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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독일의 화장지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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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3-25 10:10 조회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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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독일에서 마트를 가보면 화장지 선반이 텅 비어있는 날이 있다. 이러다 혹시 나만 못 구하면 어쩌나 싶어 불안해지기도 한다. 이 두루마리 화장지는 유럽에서 19세기 중반에 발명되었고 급속히 보급되었다. 마트에서 자주 보는 상표 Zewa는 "Zellstofffabrik Waldhof"의 줄임말로, 이 회사는 만하임 Waldhof구에 1884년 설립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스웨덴의 Essity그룹에 속한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화장지 수요는 지난 4주일 간 700%가 늘었다. 수요를 맞추기 위해 Essity 는 공장을 일주일에 7일, 24시간 가동한다고 한다. 그러나 수송과 마트의 보관창고는 예상할 수 없었던 이런 현상을 감당 못해 마트의 선반이 종종 비어있다는 것이다. (보도)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심리학자 디르크 바우마이어 (Dirk Baumeier) 는 화장지 구입이 "절대로 잘못된 투자가 아니라는 믿음"에서 나온다고 티브이 인터뷰에서 말한다. "화장지는 사재기 하기에 이상적인 물건이다. 싸고, 오랫동안 몇 년씩이라도 보관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조금씩 사용할 수 있다. 절대 쓸데없이 돈을 낭비하지 않는다." 라는 심리라는 것이다. 


캐나다 브리티쉬 콜럼비아 대학의 (Universität British Columbia in Kanada)의 심리학 교수 스티븐 태일러 (Steven Taylor) 는 화장지 사재기가 "안심할 수 있다는 심리의 상징 (Symbol der Sicherheit)"이라고 한다. "사람이란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욕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를 했다는 느낌을 갖기 위해 화장지를 사 모은다"고 말한다. (보도)

 

 

왜 화장지 햄스터가 되는지 일반인들의 경험담, 보도들을 종합해 보면 대충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 있다. 


- 무엇보다 화장지는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가 없는 물건이다. 화장지가 없으면 정말 곤란하다.


- 부모들은 출근도 안 하고 아이들은 학교도 안 가고 집에 있어 화장지 수요가 늘었다. 거기다 가능하면 장보기 횟수를 줄이려고 하다 보니 한 번에 사는 양이 크게 늘었다.


- 이 화장지는 몇 년씩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저렴하고, 가벼워서 운반하기도 편하기 때문에 사둬서 손해 볼 건 없다


- 한국처럼 온라인 구매에 익숙하지 않다. 독일은 아직 인터넷이 안 되는 지역들도 있다. 


-국경이 봉쇄되었다는 보도가 연일 들린다. 혹시 외국에서 원자재 공급이 끊어지거나 미뤄져, 혹은 생산공장에서 직원들이 일을 할 수 없어서 생산이 중단될지도 모른다.


- 자가격리를 해야 할 지 모른다. 그렇게되면 장 보러 갈 수 없을지도 모르고, 집에 화장지가 없어도 공공 화장실을 사용할 수도 없다. 


- 모두들 사니까 나도 일단 사놓고 보자는 심리도 있다. 


- 마트에 가면 선반이 자주 비어 있다. 혹시 나만 못 구하면 어쩌나 불안해져서 화장지가 쌓여있는 게 보이면 집어 들게 된다. 등등  



(사족): 요새 가끔 오래전 한국에서 한 할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기억 난다. "그거 휴지 없으면 신문지 죽 찢어서 쓰면 돼. 근데 요새 양변기는 거기다 못 버려. 옛날 변소는 밑에 던지면 끝인데". 물론 요새도 신문지 쓴다고 죽지야 않겠지만 그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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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번하드님의 댓글

번하드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한국처럼 온라인 구매에 익숙하지 않다.
건강 이유로 집에 있어야 하는 친구가 오래전부터 레베에서 온라인 주문하고 있는데요.
평소에 다음날까지 물건을 받을 수 있지만 지난 주 주문해 보니 최소 2주일 걸린다고 나왔어요.


나만님의 댓글

나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화장지가 정말 이 세상에 진짜진짜 없다면 생각하면 좀 끔찍하기도 귀찮기도 하지만 수건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자기네들 중세시대땐 다들 수건으로 닦지 않았을까요? 어차피 전기도 물도 들어올테니 나중에 90도로 빨면 그만이고.... 대충 수건으로 닦은 다음에 바로 샤워하면 될텐데... 왜케 달리 생각을 못 하죠?? 귀찮아서?? 전 아무리 생각해도 화장지 사재기는 이해가 안 갑니다.

  • 추천 1

청맑은날님의 댓글

청맑은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휴지품귀현상 ㅋㅋ 이해는 안가는데, 이러다보면 휴지물가가 점점 오를것이니, 더 사놓아야하나 생각하게 됩니다.


williwiberg님의 댓글

williwiberg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그래서 요즘 죠크가 "독일에는 확실히 Arschlöcher가 많다" 라고 합니다. ㅎㅎㅎ

지난주 매번 슈퍼에 갈때마다 화장지가 없어서 못사는 바람에 1주일을 냅킨과 템포휴지로 버텼네요.
나 참 별꼴을 다 봐요 진짜. 이 시기에 걱정되는게 고작 똥꼬 닦는일인가요?
마스크 쓰고 다니는 나를 바라보는 표정이... 글쎄 힐난하는듯, 야유하는듯. 마스크는 별 도움 안된다, 라고 사람들에게 가르치는거 같은데, 아무리 1,5미터라지만 거리가 있어서 더욱 크게 말하게 되고 그럼 더욱 침튀기게 되는데 그건 안심이 되는 일인가?

우리 이웃 말하길,  코로나 테스트 하고자 전화하면 연결도 안되고 사람 지치게 기다려야 하고, 드디어 기적처럼 누가 전화받아주어 연결되서 이름 기록해두면 전화로 연락하겠다 하고, 그들이 불러줄 때까지 또 1-2주를 기다리고, 그러다 드디어 테스트를 하면  또 결과 나올 때까지 며칠을 기다리고.
그 오랜기간동안 그 사람은 보통때처럼 근무를 가고 다른 사람 신나게 바이러스 옮기고 다니겠지요. 드디어 그가 코로나 확진자로 판정되면 아마 이미 회복된지 오래일거 같네요.  답답하고 한심합니다..
독일, 망하려고 작심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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