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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위기론: 세계화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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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재훈이름으로 검색 조회 4,652회 작성일 02-03-13 21:10

본문

1999/04/22 Access : 188 , Lines : 29  

비단길을 통한 아시아와 유럽의 교역, 알렉산더 대왕의 아시아 원정, 징기스칸의 유럽 원정, 중상주의 시대 개막 이후 전개된 서구 국가들의 식민지 쟁탈전, 산업혁명 이후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인 19세기, 20세기 초반 무역 거래 규모 등 세계화의 단초는 인류의 이동을 통해 늘 있었다.  그러나, 동서냉전 체제가 무너진 후 교통·통신의 급속한 발달을 기초로 가속화하는 세계화가 보여주는 새로운 양상은 무엇이 있을까?  사회적으로 볼 때, 여론 매체나 여행 등을 통해 직·간접으로 국경을 초월하여 다른 문화·인종·사회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전례없이 많아졌다.  그 결과 한 사회의 가치를 정립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사회적 위험이나 기회가 새로운 양상을 띠면서 나타나고 있다.  정치적으로 볼 때, 공해나 인권문제 등 한 국가 차원에서 해결하기 힘든 사회문제에 대해 인류 공동으로 대처하고자 하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정부단체(NGO) 간 국제협력 증가도 전에는 드물던 현상이다.  문화적 차원에서 홀리우드 영화 산업을 중심으로 하여 소위 미국식 가치가 인류 보편적 가치로 자리 매김을 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세계화는 무엇보다도 경제적 차원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된다고 하겠다.  합병이나 현지 직접 투자 등을 통해 자본이 국적성을 상실하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경제적 집중이 강화되고 있다.  1997년에 전세계적으로 1조 6천억 달러 규모에 해당하는 기업 합병이 있었고, 1998년 1월에서 6월 사이에 이미 1조 3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 합병이 있었다.(Die Welt 1998년 7월 6일 자).  기업 활동에 대한 국가 규제가 완화되고 국가 간 무역 장벽이 허물어졌으며 컴퓨터를 중심으로 한 기술 발달의 결과로 이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독일에서도 세계화는 경제적 세계화로 우선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계화라 하면 무엇보다 먼저 기업들의 해외 직접 투자 내지 진출, 합병과 연결시키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얼마 전에 있었던 다이믈러 벤쯔와 크라이슬러의 합병은 독일인에게 특히 세계화에 대한 인상을 깊게 심어준 역할을 했다 (Die Welt 1998년 7월 6일 자).

이같은 양상이 진정 세계화인가 아니면 국제화(Internationalisierung)인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명백히 있다.  그러나 대중적으로 번지고 있는 세계화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하여 임금노동자의 활동 범위를 축소하는, 이른바 "협박 상태(Erpressungssituation)"가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기업의 해외 진출 내지 이전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한 염려가 바로 그것이다.  화학 산업 등 사양길에 접어든 분야를 중심으로 (taz 1998년 2월 14일 자) 증가하는 실업, 감소하는 실질 임금으로 인하여 다음 세대는 현 세대보다 악화된 생활 수준에 처하게 되리라는 염려가 증가하고 있다 (taz 1998년 3월 5일 자).  빈부 격차 심화가 사회시장경제체제에 입각한 사회적 연대 의식을 허물어가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미국식 경찰국가 체제로 독일 사회가 변화되지 않겠느냐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Heitmeyer 1997).  경제적 의미에서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에만 주력한 결과 사회통합과 민주주의가 희생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요컨대, 세계화로 인하여 사회적 엔트로피가 독일 사회 내에 증가한다고 보겠다.  

이처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져가는 이유를 독일 사회의 다음과 같은 특수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유럽 한가운데 자리한 독일의 지정학적 위치로 인하여 기업들의 해외 이주 내지 진출이 매우 용이하다.  이동 거리가 짧고 임금이 싼 동유럽 시장이나, 세제 혜택·행정 편의 등 비교 우위를 이용하여 독일 기업의 진출을 유도하는 주변 유럽 연합 국가 정책 앞에 독일 노동시장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  기업 해외 진출이 실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지, 아니면 임금 인상 요구 등 노동 투쟁을 약화시키기 위한 사용자 측의 협박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지는 좀 더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은 - 지난 몇 년간 대량실업 상태가 지속되고, 취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 역시 실업에 대한 공포에 끊임없이 시달리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원인을 세계화로 보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Beck 1997:33).  

