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풍속 캘린더 (제3회 - 2∼3월의 풍속)

◆ 베를린 수도 이전과 사육제

- 베를린으로 이주한 라인지방사람들, 카니발도 함께 가지고 가

라인지방과 베를린은 600킬로정도 떨어졌다. 이 거리는 신바람 나는 낙천성과 황량한 정치 수도 사이의 거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라인지방 본에 살다가 베를린으로 이주한 한 때의 라인랜더(라인지방사람)들이라고 어찌 라인지방의 카니발을 잊을손가!

베를린으로 강제이주(?)된 라인랜더들은 비록 몸은 베를린에 있어도 카니발을 포기할 수는 없다. 이들은 베를린에서도 과거 라인강변지방에서 놀던 것처럼 한껏 풀어져서 축제를 벌인다. 같이 대거 이주한 라인랜더들이 많은 덕분이다.

Friedel Drautzburg는 본에서 카니발축제의 책임자의 한 사람이었다. 이제 그는 베를린을 책임지게 됐다.

"원래 우리는 그저 조그만 술집에서 우리끼리 조그맣게 축제를 벌일려고 했어요. 근데 망명한 라인랜더 친구들이 어디 가만 있어야 말이죠. 수요가 너무 많이 우리는 큰 홀을 하나 빌리지 않을 수 없게 됐어요."

본 사람인 Ingenieur Olaf(52)는 베를린 출신인 자기 부인 때문에 베를린으로 이주했다. 그는 이제 혼자서 축제를 벌인다.

"마누라는 카니발이 완전 또라이 짓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나는 어릴 때부터 내 몸과 영혼을 다 바쳐 카니발에 참가해 왔답니다. 고향을 떠났다고 어찌 그냥 잊을 수 있겠어요."

재무부가 옮기면서 베를린으로 이주한 쾰른 출신들은 베를린사람들을 보고 놀란다.

"카니발만 되면 모두 다 미친 개처럼 시를 빨빨거리고 쏘다녔잖아요. 직장에도 괴상한 의상으로 차리고 가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죠. 근데 여기서는 도통 사람들이 이를 이해 못한단 말이예요."

그러나 그보다 용기를 낸 사람도 있다. 본출신의 Makler Wolfgang (52)은 용감하게 괴상한 차림으로 변장하고 직장엘 나갔다.

"나는 오늘 카우보이 복장을 하고 전철을 탔답니다. 모두다 나를 돈 사람처럼 힐끔힐끔 쳐다보지 뭡니까."

마지막으로 라인랜더가 아니면서 베를린의 카니발에 참가한 사람들의 소감.

"우스꽝스럽잖아요. 다 큰 성인이 카우보이와 인디안 복장을 하다니요. 그래도 어쩝니까 라인랜드 사람들도 자기식으로 축제를 벌일 권리가 있는 거죠."

- 자유론이  (쾰르너 익스프레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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