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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이태리 신임총리 베를루스꼬니는 누구인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고래니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조회 3,642회 작성일 01-05-20 07:55

본문

berlusconi.jpg 미디어무굴제국의 황제 그리고 재벌총수... Silvio Berlusconi는 이제 곧 정부수반으로서 로마에 입성할 채비다. (4월 23일자 슈피겔지 등에서 발췌함)

"저한테 뭐 맡아지는 거 엄씀까? (Riechen Sie das?)" Silvio Berlusconi가 어느 티브이쇼 엠씨에게 물어본 말이다. 그리고 그는 지가 물은 말에 지가 스스로 답했다. "이건 신성함의 향기임다(Es ist der Duft der Heiligkeit)."

이 인간은 그걸 진지하게 생각한다.

"나와 비교할 만한 사람은 아무도 엄따, 이 유럽 내에서, 이 세계 내에서 (Mit mir kann sich keiner vergleichen, nicht in Europa, nicht in der Welt)"라고 이태리 쁘띠비쥐들의 이 골때리는 기대주는 지난 3월초에 이태리총선 우파연합을 출범시키면서 말하기도 했다.

이렇게 그가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졸라 부자다. 왜냐하면 그는 "많든 적든간에 벌써 여섯살 나이때부터 노동판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어쩐지 우리나라 옛날 정주영씨 일대기 비슷하지 않나?) 의심할 여지는 없다. 그래서 베를루스꼬니는 언론인들 앞에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나는... 세계 최고닷! (Ich bin der Beste der Welt !)"

그 당시 이 인간은 무지막지한 과대망상으로 이태리 종단여행을 감행했다. 그 이유는 조국을 공산주의자들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서(um das Land von den Kommunisten zu befreien)였다. 그의 일대기를 호화찬란하게 서술한 그의 자서전은 모든 이태리 가정에 배포되었다. 마치 모택동 어록집을 10억 중국인들이 공짜로 받았던 것처럼. 그리고 그의 영도하에 뭉친 이태리 우파들은 지리멸렬하고 여리여리한 중도-좌파연합에 맞서게 되었다 (오늘날 이태리 중도좌파를 이끌고 있는 인물은 Rutelli라고... 자기가 클린턴이랑 닮았다고 생각하는 역시 골때리는 인간인데, 클린턴이랑 얼굴과 헤어스타일 닮은 것 빼고는 그리 신통할 것도 없는 인간이다).

그 결과 지난 5월 13일 치러진 이태리총선에서 예전에 약 7개월간 총리권좌에 앉아 있기도 했던 이 64살 먹은 재벌총수가 이끄는 우파연합은 상하 양원에서 절대적 다수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5640만 이태리 인구 중에 최고로 부자인 이 인간은 곧 이태리에서 정치적으로도 가장 막강한 인간이 되었다. 그리고 많은 이태리 쁘띠비쥐들에게 그는 절뚝거리는 좌파적 관료주의를 추방하고 가장 성공적인 이태리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그 나머지 사람들에게... 그는 끔찍한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이건 좌파냐 우파의 문제가 아닙니다 (Es geht nicht um rechts oder links)"라고 이태리의 유명한 철학자 Norberto Bobbio는 말했다. 얼마전 오스카상을 수상했던 "인생은 아름다워"의 감독 겸 배우 Roberto Benigni와 베스트셀러작가 Andrea Camilleri는 다른 많은 이들과 함께 다음과 같은 선거구호를 외쳤다.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die Demokratie steht auf dem Spiel)" 정치평론가 Enzo Biagi는 그래도 좀 점잖게 "세력(Legionen)이 아닌 수지타산(Bilanzen)에 기반한 연성 독재(weiche Diktatur)"를 예견했지만, 한때 베를루스꼬니 밑에서 일하기도 했던 이태리 언론계의 원로인 Indro Montanelli(92세)는 이에 한가지를 더 덧붙였다. "그리고 부패(Korruption)".

