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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 "지하철1호선" 관련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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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스라니이름으로 검색 조회 2,670회 작성일 01-04-0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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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양념의 비빔밥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 2001.4.3. )
한국의 지하철 1호선‚ 그립스 극장 초청 공연

그립스 극단은 의미 깊은 기념일을 맞이했다. 폴커 루드비히와 비르거 하이만의 인기 뮤지컬 1호선(Linie 1)‚의 1천 회 공연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기념하여 이 세계적 히트 뮤지컬의 요람인 베를린에서 4.3-4.5 한국 극단 학전의 번안극이 공연된다. 극단 학전의 작품은 서울에서 전설적 명성을 누리고 있다. 문화의 거리 대학로에 위치한 학전 소극장은 이미 1년 전에 이 뮤지컬의 1천 회 공연을 돌파한 바 있는데, 이는 한국에서는 새로운 기록이었다.

이 매혹적인 록뮤지컬은 한국의 연극사를 새로 썼지만, 그곳에서는 이 작품의 고향이 독일이라는 사실은 잘 모르고 있다. 이 작품은 뮤지컬에서도 립싱크를 널리 사용하는 엉터리 관행을 중단시켰을 뿐 아니라, 뮤지컬이라면 브로드웨이식 멜로물을 자동적으로 연상하던 인식도 바꾸었다. 현재까지 서울에서 관객 20여만 명이 이 뮤지컬을 관람했는데,  이들은 그 어느 작품보다 이 작품을 보면서 한국 사회의 찌꺼기 군상들에게서 참된 삶을 재발견했다. 의심의 여지 없이 이는 연출자이면서   지칠 줄 모르는 개작자이기도 한 김민기 씨의 큰 공로가 아닐 수 없다. 그는 서베를린의 이야기를 서울의 상황으로, 나아가 서울의 지하철 1호선으로 변화시켰다.

90년대 초반에 군부독재가 종식된 한국에서 김민기 씨는 저항 운동의 대중적 스타이자 영웅이었다. 물론 이는 자신이 바라던 바는 아니었다. 이제 50세인 그는 1971년 당시 국립 대학교의 미대생으로서 노래를 만들었다. 이 노래들은 독특한 방식으로 부드럽게 관습에 도전했는데, 이러한 스타일은 훗날 지하철 1호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노래 아침 이슬‚은 아침 이슬의 눈부신 희망을 노래, 학생운동의 대표곡이 되었다. 그는 19세에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 원래 특별한 사회 의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그림을 공부하던 나는 주변 상황을 언어의 그림으로 묘사하고자 했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그가 그려 낸) 이러한 인상들은 당시 노래들이 판에 박힌 듯 사랑 타령을 늘어놓던 것을 생각해 볼 때 매우 희귀한 것이었다. 김민기 씨는 다소 당혹해 하면서 그 노래들 중에서 비판적 내용은 오히려 드물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대중들은 그의 노래를 집회에서 부르기 시작했고 공권력은 김민기 씨를 (저항운동의) 정치적 지도자로 간주했다. 그는 체포, 심문, 구타를 겪어야 했고 나아가 공연 금지 조치까지 받았다. 그는 1991년  극단 학전을 설립했고 자신의 노래를 CD로 제작 판매, 이 극단을 운영해 나갈 수 있었다. 자신의 문학와 음악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성공을 거둔데 대해 김민기 씨는 이들이 사람들에게 정체감을 부여하고 위로 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제는 거의 잊혀진 정치적 성향의 극단들이 이전의 군부독재를 명백한 적으로 제시했다면, 극단 학전의 작품들에서는 한국의 사회복지 요소가 부족한 자본주의‚에서 개개인이 취하는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지하철 1호선‚의 음악과 연기내용은 베를린의 원작에 상응 하지만, 디테일과 인물들은 서울의 일상으로부터 가져왔다. 또한 이 극은 초연된 이후 그 때 그 때 한국의 윤리적, 정치적 변화에 적응 하기 위해 5차례에 걸쳐 개작되었다. 예를 들어 (독일의 원작에서는) 주연이 백마를 탄 왕자님을 찾고 있는 시골 소녀인데 비해 서울에서는 대도시 생활에 시달리는 연변 처녀 "선녀„이다. 또 (원작의) 정체가 불분명한 수호 천사 밤비는 서울에서는 분노에 차 있는, 흑인 미군 병사의 사생아 철수이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8개의 서울 지하철 노선 중에서 빨간 색으로 표시된 1호선이 베를린의 녹색 (1호선) 노선과 가장 닮았다. 물론 서울의 그 노선이 훨씬 길긴 하지만. 서울의 1호선은 서울역과 매춘 지역인 청량리 588 지대를 오가는데, 여기서는 광포한 현대화의 희생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바로 이들이 커다란 정서적 울림을 안겨 주는 이 작품의 실질적 기반인 것이다. 이 공연에서는 11명의 배우가 80개의 배역을 맡아 열연한다. 서울의 비평가들은 베를린에서 독일어 자막을 달고 무대에 오르는 이 뮤지컬에 대해 다양한 재료와 매운 양념으로 만든 맛있는 비빔밥이라고 평하고 있다.



