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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강의 갈매기 8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겨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5건 조회 1,935회 작성일 13-01-30 18:07

본문

 
근무를 마치고 나오니 기숙사 앞길 가에 차를 세워놓고 중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저 머스마 불붙었는갑다. 어서 가 봐라! 오늘 밤은 문 안 열어준대이, 알았나 ?“
정애가 야릇한 웃음을 지으며 재촉했다.

우렁각시 덕분에 집안에 생기가 돌아요. 그래서 결혼들을 하는 가 봐요.“
우렁각시가 다녀갔어요?“
그랬더라구요. 청소하고 빨래하고 밥상까지 차려놓고, 창문으로 나갔는지 창문마다 활짝 열어놓고 갔더라구요.“
순영은 아차 했다. 출근 시간에 쫓기다 보니 창문 닫는 것을 깜빡 잊었던 것이다.
창문 닫는 걸 깜빡했네! 그래서 아무 일 없었어요?“
아무 일 없으니까 오므라이스 만들어 놓고 이렇게 우렁각시 모시러 왔지요.“

방에 들어서자마자 중구는 순영에게 키스부터 퍼부었다. 어젯밤에 다 꺼지지 않고 남아 있던 정염의 불씨가 금방 불이 붙어 타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남자를 밝히는 요부인가?“
정신이 아득한 가운데에서도 순영은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지만, 몸은 생각과는 달리 활활 타오르며 중구의 품속을 파고들었다. 온 세상을 다 태워버릴 듯 타오르는 불길에 휩싸여 두 사람은 숨이 끊어지는 듯 자지러들었다. 한바탕 폭풍우가 지나가고 아직도 뭉게구름 속에서 헤매며 둘이 마주 앉아 오므라이스를 먹고 있는데, 중구가 결심한 듯 진지한 어조로 말을 꺼냈다.
우리 결혼합시다! 매일 밤 순영씨 기숙사로 돌아가는 것도 싫고, 순영씨도 날마다 바쁘게 왔다갔다하는 거 힘들잖아요. 내가 다른 큰 집 얻을 테니까, 우리 그만 합칩시다!“
결혼이요? 부모님 허락도 없이 우리끼리?“
우리가 뭐 미성년자인가 부모님 승낙을 받게.“
그래도 난 양가 부모님 축복받으면서 결혼하고 싶어.“
그렇긴 하지만, 허락 안 하시면 어찌하려구?“
허락하실 때까지 기다리는 거지 뭐. 천 년도 넘게 기다렸는데~~“
지난밤의 꿈이 마음속에 남아있었는지 무심결에 천 년도 넘게 기다렸다는 말이 순영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천 년이라니?“
의아해서 마주 보는 중구에게 순영은 어젯밤 꿈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럼 뭐야? 순영씨는 천삼백 년 전 신라의 그 아영아가씨고, 나는 한마루랑이란 말이야?“
그런 거 같아! 우리가 의식은 못 하지만, 천삼백 년 전에 이루지 못한 사랑이 연분이 되어 우리가 다시 만난 것 같아.“
그래서 우리가 처음부터 그렇게 낯설지 않고 금방 좋아졌나? 하지만 너무 애달픈 사랑이다! 아무려면 그런 일이~~.“
사람이 죽으면 그냥 영영 사라지는 게 아니야. 삼생을 윤회하면서 인연 따라 다시 만난다는 걸 나는 믿어. 그래서 사람들이 힘들고 고생스러울 때,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하는 탄식을 저도 모르게 하는 것 아니겠어?“
그런가? 그럼 우리는 전생에 맺어지지 못해서 다시 만났으니 이번에는 맺어지는 건가?“
벌써 맺어졌잖아! 꼭 결혼이라는 형식을 갖춰야 맺어지는 건가?“
그렇구나! 우린 이미 한 몸으로 맺어졌지! 그런데 뭘 망설여? 그만 합치자 우리.“
중구가 서둘러 얻은 새집으로 순영은 짐을 옮기고 살림을 합쳤다. 천삼백 년 전의 아영이 기다림에 애태우다가 재가 되어 스러진 꿈이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아서, 이번에는 중구를 꼭 붙잡고 어디로든지 보내지 않겠다는 마음속 다짐이 부모의 허락이니 무어니 하는 것들을 돌아보지 못하게 했다.
 

댓글목록

초롱님의 댓글

초롱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등! 개근상에 우등상까지 받아야지.
일단 올리고 보자.
흠~~천년을 기다려서 저렇게 일사천리로 나가는 거구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해요.
심술쟁이^^ 작가가 분명히 함정을 만들어놓았을 터인디...

초롱님의 댓글

초롱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쎄 말여요. 궁금해 죽겠어요.
그나저나 하마터면 트리움프 님에게 일등 빼앗길 뻔했네.
로그인하는 손이 막 떨려서 오타가 났어요.
트리움프님은 용의주도하게 미리 로그인해 놓고 기다리실까봐. 해해.
오늘도 멋있는 저녁 해드실 건가요?

