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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대안언론]독일의 한겨레신문 t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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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라니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02-03-06 21:06 조회6,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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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0/03/10  조회수 : 150

◆ 일간지 taz에 무슨 일이

지난 10월 9일 토요일 우연히  일간지 tageszeitung(taz. 베를린 소재)을 펼쳐본 필자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첫 면부터 마지막 면까지 기사들의 제목이 들어갈 부분들이 모두 하얗게 비어 있었다.(아래 사진)  taz의 기사 표제는 핵심을 찌르면서도 기발한 문구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는데... 인쇄 사고! 그러나 이는 사고가 아니었다.



1면의 왼쪽편에는 지난 주 3백명의 신규 정기구독자  확보가 2백 여명밖에 되지 않았으니,신규 구독자들에게는 감사하지만 약속대로 표제를 모두 없애겠다는 사고(社告)가 실려있었다. 이는 그야말로 전무후무하고 기상천외한 정기구독자 확보 캠페인이었다.

▶ 정기 구독자 확보 캠페인

그 뿐 아니라 taz는 만일 정기구독자 확보 목표가 계속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 신문의 30여 해외특파원 중 워싱턴, 파리 등의 해외 특파원 5명을 소환, '베를린 각 지역 특파원'으로 재배치 하겠다고 독자들을 '위협(?)'했다.  

그러나 taz의 애독자들은 간신히 해외 특파원 철수 계획을 무산시킬 수 있었다. 그후 1주일 간 taz의 신규 구독자는 309명으로 간신히 마지노선을 넘었던 것이다.

하지만 taz의 위협은 그치지 않았다. 이 신문은 그 다음주에 다시 3백명이 미달될 경우 토요일 신문에는 일반 기사들 대신에 전 지면을 개그로 채우겠다고 선언했다.

▶ 표제 삭제, 특파원 철수, 토요일판 개그로 채워

그리고 1주일 후인 10.23 마침내 일은 터졌다. 1주간 신규 구독자가 251명밖에 안되는 것이다. taz는 전통적인 빨간색 신문 제호 대신에 귀족의 푸른 피를 상징하는 파란색의 제호를 달고 나와 "토요일 taz, 귀족의 의무"라는 제하에 36면 대부분을 백작, 왕자, 군주들에 대한 아이러티컬한 기사들로 채웠다.(아래 사진은 10.23의 파란색 제호)

독일의 안할트 왕자 프레데릭과의 3면에 걸친 인터뷰가 중심이었는데 여기서 프레데릭은 슈뢰더 총리의 시가 취미와 TV 진행자 나델에 대해 떠들었다.





▶ '정치적 가격'

'독일의 한겨레 신문' taz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 좌파 대안지는 새로운 지면 혁신을 꾀하고 있어 재정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 신문은 지면 혁신을 통해 보다 많은 분석 기사, 논단과 독자 의견 난의 확대, 새로운 레이아웃 등을 이루려 한다.

바샤 미카 taz 편집국장은 지난 3주간 정기구독자가 8백여명 확보되었다면서 이 캠페인의 반향에 대해 만족해 했다. 그녀는 연말까지 독자의 지속적 관심을 얻어내 목표인 4천명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현재 taz의 구독자 수는  6만명인데, 이는 한국의 전국적 일간지들과 비교하면(물론 ABC제도가 정착되어있지 않는 한국의 일간지 부수는 하느님만 아신다) 적은 수이지만, 독일의 유수한 본격 일간지 SZ나 FAZ의 부수도 40만부 선인 독일에서는 그리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꾀하는 taz에는 광고가 거의 없고, 간혹 있어도 전면 광고 따위는 없고 대부분 한쪽 구석에 조그맣게 실려 있다.

taz의 구독가도 재미있다. taz에는 일반 가격(월 47 마르크), 정치적 가격(59 마르크), 할인 가격(35 마르크)가 있는데, '정치적 가격'은 할인 가격을 가능케 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고가를 내달라는 것이고 할인 가격은 가난한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씌여 있다.

▶ WG 신문 taz

taz의 정기구독자에는 젊은 층과 학생이 많은데, 특히 이들이 공동거주하는 WG에서 taz를 구독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taz 정기구독자 수를 늘리려면 WG를 모두 없애야 한다는 우스개가 설득력이 있다.(맨 아래 만화 참조)

그러나 이러한 taz의 캠페인에 대해 재미있어 하는 사람들 못지 않게 불만을 품은 사람들도 없지 않다. 필자와 같은 WG에 사는 taz 팬인 한 독일 학생은 이런 캠페인에 화가 나서 taz를 끊어야겠다고 하니, 이 캠페인의 부작용도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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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생님: 오늘은 시사적인 수학문제 하나 풀어보자. tageszeitung을 읽는 사람은 41만명인데, 팔리기는 6만부밖에 안 팔린다. 과제 "판매부수를 10만부로 올리려면 독자:구독자 비율을 어떻게 바꾸면 될까?

#2. 선생인: 누가 한 번 좋은 의견 내보지.

#3. 학생: WG를 해체하는 수밖에 없죠.)

- 고스라니/ 베를린천사 4호 9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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