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포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커뮤니티 새아리 유학마당 독어마당
커뮤니티
자유투고
생활문답
벼룩시장
구인구직
행사알림
먹거리
비어가든
갤러리
유학마당
유학문답
교육소식
유학전후
유학FAQ
유학일기
독어마당
독어문답
독어강좌
독어유머
독어용례
독어얘기
기타
독일개관
파독50년
독일와인
나지라기
관광화보
현재접속
642명
[독일개관]독일에 관련된 유용한 정보를 이곳에 실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게시판은 독일관련 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한 곳입니다. 그러니 1회용도의 글(구인,질문 등)은 정보의 가치가 없으므로 이곳에 올리시면 안됩니다.

인물 [인물/천사제안]청백리 티어제 하원의장 -말쑥해진 것은 수염뿐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림과 백림이름으로 검색 조회 6,046회 작성일 02-03-15 01:56

본문

◆ 티어제 하원 의장, 월세아파트 거주

독일 정치인 중에서 칼 마르크스 풍의 갈색 수염으로 러시아의 인텔리겐챠처럼 보여지는 사람은?  위상에 걸맞지 않는 소박한 생활로 동료 정치인들의 속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은? 통일 독일에서 동독 출신 정치인 중 가장 성공한 사람은?

thierse1.jpg하원의장 되기 전 덥수룩한 수염의 티어제. 집 부근의 서민 카페에서 ▷

연방대통령에 출마했던 구동독 출신 쉬만스키는 라우 현 대통령에게 패해 독일 정계 서열 1위가 될 기회를 상실했다. 그러므로 위의 물음의 답은 서열 2위 연방하원 의장인 볼프강 티어제이다.

티어제 하원의장의 청빈한 생활은 독일에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티어제는 하원의장이 되면서 호화 하원의장 공관에 입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특권을 고사하고 20년 째 가족과 함께 살아온 초라한 월세 아파트에 머물겠다고 고집했다.

▶  말쑥해 진 것은 수염 뿐

디더호퍼가 7번지 2층에 있는 방 3개짜리 허름한 임대 아파트는 월세 500마르크(약 32만원)이며 집 안에는 수많은 책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이런 좁은 월세 아파트가 독일 하원의장 '관저' 겸 의원 사무실로까지 쓰이고 있다. 집 앞에는 "사민당 볼프강 티어제  의원 사무실"이라는  조그만 현판이 당당하게 걸려있다.

thierse4.jpg전임 하원의장이 베를린 정부 이전을 위해, 450만 마르크(약 30억원)를 들여 부유층이 주로 거주하는 베를린 달렘 지역에 위치한 건물을 단장한 의장 공관은 결국 요하네스 라우 연방대통령의 관저가 됐다. 티어제는 허름한 임대 아파트에 머물기를 굳이 고집하는 이유를 ‘20년째 살고 있는 집과 정든 동네 사람들을 떠나기 싫어서’라고만 짤막하게 설명했으나, 그의 '무언의 시위' 앞에서 그 대신 이 관저에 입주한 라우 대통령 부부가 두발뻗고 자기는 어려울 것 같다.

티어제는 주인이 여러 번 나가 달라고 호소해도 "난 잘못한 게 없다"며 찰거머리처럼(?) 눌러 살고 있다. 이 집은 벽칠도 다 떨어져 나가고 창문도 제대로 닫히지 않을 정도로 낡았다. 독일의 웬만한 집들은 편리한 중앙 조절 난방장치가 설치되어 있으나 그는 이를 설치해 주겠다는 집주인의 말도 집세가 오를 것이라며 거절했다.

▶ 구두쇠인가 청백리인가

이런 태도에 대해 소득이 많은 정치인이 지나치게 구두쇠가 아니냐는 삐딱한 시각도 있다. 사민당의 페터 슈트룩 하원대표가   TV 토크쇼에서 출연해 하원의장으로서 '건달'처럼 보여서는 안될 것이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연방경찰청이 방탄유리를 설치해 주겠다는데도 거절하고, 주요 정치인들이 애용하는 군용 헬기도 사용하지 않으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경호원 수행도 거부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태도에서는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국회 등원하는 '언론플레이'을  보였던 박 모 의원이 그것이 언론에 보도된 다음날 언제 그랬냐는듯 미련 없이 그만두었던 것과는 다른 진심이 느껴진다.