비빔밥과 같은 뮤지컬:빌머스도르프는 한국에서는 강남: 그립스 극장에서 보는 "(서울) 지하철 1호선"
(디벨트 2001.4.3)

지하철은 베를린 생활에서 중심이 되는 곳이다. 일자리가 있는 사람은 아침마다 눈이 벌겋고 인상을 찡그린 사람들 틈에 끼어 앉아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부드러운 덜컹거림 때문에 잠에 빠져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일자리가 없는 사람에게도 지하철은 중요하다. 지하철에서는 노숙자 신문을 파는 사람과 러시아 음악가들이 돈벌이를 하고 전형적인 걸인들도 구걸을 한다. 오래 전부터 지하철에서는 이러한 인간 관계들이 성립되어 왔다.

예를 들어 늘 흰 옷을 입고 잔돈푼을 얻기 위해 지하철 차량을 옮겨 다니는, 징그럽게 말라빠진 그 여자가 샛된 목소리로 "조금만 기부하세요. 살아갈 용기와 약간의 기쁨을 주세요"라고 외치는 것을 정기적으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 있다. 삶의 이야기들이 그렇게 촘촘하게 엮어지고 사회적 계층의 차이가 지하철만큼 그렇게 분명히 드러나는 곳은 없다. 또한 휴대전화가 도입된 이후 사람들의 사적인 문제가 지하철만큼 그렇게 공공연하게 토론되는 곳도 없다.

이러한 지하철을 위해 16년 전 폴커 루드비히는 뮤지컬을 하나 만들었다. "1호선(Linie 1)"은 지하철의 차량과 역사 안에서 사람들이 서로를 경멸하고 존중하는 온갖 모습을 담은 요지경과 같은 것이다. 이야기가     단순하고 현실적이기 때문에 초연 이후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립스 극장에서 "1호선"의 저녁 공연 티켓을 사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이다.

4.7 이 뮤지컬은 1천 회 공연을 축하하게 된다. 베를린 이외의  다른 도시들에도 지하철이 있고, 수많은 사회과학의 연구들에도 불구하고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사소한 차이들은 있지만 본질적인 면에서는 서로 공통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 폴커 루드비히의 뮤지컬 "1호선"은 전세계 곳곳에서 공연되고 있다. 이 뮤지컬은 미국, 영국, 인도에서 공연되었고 한국에서도 무대에 올려졌다.

한국에서 이 뮤지컬을 번안한 "(서울) 지하철 1호선"이 4.3-4.5 그립스 극장에서 선보인다. 연출자 김민기 씨는 "대도시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차이점들은 있지만 그런 점을 제외하면 비슷한 점들이 잘 나타난다"고 말한다. 그는 "예를 들어 베를린 시민과 서울 시민을 이어주는 것은 이데올로기를 둘러싼 싸움이 남겨 놓은 흔적들"이라고 말한다.

