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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랑크푸르트도서전행사는 성공이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편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613회 작성일 05-11-05 05:28

본문

프랑크푸르트도서전행사에 대해 조직에 참가했던 한 사람(김우창 교수라고 함)의 우리 민족 주체적인 시각에서의 쓴 글이 경향신문에 게재되었던 바, 일부 재독언론인의 사대주의적이고 굴종주의적인 시각에서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을 비판적으로만 보려는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일계기로도 삼을 수 있겠다는 취지하에, 여기에 퍼왔으니 양해를 바라고저 합니다. 독일인들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독일식 기준에 비춰볼 때 우리 민족, 우리 대한민국이 어디가 부족했는가를 자책하고 냉소하는 일부 지식인들, 유학생들의 패배주의적 노예주의적의 자세를 떠나서, 우리의 주체적 시각에서 우리 문화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독일인과 서구인들을 당당하게 대하는 마음가짐자세를 모두 가지었으면 합니다 (편자 씀).




-獨도서전 주빈국 행사 치르고-




독일에서 한국에 대한 강의를 했던 한 교수가 전하는 말로는 처음 나온 질문의 하나는, 한국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중국어인가, 일본어인가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무지는 섭섭한 일이지만, 그것을 크게 개탄할 필요는 없다. 우리 학생에게, 가령, 벨기에의 언어가 무엇인가 묻는다면, 쉽게 정답을 내놓을 수 있는 학생이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스칸디나비아 여러 나라들의 언어 또는 더 나아가 문학에 대해 물어도 바르게 답할 사람이 많지는 않을는지 모른다.


나는 10여년 전,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의 어느 식당에서 스칸디나비아 문학교수를 만난 일이 있는데, 그는 등록하는 학생이 하나도 없어서, 할일 없이 월급만 받는다고 했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말한 벨기에나 스칸디나비아 여러 나라들을 낮추어 보는 사람은 세계의 어디를 가나 많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과 관련해 독일의 지식인들과 이야기하는 사이에, 현재 독일이 처해 있는 불투명한 정치상황에 관하여 말할 기회가 있었다. 독일의 한 언론인은 앞으로 독일의 국가적 진로는 스웨덴에 더 비슷해지는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즉 독일의 사회민주주의에 자본주의적인 수정이 있되, 그것이 그렇게 큰 것은 아닐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사회민주주의자인 그는 이 점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 같았다. 여기에서 말하려는 것은 앞으로 독일의 정치향방이나 세계화 시대에 있어서 사회민주주의의 향방에 대한 것이 아니라 스웨덴의 국제적인 성가(聲價)에 대한 것이다. 오늘날 독일인까지도 모델로 우러러 볼 만한 나라로서 스웨덴의 성가는 그 문화나 문학보다도 스웨덴이라는 나라의 도덕적 품격으로 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도덕적 품격이란 스웨덴이 어떤 원리주의적 율법에 따라서 다스려지는 나라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 아니라 간단하게 좋은 사람들이 좋게 살고 있는 나라인가, 아닌가를 두고 말한 것이다. 적어도 스웨덴의 인상은 성실과 신뢰와 협동과 같은 가치가 통용되는 사회라는 것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거기에는 물질적 조건이 적절해야하기 때문에, 그 정치나 경제가 도덕적 품격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하여 보면, 한국에서는 한국어를 쓴다거나, 한국의 문학이나 문화가 볼 만한 것을 많이 가지고 있다거나 하는 사실을 세계 사람들에게 널리 선전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안에서 사람답게 사는 것이고, 밖에서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그것은 크게 신경쓸 것이 없는 일이다. 아마 그러한 사실은 조만간 알려지게 마련이고, 그러한 나라가 도대체 어떠한 나라인가를 더 알아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나라의 문 앞에 줄을 서게 될 것이다.


이것은 물론 요순 세상의 이야기일 수 있다. 그것은 힘과 경제 그리고 이에 덧붙여 그를 뒷받침하는 홍보의 세계를 모르는 이야기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세계를 무시하고는 자기들만의 이상 사회도 부지할 도리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현실 세계에 적절한 전략을 계획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다만 전략은 궁극적으로 그것 자체로가 아니라 보다 큰 삶의 내실과의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람답게 사는것-


23일 막을 내린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한국은 주빈국의 행사에 전례없는 노력과 비용을 투입했다. 그 성패를 생각하는 것도 지금 시점에서의 효과에 못지않게 보다 큰 의미와 관련을 짚어 보는 것이라야 할 것이다.


