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포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Home > 생활문답 목록

생활 독일의 각종 집안일들

페이지 정보

부로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0-20 08:55 조회2,138 답변완료

본문

안녕하세요,
독일 살이가 거의 3년에 가까워지는 근래 고민이 하나 생겼습니다. 집안일을 좀 잘 하고 싶은데 특별한 방법이 없을까? 여기서 말하는 집안일이라는 건 설거지나 청소 같은게 아니라 하우스마이스터에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

독일에서는 한국에 비해 스스로 집안 설비를 설치 유지 보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인건비도 비싸고(비싼 데 비해 서비스의 질도 보증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는 이 조그만 도시에도 커다란 공구백화점이 4~5군데나 있는 거겠지요. 이 집에 처음 왔을때도 전등 하나 안 달려 있는 것에 놀랐지만 근래 집 이런 저런 시설들이 고장이 나기 시작했는데 정말 뭐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발만 동동 구르다가 독일인 친구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해결했습니다.

그 친구는 무슨 하우스 마이스터도 아니고 관련해서 공부를 한 적도 없는 그냥 평범한 독일 직장인 1일 뿐인데, 왠만한 집안일을 혼자 뚝딱뚝딱 잘도 해냅니다. 그래서 너 이거 어디서 배운거냐 물어보니까 뭘 그런 걸 물어보냐면서 그냥 다 내가 스스로 해보고 알아온 것들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더군요. '작은 일 하나'도 스스로 못하는 제가 제가 그날 좀 창피했고, 아니 부잣집 아들도 아닌데 어떻게 이리 도련님 혹은 샌님처럼 내가 자라왔나 싶었습니다. 모든 독일인이 만능 수리공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부분 '사소한 일'들은 너무 당연하게 직접 하더군요. 심지어 자동차 수리도 하는데.. 학교에서 정말 그런 걸 배우는 것 같지는 않은데요.

돌이켜 보니 한국에서는 집들이 독일 처럼 오래되지도 않았고 설비가 완벽하게 된 경우도 많고 인건비도 저렴해서(관리사무소에 전화 한 통, 혹은 회사 A/S 센터, 단지 상가 아저씨) 굳이 손을 쓸 필요(아니, 오히려 손을 써볼까 하면 어머니한테 괜히 망쳐서 돈들게 하지 말라고 등짝을 맞았죠)가 없었고 이런 부분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살아왔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오니 정말 막막하기만 합니다. 언어도 다르고.. 공구상가에 가면 수십 수백종의 비슷한 부품들 중에 뭘 선택해야 하는지 등등 밑그림이 그려지질 않네요. 기껏해야 전등이나 갈아봤던 제가 여기서는 아예 전선에다가 전구를 접촉해야 하고 수도도 온수가 안나와서 기계를 사서 연결해야 하는데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하우스 마이스터 과정이라던가.. 실패를 통해 배우면 된다지만 이게 저의 집도 아니고 괜히 망치면 정말 큰 돈 물까봐 두렵습니다. 그것도 그거지만 정말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요. 좀 막연한 이야기지만, 독일만 그런 것도 아니고 미국에서 사는 분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걸 봤는데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추천 1
베를린리포트
목록

댓글목록

맘니우님의 댓글

맘니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채택된 답변

장말 공감하는 글입니다.독일 인건비 어마어마 합니다.
한국 손재주 좋으신 분 전자 공구상 차려서 수리 다니시면 돈 많이 벌수 있으실듯합니다.

하지만 한국인으로써 독일 사람들에게 추대를 받는 받는 부분도 있습니다.요리!!!
한국은 음식 문화가 발달되서..기본적인 하찮은 요리는 한국인들 대충 하시잖아요..
저 계란 말이를 했더니..요리잘한다고..칭찬받고..그 칭찬에 힘입어.
유트브 보고 양념통닭을 했더니..특극 요리사란 추대를 받았습니다.ㅋㅋㅋ

인건비가 너무 비싸서..아빠가 수리할때 옆에서 잡아달라는것 잡아주고,보고,공구 가지고 오라는것 건내주고.
도와주고를 어렸을때 하다보니..독일인의 몸에 밴것 같이여


리자몽님의 댓글

리자몽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저도 같은 고민을 했고 그런 아우스빌둥을 해야하나 생각했습니다. 저는 유튜브 보면서 혼지 할 수 있는 건 하고 안되는 건 친구나 하스우스마이스터의 도움을 받는 방법을 선택 했습니다. 하우스마이스터에겐 담배를 사준다던지 케익을 구워서 주는 걸로 보답을 하구요.

  • 추천 1

페스트룹님의 댓글

페스트룹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얘기에요.
공동 주택에 살때는 윗분의 말씀 같이 한다 하여도 어떻게 고치는지 곁에서 함께 보며 배워야 합니다.
모를 때에는 건축자재상에 가서 물어가면서 배우면 다 할수가 있죠. 그리고 요즘에는 유튜브에서 배우기도 무척 쉽더라구요.
누구나 태어날때 부터 가지고 태어난 것은 아니에요. 물론 소질이 있는 사람 없는 사람도 있지만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실수를 하더라도 자꾸 해보면서 또 필요한 공구를 갖추면 다 할수 있습니다.


물콩이님의 댓글

물콩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저도 100% 같은 생각입니다. 그런 아우스빌둥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거니와, 개인이 처한 환경에 따라 필요한 집안일도 달라지는 만큼 유투브 동영상이 가장 좋은 선생님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유투브 검색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생각보다 정말 자세하고 친절한 동영상들이 많아요.


나만님의 댓글

나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진짜 이게 정말 큰 것 같아요. 어려서부터 옆에서 보고 자란 영향. 제가 건축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보통 건축으로 감각이 있는 학생은 부모님이 건축가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런 것처럼 독일에선 어려서부터 그런 건축을 실생활에 자연스럽게 접하다보니 디테일이라던지, 감각이라던지 그게 아주 몸에 배어 있더군요. 이해도도 엄청 빠르고. 그게 좀 많이 부러운 게 사실이에요.


호프만복근님의 댓글

호프만복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저도 스스로 책같은걸 사본적은 없지만
Heimwerker, Heimwerken 같은 단어로 검색해보시면 여러 책도 눈에 띄고 DIY 팁들도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물론 대부분의 이런 책들은 "간단한 작은일"은 전제로 삼고 그걸 어떻게 더 전문적으로 하는지 다루는게 많지만, 찾아보면 아마 정말 기본적인것도 잘 정리해놓은 곳도 있을거예요.


schwarzhase님의 댓글

schwarzhas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타고난 기질의 차이입니다.. 한국인 중에서도 집에서 뚝딱뚝딱 잘하고 차도 웬만한건 혼자서 고쳐서 타고 다니는 부류들 있습니다.


Home > 생활문답 목록

게시물 검색


약관 | 사용규칙 | 계좌
메뉴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