김민기 씨는 한국에서 학생들의 저항운동 편에서 투쟁했는데, 그가 만든 노래 "아침이슬"은 한국에서 학생운동의 찬가가 되었다. ("지하철 1호선"에  등장하는) 그의 인물들은 이 시대에 의해 깊이 각인되어 있다. 서베를린을 배경으로 하는 원작에서는 (지하철 부근에서) 한 시골 소녀가 록스타 지망생을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를  표면적인 실마리로 삼아 극을 풀어나가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번안극에서 원작의 시골 소녀에 해당하는 인물은 한 저항 운동의 투사를 찾아 나서는데, 그는 마지막에는 썩어빠진 인간으로 드러난다.

김민기 씨의 뮤지컬은 이야기의 기본 구조에 있어 원작의 틀 안에 머물러 있다. (원작에 등장하는) 빌머스도르프의 과부도 (번안극에서) 등장하는데, 물론 조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그녀는 서울의 한 지역 이름을 따서 강남 과부로 불린다.

서울과 베를린의 대도시 군상들이 크게 구별되지 않는데 비해 그 정서의 차이는 크다. 독일 원작에서 인간 사회의 문제들이 유희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것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잘 이해되지 못한다. "베를린 사람들은 다소 건조하고 냉정한데, 이런 경우 한국 사람은 (베를린 사람들이) 문제를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김민기 씨는 "한국의 번안된 "지하철 1호선"에서는 문제들이 더 미묘하기 때문에 여러 장면들에 있어 훨씬 더 심각하고 비극적으로 연출해야 했다"고 말한다.

극단 학전의 이 뮤지컬은 이러한 직접적인 표현들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많은 유머를 간직하고 있다. 서울에서 처음 무대에 올려진 이후 이 뮤지컬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는데, 이는 흔한 미국 뮤지컬과는 달리 "환상과 현실 도피만을" 전달하지는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뮤지컬에 감동을 받은 한국의 한 비평가는 중앙일보에 "지하철 1호선"이 비빔밥의 미학을 가진다(비빔밥은 쌀 요리의 일종이다)고 썼다. 이  비평가는 특히 인물들을 세련되게 구성한 면을 강조하면서, "관객은 마지막에는 잘 비벼진 비빔밥을 먹고 난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썼다.




지하철 1호선‚에서 라면집 아줌마는 무엇을 찾고 있나(FAZ 2001.4.4)

성장기에 있는 한 소녀의 삶이 매력적인 록 가수와의 만남으로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것은 늘 이야기거리가 될 수 있다. 15년 전부터 그립스 극장에서는 "1호선(Linie 1)"이 공연되고 있다. 이 작품에서 한 시골 소녀가 자신의 우상을 만나기 위해 대도시로 올라온다. 독일에서는 이미 이 작품이 수없이 무대에 올려졌다.

이 작품을 가장 성공적으로 번안한 작품은 1994년부터 서울에서 공연되고 있다. 여기서도 아침 6시에 대도시에 도착한 한 소녀가 보따리를 옆에 끼고 정신이 나간 채 계단 위에 앉아있다. 그렇지만 그녀는 독일의 가출한 미성년자와는 별로 공통점이 없다.

폴커 루드비히가 80년대에 이 뮤지컬을 창작했을 당시 록스타를 찾는 소녀는 자유롭고 스스로 결정하는 삶을 찾아 나선 것이기도 했다. 베를린은 자기 삶에서 떨어져 나온 사람을 위해서 이상적인 도시였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작품 "1호선"을 위해서도 이상적인 도시였다. 이 작품은 초오 역과 슐레지숴토어 역 사이에서 도시의 리듬을 포착하는 역의 이야기들이다.