한겨레님의 댓글의 댓글

한겨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설의 첫머리에서 라인강 강물 위를 이리저리 날고 있는 갈매기 한 마리의 모습으로 이미 결말을 암시했는데, 궁금하다니요 ?

triumph님의 댓글

triumph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초롱님, 제가 로그인 했을 땐 없었는데 찍고 나니까 들어와 계시던데요.
일등 날마다 드릴게요 빨리만 오세요.ㅎㅎㅎ
이젠 지하실에 내려가 좀 걸어야겠어요. 저녁은 요쿠르트 나투어에 사과 한개 (어제 밥 도둑 때문에 운동도 못했거든요). 초롱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ImNebel님의 댓글

ImNebe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 이거이 너무 서러운데, 나 보고 싶다는 사람이 한명도 없어서리,
어쩜 의리없이 동료를 생각 안하고 자기 일등이나 우등상 탈 생각만 할까, 더욱이 트리움프님은 안개속 의견도 안 들어 보시고 혼자 결정으로 초롱님만 언제든 일등 하시라고 권유만 하시고, 아휴 서러워라.
너무들 이기적이세욧!


나도 우렁각시 하나만 있었으면 을매나 좋을까...


그나저나 한겨레님, 님은 구식 아니셨나요?
언젠가 저더러 담배 안피고 술 안마시고 등등 그게 옳다고 하시더니 전 구식이라 순결은 혼인 후에 받치는 걸로 알고 있었는뎅, 미리 속도 들이 너무 빠르신 것 같애서리...

한겨레님의 댓글의 댓글

한겨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천삼백 년을 애타게 기다려 온 사랑인데 속도가 빠르다니요 ?  순영과 중구의 사랑은 "남녀 칠세 부동석 운운"하던 조선시대의 사랑이 아니라, 자유연애와 두 세번 재혼하는 것이 흉이 안되었던 신라시대의 사랑이랍니다. 그러니 아주 구식이지요.
님의 우렁각시 바로 옆에 계실터인데----

ImNebel님의 댓글의 댓글

ImNebe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겨레님, 아시나요?
베리에 가끔 보니까 몇몇이 아마도 님 포함, 이조시대를 욕만 실컨하는데, 나쁜것만 있던게 아닌 것 같았는데, 세종대왕이 이렇게 님같은 후손에게 이렇게 소설 쓰실수 있게 한글 만드는데도  협조 하셨잖아요.
그리고 그게 그렇더라구요, 내가 내자식 욕하는 것 은 괜찮은데 남이 내자식 욕하는게 별로 즐겁지 않듯이 저도 사실은 아버님 선조 죽 올라가면 이성계님이 할아버지거든요?
그래서 누가 계속 이조시대 욕만 하면 별로 기쁘지 않아요.
좋았던 것도 섞어서 말하면 좀 이해가 가는데 계속 욕만 하면 안 좋아요.
누구나 항상 잘못만 하지는 않잖아요. 그쵸?
그런데 계속 나쁜 소리만 들리는 것 같아요, 아직 좋은 소리 하는 사람을 이곳에서 못들은 것 같은데, 분명 그사람들은 전주 이씨 아닐 것같아요.

한겨레님의 댓글의 댓글

한겨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ImNebel 님, 베리에 올린 제 글을 잘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조선왕조 또는 조선시대를 욕하거나 비난한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저는 역사를 인간의 의지로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는 사람이어서, 전체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고, 그 흐름을 역행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 오류를 지적하고 비판할 따름이지 욕은 하지 않습니다. 또한 태조 이성계의 유혈혁명에 적극 참여한 삼봉 정도전을 흠모하는 사람이니 조선왕조의 창업은 필연이었다고 평가합니다.

ImNebel님의 댓글의 댓글

ImNebe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쿠! 오늘은 어째 님이 이렇게 빨리 들어오셨습니까요.
혼자 한풀이좀 할랬더니만,

아휴 겁나라, 전 싸울 줄 몰르니까,
빨리 도망가야쥐~~~~~

초롱님의 댓글의 댓글

초롱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모낫, 우리 안갯속님 또 삐지셨어요? 동메달 타셨잖아요? 일등은 뭐 트리움프님 허락 받고 하나요? 아무나 일등으로 들어오면 일등이죠. 내일 저녁 여섯시쯤 베를린리포트 로그인 하시고 화면만 뚫어지게 들여다 보세요. 어쩜 성공하실 거에요. 작가가 시간을 변덕으로 올리는 건 제가 책임지지 못합니다. 그건 한겨레님께 항의하시공.

ImNebel님의 댓글

ImNebe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니 초롱님, 지금 우리 민주주의 사회거들랑요?
어찌하야 님께서는 독재주의를 주장하시는지요?
그리고 사람은 서로 양보 할줄 알아야 한다고 저의부모님이 항상 외쳐대셔서 전 지금까지 제 Ellenbogen 한번 benutzen 못한 사람이거늘 친절하게시리 님은 저에게 지금 그런걸 가르쳐 주시는군용.
그리고 전 일등하고 싶다는게 아니고( 하도 해봐서), 하하하
트림움프님이 님 덩달아 독재주의 식으로 혼자 결정하신데에 대해 지금 따지고 있는거걸랑요?
그리고 화면을 뚫어지게 하면 어떻게해요, 전 이 컴퓨터 벌써 구멍나면 안되거든요?
돈 없다고요, 오히려 구멍나지 말라고 계속 빌고 또 빌어야 하거들랑요?

ImNebel님의 댓글의 댓글

ImNebe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triumph 님, 이게 모두 님 때문인 것 아실랑가 모르것어용.
님이 혼자  그냥 결정 햐 뿌려셔서리 랑걸용.


초롱님, 병을 드렸으니 이제 약 드려야징, 한국친척들이 님 글 아주 재밌게 쓰신다고 아주 칭찬했쓰용. 님도 아주 좋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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