두 번째는 사회적 정체감에 관련된 특수성이다.  영국처럼 세계화가 과거 대영제국의 영광을 회상케하는 나라와 달리, 독일 민족은 민족 국가적·게르만 문화적 성격을 바탕으로 비교적 단일한 정체감·연대감을 형성했다.  이 연대 의식에 세계화로 인하여 균열이 생기고 있다.  빌 게이츠로 상징되는 미국식 성공 모델에 비하여 독일식 사회 경제 발전 모델이 관료적·규제적·비효율적으로 비난받으며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  빈부 격차 증가와 더불어 가진 자와 못가진 자 사이에 형성되었던 전통적 연대감이 허물어져 가고 이기주의·물질만능주의가 지배적 가치로 자리잡을 위험도가 높아져 가고 있다 (Heitmeyer 1997:10).

정체성 문제와 연결하여, 세 번째로 고려할 수 있는 독일적 특수성으로 동·서독 통일을 들 수 있다.  50년 분단을 배경으로 깊어진 구동·서독 간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차이가 가져온 사회문제를 해결할 충분한 시간을 가지기도 전에 세계화의 물결이 몰려오면서 정체감의 혼돈을 더해 주고 있는 것이다 (Beck 1997:34).  마지막으로 - 독일인의 삶에 거의 종교적 신념으로 체화되었다고 볼 수 있는 사회국가 체제를 (Kaufmann 1983:478) 세계화가 위협하고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이다.  국경을 초월한 자본의 유동성, 국가의 통제를 벗어난 기업 활동이 가져오는 부작용 - 대량 실업, 빈부 격차 증가 - 이 사회보장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인식은 소위 사회국가 체제 방어론과 사회국가 체제 폐지론에서 공유하고 있다.  체제 방어론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사회국가 체제의 발전적 재편을 강조하는 반면, 폐지론에서는 세계화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국가 체제를 요구한다.

세계화가 사회국가의 기본 요소인 사회적 연대감(Solidarit t)과 사회보험 재정을 위협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것과 사회국가 체제 내에 어떤 결함이 있어서 소위 "독일 복지국가 위기론"이 대두하는가는 먼저 별개로 다루어야 한다.  "독일 복지국가 위기론" 논의의 첫 번째 과제는 사회국가 체제 내적 문제와 체제 외적 문제를 구분하는 것이다.  체제 내적 문제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체제 외적 문제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이 의문에 답하면서 차근차근 "독일 복지국가 위기론"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사회보험 재정 적자 누적 현상만 보고 세계화 시대에 사회국가 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단정해 버리는 것은 사회국가 체제 내적·외적 문제를 혼동할 때 쉽게 내릴 수 있는 결론이다.  사회국가 체제가 오히려 사회국가 체제 외적 요소로서 세계화가 야기하는 사회적 부작용을 해결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역할을 한다고 본다면, 세계화를 계기로 사회국가 체제는 더욱 긍정적인 측면에서 개혁 발전할 수 있는 시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해 다음 기회에 논의를 계속하기로 하자.

참고문헌

Beck, Ulrich (1997), Was ist Globalisierung?, Suhrkamp, Frankfurt/M.
Heitmeyer, Wilhelm (1997), "Gesellschaftliche Integration, Anomie und ethnisch-kulturelle
Konflikte," in: Heitmeyer, Wilhelm (Hg.), Was treibt die Gesellschaft
auseinander?, Suhrkamp, Frankfurt/M., S.629-653.
Kaufmann, Franz-Xaber (1983), "Steuerungsprobleme im Wohlfahrtsstaat," in: Matthes, J.
(Hg.), Krise der Arbeitsgesellschaft, Campus Verlag, Frankfurt/M., S.474-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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