서울에서도 지하철 1호선은 처음에는 좀 괜찮은 지역들을 지나가지만 곧 문제 지역을 지나간다. 무엇보다 "(서울) 지하철 1호선"은 매매춘 지역을 지나가는 것이다.

이 소녀는 노숙자, 괄괄한 라면집 아주머니, 마약 중독 매매춘 여성 등을 만난다. 그러나 베를린 원작에서 독일의 가출 청소년이 자신의 비좁은 집에서 벗어나려던 것과는 달리 젊은 한국 여성은 절망 속에서 결혼을 통한 안정을 얻고자 한다.

그녀의 희망은 한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 많은 것을 이야기 해준다. 서울은 (외부로부터 고립된) 섬과 같은 곳이 아니라 외국인과 인종적 소수파들이 통과해 가는 곳이기도 하다. 90년대 초에 군부독재가 자유 선거를 통해 붕괴되었다. 그러나 분단된 나라의 정치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그러므로 이 소녀가 안정을 추구한다는 설정은 연출가 김민기 씨가 의도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작가이자 작곡가이기도 한 김민기 씨는 이 작품을 "통일을 위한 감정적 준비"로 이해하고자 한다.

독일의 "1호선"에서 베를린은 여전히 "모든 면에서 동부에 속하는" 도시이다. 이에 반해 김민기 씨는 한국의 정치적, 사회적 변동에 맞추어 자신의 작품을 이미 여러번 개작했다. 그는 추적 당하는 혁명 운동가를 여자의 마음을 끌기 위해 자신이 쫓긴다고 말하는 거짓말장이로 바꾸었다.

이에 반해 김민기 씨는 (원작에 나오는) 빌머스도르프의 나치 미망인은 적절하게 번안하기가 어려웠다. 여기에 유사한 인물로서 핸드백을 들고  백화점으로 가는 4명의 성전환자가 나온다. 햄버거 파는 사람은 여기서 원작에서처럼 수다스러운 라면집 아줌마가 되었다. 김민기 씨는 "핵 반대"라고 씌여진 쇼핑백을 든 멜빵 바지 입은 남자가 등장하는 부분에 대해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이와 비슷한 장면은 지하철에서 사람들에게 올바른 길을 설교하는 전도자에게서 나타난다.

이러한 차이들에도 불구하고 이 한국 번안극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한 사회의 부패가 바로 그 사회의 한가운데에서 시작된다고 확신하던 그  시대로부터 나온 것이 분명하다.




한국 여성들은 성 관계를 원치 않는가? (베를리너 차이퉁. 2001.4.3 9면6단. B. Walter)

문: 루드비히 씨. 당신은 86년 그립스 극단을 위해 "1호선(Linie 1)"을 썼습니다. 이 작품이 비열한 좌파적 선동을 하고 있는 낌새를 눈치챘다면서 비난하던 당시 기독교민주당(CDU)의 반대에 부딪혀야 했지요. 그럼에도 이 뮤지컬은 해외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 독일 연극이 되었습니다. 즉 소위 수출에 성공한 것이지요. 4.7에 "1호선"의 1천회 공연이 그립스 극장에서 막이 오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1천 회 공연이 이미 1년 전에 이루어졌지요. 이런 일은 어떻게 일어난 것입니까?

답: 한국에서는 매일 2회씩 무대에 올렸기 때문에 우리보다 더 자주 공연했지요. 물론 중간 중간 한국의 극단에서는 다른 작품들도 공연했습니다. 예를 들어 그립스 극단의 "모스키토" 같은 작품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리고나면 다시 연출가 김민기 씨의 "지하철 1호선"을 공연하곤 했습니다. 1994년 이 작품이 서울에서 초연된 이후 현재 작품이 5번째 개작품이라는 사실을 생각해 보세요. 김민기 씨는 결코 만족하지 않습니다. 그는 매우 겸손한 사람인데, 제 작품을 망쳐놔서 미안하다고 늘 사과하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당연히 그것은 말이 안되는 것입니다. 한국인들은 노래를 참 잘 부르는데, 베를린의 우리 극단의 노래보다 더 낫습니다. 서울에서 이 뮤지컬은 사랑 받고 있는데, 물론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지만 일본인 관광객까지 좋아합니다. 심지어 일본인 관광객을 위해 영어 자막까지 있습니다. 이 작품의 그립스 극장 초청 공연에서는 독일어로 대화를 볼 수 있어, 모두가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음악은 바뀌지 않았지만, 이 뮤지컬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세련되어지고 한국적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해피엔드 구조가 아니고 소녀가 자살을 하게 되는데, 이는 그녀의 남자 친구가 자신과 성관계를 가지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정조를 지키려 했던 것이지요. 그러니까 이는 매우 한국적인 작품이 되었던 것입니다.