베를루스꼬니의 우파연합에 참가하고 있는 정계인사 중에 가장 대표적인 이는 이태리의 Joerg Haider로 불리우는 외국인적대적 포퓰리스트 Umberto Bossi와 포스트파시스트 민족주의자연합 의장인 Gianfranco Fini (지독한 무쏠리니주의자다)이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다른 유럽나라들에게는 의심스러운 인물로 비쳐지고 있으며, 특히 Bossi는 정말 위험한 인물로 받아들여져, 벨기에의 외무부장관 Louis Michel은 비공식적으로 Bossi를 가리켜 "그는 그냥 파시스트"라고 논평했고, 유럽연합의장 Jacque Delors도 "Bossi가 참여하는 정부는 유럽 전체에 대한 위험이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Bossi는 이태리가 외국세력에 현저한 침해를 받고 있으며, 자꾸 이슬람화되어가고 있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심지어는 사민주의자들의 미래비젼 역시도 유럽전역을 소비에트화하려는 스탈린주의적 계획이라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이런 인간들과 연대한 이 미디어 돈황제가 그 어떤 평범한 나라도 아니고 유럽연합 창립회원국이었던 이태리를 다시 통치하게 되었다는 것은 유럽인들에게 정말 꺼림칙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옛날 Haider에 반대하기 위해 오스트리아를 제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낙심천만한 결과만을 얻었던 독일과 프랑스의 좌파정부는 이제 이 로마의 대중주의 우파일당들에 대해 비판을 가하다가 또다시 쓴맛을 보려 하지는 않고 있는 중이다.

다만 프랑스의 외무부장관인 Hubert Vedrine가 이렇게 조심스러운 표현을 던졌을 뿐이다. "유럽은 로마의 차기정부에 대해 항상 주의깊은 시선을 던져야 한다(Europa muss ein wachsames Auge auf die kunftige Regierung in Rom werfen)". 그러나 유럽연합 차원에서의 제재는 결국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으며, 우유부단한 독일 사민당정부는 그냥 신중한 태도만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대해 베를루스꼬니의 동지 Bossi는 기세등등하게 외쳤다. "이태리는 너무나 크고 너무나 중요한 나라다. 때문에 유럽연합은 우리에게 그 어떤 제재도 내리지 못할 거시다." 물론 베를루스꼬니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은 당연하다.

한때 유럽정가에서 '구질구질한 꼬마(Schmuddelkind)"로 취급받다가 이제 내각수반으로 화려하게 등장하게 된 이 Silvio Berlusconi는 1936년 Via Volturno에서 은행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수도원학교를 다니다가 진공청소기 등을 팔면서 자기 법학공부의 학비를 마련하던 이 소년은 돈먹고 돈먹기에 수완을 발휘해 결국 재벌총수가 되었다.

그가 처음 손댄 사업은 건설업이었다 (정주영 생각이 또 나네~). 그는 Bettino Craxi라는 사회주의자와 친분을 맺었는데, 운좋게도 이 Craxi가 Mailand의 시장이 되고 나중에 주지사가 되자 베를루스꼬니는 그의 도움으로 자기가 갖고 있던 조그만 지방방송사를 세개의 전국방송사로 키우게 되었다. 곧 그는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멕였건 어쨌건 이태리에서 가장 큰 신문사를 사들였고, 나중에는 잡지사, 또다른 방송사와 축구단 AC Milan까지 사들였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성공이 모두 정당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뚜렷한 대답을 해줄 수가 없다. 어떤 정치가도 그처럼 그렇게 자주, 그렇게 오랜 기간동안 집단적인 소송에 걸려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뇌물공여죄, 회계장부위조죄, 위증죄, 탈세죄 등이 그에게 걸려진 죄목이다. 그밖에도 베를루스꼬니는 마피아에 협력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심지어 안티마피아 법관으로 유명했던 Giovanni Falcone 판사에 대한 그 유명한 폭탄테러를 배후조종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실제로 그는 무려 세번이나 이런 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정말 희한하게도 그는 항소를 하든 뭘 하든 해서 공소시효를 지났다는 이유로 무죄석방되거나 사면되거나 하는 식으로 언제나 교묘하게 위기를 모면했다. 물론 그는 아직도 굉장히 많은 숫자의 소송에 연루되어 있으며 이것은 아직 마무리가 안된 상태이지만, 그는 이 모든 소송을 "중상모략(Verleumdung)"으로 치부한다. 그를 시기하는 자 아니면 공산주의자들의 수작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그는 사법부를 "좌파들의 무력"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것으로 그에게는 모든 것이 끝난 것이었다. 물론 대다수의 이태리인들조차 그와 똑같이 생각한다.

많은 이태리인들은 그의 이런 두꺼운 얼굴가죽을 전혀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찬탄의 대상으로 여긴다. 그가 국가와 법률에 대해서 아주 영리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 그는 당연한 일이지만 총선승리후 검찰을 장악하려 하고 있는 중이다. "검찰은 이제 경제사범에 대한 수사보다 민생치안을 확립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라는 게 그의 방침이다. 이런 자신만만하고 남자다운(?) 태도는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유럽의 모든 보수주의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주고 있다.