성패라고 했지만, 대체적으로 이 행사는 일정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나 하는 것이 이 행사의 조직에 참여했던 나의 느낌이다. 우리의 문화 행사를 찾아 온 관람객들의 수나 표정이나 의견, 독일 언론들의 보도내용 등으로 보아 그렇게 판단하여도 아전인수는 아니지 않나 하는 것이다.


독일측 조직위원회는 한국의 주빈국 행사가 지금까지의 어느 나라 행사보다도 좋은 것이었다는 것을 우리 측에 여러번 전달해 왔다. 대체적으로 독일인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의식-오랜 문화적 전통을 가지고 있고 문화적 소망을 가지고 있는 나라로서의 한국에 대한 의식이 높아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보인다.


여러 행사장을 돌아보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별로 관람객이 많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프랑크푸르트 공예박물관의 백자와 불화 전시였다. 관장은 되풀이하여 전시에 대하여 만족을 표현했다. 그의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의 미술품에 어떤 것이 있는가하고 묻는 데 답하면서,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는 것도 진정으로 들렸다.


그는 앞으로 이번의 전시를 통하여 가지게 된 한국의 전문가들과의 관계를 지속적인 것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의사를 강하게 표현했다. 나로서도 이러한 미술품들을 한자리에서 이렇게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전시품들은 삶의 얼마나 많은 것이 하나의 상징적 세계속에 통합되어서 비로소 한 문화의 그 온전함을 나타내게 되는가를 생각하게 했다. 태를 묻는 데 쓴 항아리에서 일상 용품을 거쳐 죽음의 의식에 쓰던 명기(明器)에 이르기까지 전시된 백자들, 그리고 삶과 죽음의 여러 사연을 하나의 신화로 엮는 불화들은 한국의 전통이 이룩했던 통일된 삶의 비전을 느끼게 했다.


-한국전통의 성취 보여준 백자-


이번에 프랑크푸르트에서 공연된 국악원의 종묘 제례악도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현대인의 감각으로는 한국의 고전 음악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단조롭고 반복적이다. 음악과 양식화된 무용의 이 단조로움 또는 단순성은 사람의 어지러운 심성과 감정을 정화하여 우주적인 장중함으로 이끌어 가려는 의도를 가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아마 프랑크푸르트의 청중들에게도 느껴지는 것이었을 것이다. 이 음악은 제례를 위한 것으로서, 종교적 의미를 가진 것이지만, 거기에는 정치적인 의미도 있었다고 할 것이다. 세속의 삶에서는 정치나 사회의 공적 공간도 우리의 작은 삶을 넘어가는 초월적 차원의 성격을 갖는다.


전통적 통치자들은 장중함 속에 단순화된 음악을 통하여 엄숙하고 겸허하게 일을 처리하는 심성을 기를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삶의 지나친 상징화나 의식화가 가져오는 피해는 역사를 통하여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일이다. 지금 다수가 원하는 삶은 가볍고 자유로운 삶이다. 오늘의 예술과 문화는 세속적인 삶의 자유분방한 에너지의 분출에서 나온다. 그리하여 그것은-또 우리의 공적인 삶은-비속성 속에 뒹굴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것은 불가피하다. 해외 홍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가볍게 접근되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우리는 현대 예술과 문화의 고민이 삶의 잡다함을 수용하면서 어떻게 그것을 넘어가는 세계를 시사할 수 있는가 하는 데에 있다는 점을 놓치게 된다.


사회적으로 예술 또는 적어도 문화의 사명은 예나 오늘이나 삶의 비속성의 핵심에 높은 공적인 삶의 공간을 구성하는 일이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사업에 가벼운 의미에서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문화를 홍보 전략의 일부로 생각할 때 그것은 필요한 방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문화를 바라보는 우리의 눈이 홍보 효과 너머를 보지 못한다면, 그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고, 큰 의미에서의 홍보를 망치는 일이기도 하다.
추천5

댓글목록

D960님의 댓글

D960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편자님이 김우창 교수의 글을 소개하셨다는 사실이 좀 의외입니다.
김우창 교수가 어떤 분인지 잘 모르시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오랫만에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이런 글 많이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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