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0/05/13 조회수 : 151 , 줄수 : 51  

■ 독일 풍속 캘린더 (제4회 - 3∼4월의 풍속)

◆ 오락가락하는 부활절

현대인의 필수용품 중 빠질 수 없는 것으로 컴퓨터(computer)를 들 수 있는데 이 컴퓨터라는 단어는 '계산한다'라는 뜻의 라틴어 콤푸타레(computare)에서 왔다. 옛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는 부활절을 계산해 내는 일을 콤푸투스(computus)라고 했으며 이 일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승려가 따로 있었다. 그것은 부활절이 성탄절과는 달리 어느 한 날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태양의 운행에 따라 오락가락 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부활절이 이렇게 오락가락 했던 것은 아니다. 초대교회에서는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춘분을 부활절로 삼았다. 하지만 여기에는 이교도적인 요소가 들어 있었다. 게르만 민족은 이때 땅과 봄의 신인 오스타라(Ostara)의 축제를 하고 로마에서는 아티스(Attis)에게, 소아시아의 작은 나라인 프리지아에서는 식물의 여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이런 현상은 비단 부활절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른 기독교 축제도 마찬가지로 각 지방의 이교도 축제와 관련되어 있다. 독일어에서 부활절을 뜻하는 오스턴(Ostern)은 오스트라(Ostra) 신에서 온 것이기도 하다. 이 축제는 달의 모양과 상관없이 언제나 3월 25에 열렸다.

16세기까지도 프랑스에서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이 3월 25일과 27일에 고정되어 있었으며 로마에서는 같은 달 24일과 25일에 기념하였다. 이 축제들은 봄의 시작, 즉 춘분과 관련 깊은 것으로 보인다. 케사르는 3월 25일을 신과 자연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날로 정하였다. 이때 탄생과 재생의 상징으로써 달걀을 주고받는 풍습이 있었다. 이 풍습은 후에 교회에 흡수되어 부활절 풍습으로 남아있다.

유대인들에게 부활절은 복음서의 기록대로 유월절 축제와 관련되어 있었다. "여호와께서 애굽 땅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일러 말씀하시되 이 달을 너희에게 달의 시작 곧 해의 첫 달이 되게 하고…"(출애굽기 12장 1절 이하, 13장 4절 이하) 유월절 축제(Passafest)는 니산(Nissan)월(3월과 4월에 걸쳐있음)의 초승달이 보이기 시작한 후 14일째에 시작되었다. 유월절은 이집트로부터 히브리인들을 하나님이 구출한 사건을 기념하는 축제이다. (『출애굽기』12장 1∼20절,『레위기』26장 10절,『에베소서』2장2절, 『고린도전서』 5장 6∼8절)

그런데 『사도행전』 시대에 유대의 유월절 축제는 시간적으로 유럽의 오스턴 축제와 같이 행해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유월절과 부활절 축제는 교회에서 서로 분리되게 되었다. 이 과정에 교회에서는 많은 논란이 일어 결국 부활절 날짜에 대한 회의를 하기로 결정하였다.

초대 교회의 첫 종교회의가 325년 지금의 터키에 있는 니케아에서 열렸다. 이 회의의 가장 중요한 토의주제는 부활절이었다. 여기서 부활절은 '봄의 첫 만월 후 (즉, 춘분 뒤 첫 보름달이 뜬 뒤에 오는) 첫번째 일요일'로 정해졌다.

디오니시우스 엑시구스는 525년에 532년부터 626년까지 95년간의 부활절 연대표를 다시 작성하였다. 이때 그는 알렉산드리아의 부활절 계산법을 따랐는데 당시 이외에는 어떠한 대안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 계산법에 따르면 어느 날의 달의 모양은 19년 후 바로 그 날의 달의 모양과 똑같다. 그리고 부활절은 일요일이어야 했으므로 율리우스 달력에 따르면 평년에는 하루씩, 그리고 윤년에는 이틀 요일이 늦추어진다. (365÷7〓52와 나머지 1, 윤년에는 나머지가 2) 따라서 4년이 지나면 요일이 5일 늦추어지고 28년이 지나면 7×5〓35일〓5주가 되어서 다시 요일이 일치하게 된다. 달의 모양은 19년을 주기로, 요일은 28년을 주기로 변하므로 19×28〓532년이라는 거대한 주기(annus magnus)가 얻어진다. 이와 같은 단순한 디오니시우스의 계산법으로부터 천문학적인 사실과 점차 커다란 차이가 생기게 된다.

디오니시우스는 봄(춘분)은 3월 21일 0시에 시작된다고 정하였지만 실제로는 3월 19일 아침 8시에서 3월 21일 오후 8시 사이에 시작된다. 또 그는 달이 일정한 원형의 공전궤도를 돈다고 가정하였는데 여기로부터도 약 ±0.7일의 오차가 발생한다. (1980∼2002년의 부활절 : 새창 열어 보기)

여러 가지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유월절은 봄 축제에서 기인했고 거기로부터 부활절의 날짜도 정해졌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부활절이 태양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달의 모양과도 관계가 있으므로 사람들은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그 날을 계산하려 들었고, 지금은 매년 나오는 달력뿐만 아니라 각종 여행안내책자에서도 쉽게 알 수가 있다. 교회의 많은 축일들은 부활절에 따라 정해진다.

▶ 부활절에 따라 움직이는 교회축일

부활절 이틀 전은 성금요일(Karfreitag)이며 60일 후는 성체(聖體)축성일
(Fronnleihnam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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