1994년까지만 해도 유럽의 보수주의자들과 기독교민주주의자들은 베를루스꼬니를 매우 곤란하고 수치스러운 인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영국, 프랑스 그리고 독일에서 차례로 정권을 상실하고 그 여파로 각종 스캔들에 진저리를 치고 난 후 오늘날 유럽의 모든 우파들은 베를루스꼬니를 적극 옹호하고 있다. "아, 멋져. 우리도 저렇게 함 뻔뻔해볼까? 확실히 이태리 남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마초스럽고 멋쟁이라니까?"

진짜 그는 재벌총수와 총리직을 겸하게 됨으로써 총리직을 그의 사업상 이익에 써먹을 가능성이 높다. 세금감경과 사법부개혁 이외에도 국영방송의 민영화, 새로운 통신기술의 국가적 개발, 축구경기의 무료방송 허용 등은 베를루스꼬니 일가의 부를 늘려주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가적으로 이자율을 높이거나 내리거나 할 때 사업가이자 총리인 베를루스꼬니는 언제나 이 결정에 참여하게 될 것이고, 그 직전에 자기 회사의 주식을 팔거나 사게 될 것이다.

베를루스꼬니는 연설도 잘하지 못한다. (꼭 미국에 죠지떠블류부씨와도 같다.) 그는 가끔 황당한 자기자랑으로 청중들을 웃기기도 하지만 (근데 그게 정말 웃길려고 하는 얘기일까?), 뭔가 이태리적인 것을 이야기하려고 하면 그때부터는 아주 지루하게 장광설을 늘어놓는다. 누가 자기 말에 반대하거나 의구심을 표시하면 그는 그 자리에서 화를 버럭 낸다. 질문은 언제나 쓸데없는 것이며, 무슨 화제이건 그의 결론은 똑같다. "난 모든 것을 더 잘할 수 있따, 모든 것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따"

그의 당이름은 무식하게도 "이태리여, 앞으로(Forza-Italia)"이다. 이 당에서 선거운동을 할 때 그는 '매우 중요한' 지령을 하나 내렸다. 자기 잘생긴 얼굴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그는 (잘 생기긴 뭐가 잘 생겨? 느끼하기만 한데...) 자기 사진을 선거플래카드에 모두 붙이도록 하고 그 어떤 경우에도 플래카드에서 자기 사진을 떼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옛날 대한민국에서 모든 국민이 공공장소에서건 사무실에서건 어디에서건 박정희의 잘생긴 얼굴을 보고 살아야 했던 것처럼 이태리인들도 곧 그의 얼굴을 하루 왼종일 보고 살아야 할 것 같다.

자기를 아주 신성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풋볼클럽인 AC밀란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스타디움에서 경기가 시작될 때면 그는 선수들에게 "일어서라, 그리고 가라! (Stehe auf und gehe !)"하고 외쳤다고 한다. 그러면 선수들은 예수님 말씀이라도 들은 듯이 벌떡 일어나서 운동장에 개떼처럼 달려나갔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에 하이더, 미국에 조지떠불류부씨, 그리고 이번엔 이태리에 베를루스꼬니가 정권을 잡았다. 매년 점점 더 희한한 놈들이 나타나니 내년에는 과연 어떤 인간이 세계정치무대에 나타나게 될까 두렵다. 한국에 이회창일까? ... 그는 너무 약하다. -_-;; ... 독일 CSU의 스토이버일까? 하여튼 지화자 좋다. 경사났다.


'62.158.195.159'고스라니 ('gosrani@berlinreport.com') 05/22[20:15]
고래니 님, 재밌는 글 정말 잘 있었습니다. 근데 이제 '고 형'이 둘이 되버렸네^^ 그래도 좋습니다~~~
'62.158.195.159'고스라니 ('gosrani@berlinreport.com') 05/22[20:16]
근데 어제 신문 보니 스페인 유력지 '엘 파소'인가 하는 신문이 베를루스꼬니와 마피아 연루설을 발표해서 떠들썩 하던데... 하여튼 뭔가 냄새가 나는 넘이에요
'62.158.195.159'고스라니 ('gosrani@berlinreport.com') 05/22[20:17]
어, 오타! 위에 "글 정말 잘 있었습니다"는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로 '있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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