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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강의 갈매기 10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겨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1,978회 작성일 13-02-01 17:58

본문

고위직 정치인의 아들이라는 신분의 덕으로, 중구는 공관과 상사들이 연결해 주는 안내 겸 통역의 일거리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출장을 오는 상사 직원들은 목적했던 일이 성사되면, 두툼한 사례금까지 따로 주는 일도 종종 있어서, 중구를 한국으로 불러들이려던 어머니의 송금 중단 압력은 아무 효력이 없었다.

아영 아가씨! 내가 돌아왔소!“
어서 오셔요, 낭군! 기다리고 있었어요.“
천삼백 년의 시공을 넘나드는, 동화같이 아기자기한 신접살림으로 가을과 겨울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이듬해 사월에 순영은 첫아이를 순산했다. 딸이었다. 어떻게 보면 중구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순영의 얼굴 윤곽을 그대로 닮은 것 같기도 해서 서로 자기를 닮았다고 다투다가 중구가 물었다.
이름을 지어야지, 뭐라고 할까? 앵두나무가 낳은 첫딸이니까 ‘앵두’라고 할까?“
순영의 꿈 이야기를 내내 염두에 두고 있었는지 중구가 앵두나무 이야기를 했다.
싫어! 그런 슬픈 사연을 지닌 이름은 짓는 게 아니야!“
순영은 도리질을 하면서 문득 한 여인의 청순한 자태를 떠올렸다. 여고 시절 큰 감명을 받으며 읽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소설 <의사 지바고>에 나오는 ‘라라’였다. 어두운 바다의 등대불빛 같은 여인! 절망과 실의에 빠진 지바고에게 위안과 희망을 준 여인! 순영은 갓 태어난 딸이 그런 여인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 강하게 샘솟았다.
“’라라’가 어때? 내가 감명 깊게 읽은 소설 <의사 지바고>에서 지바고의 연인으로 나오는 여주인공 이름이야. 독일어로도 쉽게 쓸 수 있고, 또 당신이 그리려다가 그리지 못한 갈매기를 상징하는 이름이기도 해.“
“‘라라’가 그런 뜻을 지니고 있어? 그런데 내가 그리려던 갈매기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린 슬픈 갈매기인데~“
우리가 슬픔을 모르는 행복한 갈매기로 키우면 되잖아! 소설에서도 ‘라라’는 거친 바다 물결 위로 힘차게 날아오르는 갈매기처럼 암울한 세월 가운데에서도 주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면서 밝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여인으로 그려져 있어.“
윤라라! 좋아 그렇게 하자. 부르는 느낌이 밝고 활기가 있어서 좋아.“
순영은 출산휴가를 받아,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라라를 들여다보는 재미로 세월이 흘러가는 걸 잊었다. 라라가 예쁜 짓을 할 때면, 참 신기하기도 하다! 어디에서 이런 예쁜 아기가 왔을까? 우리 엄마도 나를 낳고 이렇게 나처럼 예뻐했을까? 했고, 라라가 아프라기도 하면, 잠시도 곁을 떠나지 못하고 애를 태우면서, 우리 엄마도 나를 키우면서 이렇게 애를 태웠겠지 하고 새삼스럽게 엄마의 심경을 헤아려 보기도 했다.

가을에 접어들어서, 한국에서 출장 나온 공직자들의 안내와 통역 일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아침 일찍 대사관이 있는 본으로 간 중구가 점심 때가 좀 안 되어 집으로 전화했다.
여보! 나 지금 아버님 모시고 집으로 가는 중이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아버님이라니? 갑자기 무슨 소리야?“
순영이 당황해서 물었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며, 중구는 더는 물어볼 틈도 주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순영은 아침 결에 청소한 집안을 다시 한 번 둘러보고 나서, 점심 준비를 하면서 내내 허둥댔다. 저희끼리 만나서 결혼식도 하지 않고 살림하고 있는 아들 내외를 처음으로 찾아오는 시아버님이 무슨 불호령을 내릴까 하는 두려운 마음 한 편으로는 귀여운 손녀딸을 보면 마음이 누그러들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이 생기기도 했다. 순영은 시아버님을 처음 뵙는 예를 갖추기 위해, 라라를 낳았다는 연락을 받고 어머니가 새로 지어 보내온 새색시가 입는 한복을 꺼내어 차려입었다.

                                         <11회로 이어집니다>

댓글목록

초롱님의 댓글

초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점점 재밌어지네요. 아버지가 뭐라실까? 설마 아들 못 낳았다고 모라모라 그러시는 건 아니겠쥐요, 한겨레니임????

한겨레님의 댓글의 댓글

한겨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버지가 뭐라고하실까요 ? 알아맞추시는 분에게 김원일 소설가의 장편소설 <마당 깊은 집>을 상품으로 보내드립니다.

ImNebel님의 댓글

ImNebe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고, 뭐 공짜로 받을 기회가 있다길래 모든 것 중단 하고 빨리 들어왔습니다.
혹시 그간 뭐가 타서 이 책보다 더 손해가 날 망정 , 제 생각에는 기뻐 했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장모는 사위 사랑 시아버지는 며느리 사랑 같애서,
저도 아마 제 시아버지 입장으로 봤을때, 아무리 제가 안 예쁘게 해도 지금까지 혼나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자기 자식도  그렇게 제가 부려 먹는데도 말입니다.
시어머니 같으면 눈치 주겠지만서리...

아까 우연히 시어머니 한테 전화가 왔었는데 ,뭐하냐고 묻길래 인터넷에 시어머니가 눈치줄 것 같다는 얘기를 쓴다니까, 막 항의 하셨습니다.
자기가 언제 그랬냐고, 좋은 말만 쓰랍니다.

triumph님의 댓글

triumph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휴~~외출해서 일등못할줄 알았거든요.
아버지가 한국으로 나자자고 하실까요? 그런데 읽을수록 단숨에 읽어서이가 왜그리 짧게 느껴 질까요?

초롱님, 죄송해유~~~ 
안갯속님,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니까 예뻐해 주실랑가요?
한겨레님, 재미있는 글 오래오래 써주세요. 전 완전 베리 fan 이 되어버렸습니다.

ImNebel님의 댓글의 댓글

ImNebe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triumph 님, 전 아직까지 시아버지가 며느리 혼내는 걸 보지 못했는데, 님 께도 아직 시아버지가 살아 계신지요?

triumph님의 댓글

triumph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갯속님, 전 유감스럽게 시아버지의 사랑을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남편을 만났을 때 이미 가족관계가 벌어진 사이였고 얼마 안 있어 세상을 떠나셨거든요.

전 이다음에 며느리를 딸로 맞고 싶습니다. 듬뿍 사랑도 주고 싶고요. 그런데 아들이 영 결혼할 생각이 없는가봅니다.

ImNebel님의 댓글

ImNebe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님의 아들 몇살인데요?
혹시 누가 압니까?
가만히 보니 이베리에 처녀분 들도 많은 것 같은데...
전 아직 중매에 대해 미련을 못 버린 까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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