어느 나라 모 전 대통령처럼 서재에 한번도 안 읽는 목민심서를 꽂아두지는 않았지만, 티어제 의장의 이러한 자세는 시민의 대표자인 동시에 보통 사람이고자 하는 정치인의 이상을 실현하려는 하나의 실험은 아닐까?

▶ 동독출신 최초 하원의장

1943년 동독의 브레스라우에서 태어난 티어제 의장은 베를린의 훔볼트 대학에서 문학과 예술을 전공했다. 그는 75년부터 구 동독 문화부에서 일했지만, 공산당 가입을 거부하고 반체제 노래운동가 볼프 비어만을 옹호했다는 이유로 1년 만에 쫓겨났다. 그후 동독 학술원에서 문학사 연구원으로 일하다, 동독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89년 10월초 노이에스포룸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는 90년 1월 사민당에 가입했으며 7-9월간 동독 사민당 당수를 지냈고 90년 3월부터 통일 전날인 10월 2일까지 동독의 인민의회 의원을 역임했다. 통일 이후에는 사민당 부총재를 지냈으며 통일 이후 계속 연방하원 의원직을 수행했던 그는 구동독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98.10.25 이후 연방하원 의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 내적 통일에 투신

thierse2.jpg◁ 하원의장 이 되어 수염을 짧게 깍은 말쑥한 모습

그는 하원의장 수락 연설에서 특히 독일의 내적 통일을 위해 투신하겠다는 각오를 밝히면서 자신이 이 자리에 오르는 것 자체가 이를 위한 상징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독인들 뿐 아니라 서독인들도 통일된 독일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해야 진정한 내적 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빈민가 바로 옆에 고급 주택단지가 공존하고 있는 미국의 대도시를 방문하고 나서, 이러한 사회적 분열의 병폐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던 그가 이제 바로 이러한 현상이 점차 드러나고 있는 새 수도 베를린에서 고급 주택가 아닌 가난한 서민들의 거주지를 자신의 집으로 선택한 데에서, 동서와 빈부의 차이를 넘어 독일의 진정한 내적 통일을 염원하는 고집스러운 의지를 엿볼 수 있다.

▶ 서민적 정치인 전통

의원에 당선되면 제일 먼저 선친 묘지 쪽으로 가는 도로를 포장하고, 명당자리에 호화분묘를 짓는데 혈안이 되어 그린벨트 자연훼손쯤은 아랑곳 않는 어느 나라의 의원들과는 달리, 독일의 초대 아데나워 총리, 경제기적의 아버지 2대 에어하르트 총리, 동방정책의 브란트 총리는 모두 으리으리한 국립묘지나 기념관에 안장된 것이 아니라 고향 서민들의 평범한 공동묘지 한 구석에 잠들어 있다. 모두 여차하면 묘를 찾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치기 일쑤일 정도로 너무나 평범한 묘들이다.

빌리 브란트 묘비에는 총리라는 직함도 없이 오직 '이름 석자'만이 적혀 있다니, 티어제 의장의 '튀는 행동'도 그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만은 아닌, 그 나름의 전통과 저력이 면면히 서려 있는 것 같다.

▶ 천사제안: 김수환 추기경님 차를 함 '티코'로 바꿔 보심이 어떠할지요...^^

- 김림(gosrani@berlinreport.com)/백림(webmaster@berlin1004.com)

추천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독일개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1 인물 로고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0 01-16
10 인물 KNura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5411 11-27
9 인물 자유로니이름으로 검색 7211 03-21
8 인물 자유로니이름으로 검색 7033 03-21
7 인물 자유로니이름으로 검색 6547 03-15
6 인물 고스라니이름으로 검색 6757 03-15
5 인물 고스라니이름으로 검색 8149 03-15
4 인물 고스라니이름으로 검색 7686 03-15
3 인물 나라니이름으로 검색 6086 03-15
2 인물 김림이름으로 검색 5721 03-15
열람중 인물 김림과 백림이름으로 검색 6047 03-15
게시물 검색
이용약관 | 운영진 | 주요게시판사용규칙 | 등업방법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비밀번호분실/재발급 | 입금계좌/통보방법 | 관리자문의
독일 한글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 서로 나누고 돕는 유럽 코리안 온라인 커뮤니티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