"지하철 1호선"은 연출자의 인생 자체를 변화시켰습니다. 그는 원래 연극인이 아니라 저항가요를 만들던 사람이었습니다. 한국의 볼프 비어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볼프 비어만처럼 독재에 대항했지만 그보다 훨씬 유명했습니다. 김민기 씨를 모르는 한국인은 없다고 말해도 됩니다. 그의 노래 "아침이슬"은 한국에서 모든 사람이 부르는 찬가입니다. 김민기 씨는 마치 국민적 성자처럼 높이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는 그가 독재에 대항해 싸웠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김민기 씨는 "지하철 1호선"을 공연하기 위해 극단을 설립했을 때 자신의 노래를 버리고 뮤지컬과 대중가요로 넘어갔다고 매우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문: 김민기 씨는 독일의 뮤지컬 수입업자들처럼 돈을 많이 벌었습니까?

답: 아니,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베를린에서처럼 한국에서도 국가 지원 없는 연극은 살아남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그의 작품에서는 16명이 무대에 서는데, 하루 2회 공연하기 때문에 김민기 씨는 두 팀이 필요합니다. 극단은 거의 수익을 남기지 못하고 있으며 배우들도 수입이 적습니다. 김민기 씨는 90년대 초에 독일문화원에서 (원작) "1호선"을 비디오로 보고 이 작품에 반해 극단을 조직했다고 합니다. 이 작품 공연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김민기 씨는 이제 자신의 예전 노래들을 CD에 담았습니다. 원래 그는 이를 원치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현재의 김민기 씨가 보기에 자신의 과거 노래들은 지나치게 자신의 내면을 노출하고 있고 또 여기에는 과거 구속되고 고문되었던 경험들이 결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문: 당신은 처음에는 "1호선"이 전형적인 베를린식 뮤지컬이라고 생각했지요. 아니, 서베를린 지역을 담은 독특한 작품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렇지만 곧 지하철이 있는 모든 도시에 이 작품이 적용될 수도 있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답: 네, 특이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인물들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번안 작품에도 원작의 빌머스도르프 과부가 있지요. 이 인물은 많은 한국인들에게 독재 하에서 부자가 된 사람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서울의 지하철 1호선 노선은 매매춘 지역에서 끝나고, 베를린 지하철처럼 낡고 덜그덕거립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이 작품이 "붉은 노선(Linea Rocha)"라고 불리고, 홍콩에서는 바다 밑으로 지나가는 "섬 노선(Island Line)"이라고 불립니다. 또한 캘거타에서는 Chord Line이라고 불리는데 이 노선은 교외 지역으로 이어집니다. 뭐랄까, 이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이 작품을 가지고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 일본으로 해외 공연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인도에서도 독일보다 더 많이 그립스 극단 작품이 공연되고 있습니다. 저는 "막스와 밀리"가 인도의 네 가지 언어로 공연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1996년 열린 봄베이의 한 연극제에서는 인도에서의 그립스 극단 10주년을 축하했는데, 여기에는 캘거타, 델리 등에서 (그립스 극단 작품을) 출품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들은 비교적 번안하기 쉬운 아동극들이었지요. 청소년극만 해도 번안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1호선"은 예외인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이 점에 대해 놀라와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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