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5/13 Access : 131 , Lines : 13  

초창기 독일 복지국가 (사회국가)는 취업 노동자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먼저, 취업하고 있는 도중 권리를 보장하는 정책을  집중적으로 수립하였는데, 최저임금 보장,  노사 공동결정권, 노동시간 제한 등이 대표적 예이다.   그 다음, 노령이나 질병, 산업재해 등으로  취업이 불가능해진 상황에 도움을 주는 정책이 발달했는데,  연금, 의료보험, 산재보험 등이 19세기말에 등장하였다.  

이같은 사회국가 발달은 세가지 특징적 양상을 보인다 (Braun  1998a:32).  먼저, 권리의 제도화이다.  타인의 선심이나 자선,  가족 구성원이 참여하는 생활  보장은 연속성, 안정성을 보장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자녀의 사망이나 부모  자식 간 관계 악화 등 돌발적인  개인 생활사 변화가 노후 생활 보장을 위협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보장에 관한 권리가 법적으로 제도화됨으로써 돌발적인 개인 생활사 변화에 관계없는 안정적인 생활보장이 가능하게 되었다.  두 번째, 서비스의 금전화이다.  물건이나 대인 봉사를 현금 서비스로 대체하게 된 것이다.  물건이나 대인 서비스의 경우, 수혜자 입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택 범위가 제한되지만, 현금 서비스는 원칙상 활용 범위가 무한하다.  따라서  사회정책 발달이 개인 생활사의 다양한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특히 대인 서비스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요즘 들어 개인주의,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가운데 상담이나 보호 등 대인 서비스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세 번째 사회정책 발달  특징은,관료주의 업무 원칙에 의한 서비스  전달 체계 발달이다.  흔히 "관료주의"라 하면 비효율, 무융통성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지만, 서비스 전달 체계가 일정한 틀 내에서 안정된다는 의미에서 관료주의적 원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늘날 사회국가의 기본 형태를 결정한 이같은 발달 양상이 독일 국민 생활 수준 향상에 기여한 바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취업 노동자 중심 사회국가  발전은, 여성이 주로 행하는 가사노동 가치를 인정해주는 문제를 과제로 안고 있다.  취업 노동자 중심 사회국가 체제에서 여성은 스스로 취업하면서 가사노동까지 담당하는 이중부담을 감수하든지, 아니면 취업한 남편이 취득한 사회보장에 관한 권리를 함께 나누는 정도 (예를 들면 미망인 연금이나 가족 의료보험)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임금에서의 성차별, 노인 여성이나 미혼모의 빈곤, 경제적 의존이 지속시키는 여성에 대한 가정 내에서의 폭력 등을 야기한다.  따라서 1970년대 이후 여성운동은 끊임없이 취업 노동자 중심 사회국가 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는데, 이에 따라 가사노동 가치를 사회정책적 차원에서 인정해 주는 제도들이 차츰 도입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세부 제도 발달론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소개하도록 하겠다.

참고문헌)

Braun, Hans (1998a), "Ist der Sozialstaat ein Auslaufmodell?", in: UNIVERSITAS, Januar 1998, Nr.619, S.619-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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