화는 그런 문제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다.

만약 그들 지배자들이 앞으로도 계속 강자와 투기자들에게 더욱더 많은 권리를 부여하면서, 대다수의 온건하고 정상적인 시위대들을 과격분자로 몰아붙이고, 자기들 지배자들의 아성을 더욱 폐쇄적으로 구축한다면, 이번 제노바에서의 죽음은 더 이상 정점일 수만은 없게 될 것이다. 우리는 1968년 Benno Ohnesorg의 죽음이 서독 학생운동을 더욱 폭발적으로 확대시킨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 결코 정점일 수만은 없었다.


* Spiegel-Online에서 Markus Deggerich와 Uwe Buse의 기사를 토대로 썼음.


'217.80.172.182'라인강    07/23[02:53]
저도 이번 데모를 강력히 지지를 하기는 하지만 그러나 이번에 죽은 그 시위대 사람은 경찰에게 극히 위협적인 폭력을 행사하다가 죽은 것으로 신문에 났습니다. 검은 완장을 차고 조용히 침묵의 시위를 하는사람을 향하여 총을 쏠 경찰이 있을까요 ? 최근 신문에 나는 사진을 보아도 시위는 상당히 격렬한것이 사실 인것 같습니다.
'62.226.223.59'고래니 ('knura001@hanmail.net')   07/23[05:16]
처음 이탈리아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사망자가 경찰 지프차를 향해 소화기를 던졌고, 부상을 입은 경찰이 정당방위차원에서 총격을 가했다면서 지프차 속의 경찰도 여러명 부상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탈리아 검찰은 시위 도중 숨진 카를로 줄리아니에게 발포한 경찰 1명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더군요. 왜 기소했을까요? 지프차를 향해 소화기를 던진 것은 재산손괴이지만, 발포는 인명살상인데, 과연 이게 정당방위?
'62.226.223.59'고래니 ('knura001@hanmail.net')   07/23[05:20]
총 15만명이 넘는 시위대 가운데서 과격 시위대는 1천여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들은 시위집행부의 진행요원 배치 등 평화시위 유도 노력에도 불구하고 은행과 상점들을 파괴했고, 인간사슬을 만들어 합류를 막으려는 평화적 시위대의 행진 대열에 끼어들려 하기도 했지요. 신문에 나는 사진은 그 장면만을 확대해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62.226.223.59'고래니 ('knura001@hanmail.net')   07/23[05:29]
설령 과격시위대에게 폭력적인 시위의 잘못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인명을 살상한 것은 잘못이었습니다. 이전에도 반세계화 시위 속에서 일부 시위자들이 매우 과격한 시위를 벌였지만, 그들이 살해된 일은 없었습니다. 과연 경찰에게 죽지 않으려면 모든 시위는 조용한 침묵의 시위여야 할까요?
'62.158.209.131'라인강    07/23[05:33]
저도 바로 그점을 지적을 하고 싶은것 입니다. 죽은 사람은 상당히 과격한 1천명 중에 한명 이라는 것 입니다. 사람을 죽인 것이야 두말할것이 없이 나쁜 짓이지만 동료가 피를 흘리는데 총을 가지고 있는 경찰만 침착하라는게 ... 힘들지 않겠습니까 ?
'62.226.223.59'고래니 ('knura001@hanmail.net')   07/23[05:37]
이번 G-8 정상회담 도중에 미국의 조지 W. 부쉬는 이렇게 말했다더군요. "모든 시위자들이 할 일은 선진국이 아닌 개도국 지도자들에게 빈곤타파를 요구하는 것이다" ... 정말 난 인간입니다...
'62.226.225.177'고래니 ('knura001@hanmail.net')   07/23[23:45]
과격시위도 나쁘고 살인도 나쁜 일이란 건 저도 동의합니다. 그런데 님께서는 살인이 나쁜 것이라 하더라도 과격시위에 대한 것일 경우에는 나쁜 것으로 보기 힘들다는 말씀이십니까? 살인보다 더 나쁜 것은 과격시위라는 말씀이십니까?
'217.80.77.91'무찌마 ('jewel_dewy@lycos.co.kr')   07/25[12:57]
다 나뽀 ㅡㅡ;
'62.226.224.69'고래니 ('knura001@hanmail.net')   07/25[13:37]
양시양비론은 조심합시다. 나쁜 것에도 정도차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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