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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속 [2~3월풍속]사육제 (Fastnacht-Fasching-Karneval)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정모이름으로 검색 조회 7,760회 작성일 02-03-15 09:21

본문

작성일 : 2000/04/10   조회수 : 248 , 줄수 : 48  

◆ 사육제 (Fastnacht-Fasching-Karneval) - 부활절 6주전

홍세화 선생님의『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를 읽고서 한국-프랑스-독일을 어떻게 한 마디로 특징지울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홍세화 선생님은 프랑스를 '똘레랑스'의 사회라고 했다. 내가 책을 읽을 당시 한국은 전노 일당의 축재로 신문이 떠들석 했던 때라 필자는 한국을 '커롭션 Korroption' 즉 '부패'의 사회라고 정의하였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독일은? 별 고민 없이 'Ordnung' 즉 규칙과 질서의 사회라고 감히 정의하였다.

그런데 필자의 정의가 여지없이 깨어지는 며칠이 있다. 바로 사육제 기간이다. "아!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놀 수가 있을까? 저러고도 부끄럽지 않을까? 아니 교수님이?" 감탄과 경멸이 섞여 있는 감정은 '난 절대로 이들과 동화될 수 없다'라는 생각으로 곧 결론 지워진다.

▶ 왜 Karneval인가?

사육제 기간의 바보같은 짓거리들이 라인강가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다. 기원전 3천 년 경 이미 고바빌로니아에서도 분장을 하고 평소에는 허용되지 않던 바보 짓을 하며 축제를 했다는 기록이 있다. 라인 강가의 알록달록한 바보짓은 아마도 로마에서 그 기원을 찾아야 할 것이다. 로마인들은 주피터의 아버지이자 농업의 신인 세턴(Saturnus)의 제사는 December에 루퍼스의 제사는 봄에 지냈다. 이 두 제사가 하나로 합쳐진 것인 사육제 즉 카니발이다. 이 추측은 어원을 따져봤을 때 그럴싸하게 보인다.

로마어로 Karneval은 고기 음식을 참는다는 뜻이다. 이 말은 북부 이탈리아의 carne vale 즉 "고기여, 안녕히 가(계)세요!" (Fleisch lebe wohl!)의 뜻을 갖고 있으며 이것은 금식 기간의 시작을 알리는 말이기도 하였다. 어원에 관해서는 carne vale 외에도 중세 라틴어 carnelevare, carnelevale, carze vale가 주장되기도 하는 데 이것 모두 뜻은 "고기여! 안녕히 가(계)세요!"이다.

다른 것으로는 carrus navalis(바퀴달린 배)를 들기도 한다. 이것은 새봄에 다시 항해를 시작하게 된 것을 기념하는 축제 때 다니는 행렬에 사용되는 것이다.

라인강가에서 로마의 전통과 게르만의 문화가 융합되었다. 주로 겨울의 어려움과 무서움이 끝나는 시점에 새로운 희망을 품고 축제를 벌이게 된 것이다. 중세 라인 지방에는 다양한 형태의 축제들이 있었다. 어린이들의 거지 행진, 이웃 축제, 가면 놀이와 수공업자들의 행진 등이 그것이다. 처음에는 사순절 금식 기간 바로 전날 축제를 했다.

▶ 현대의 카니발

카니발은 19세기에 들어서야 오늘날의 모습과 가까워 진다. 현대 카니발의 대표 행사인 카니발행렬(Rosenmontagszug)도 이때 시작되었고, 큰 홀에서 치러지는 쇼 형식의 잔치 그리고 카니발 협회도 이때 생겼다. 1875년 쾰른 축제 위원회(Festordenes Commitee)의 창립은 카니발의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이때부터 카니발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행해졌다.

카니발은 분장과 다양한 행렬, 여자들의 사육제(Weiberfastnacht) 그리고 다양한 파티로 특징 지워진다. 그런데 어떠한 축제도 카니발만큼 지역적인 차이가 있는 것은 없다. 예를 들어 쾰른에서는 카니발 동안에 광대 트리오(Naerrische Dreigestirn)이 통치를 하지만, 본과 뒤셀도르프에서는 카니발 때만 부부를 이루는 왕자와 공주가 통치권을 가진다.

필자가 살고 있는 본의 카니발에는 1873년에 왕자가 한 명 있었다. 이 왕자는 요셉 1세로 불린다. 후에 여자로 분장한 Bonna가 한 명 더 추가되었다. 왕자와 Bonna 전에는 hanswurst와 Laetiria여신이 이 역할을 하였다. 1936년부터는 드디어 여자가 Bonna가 되었는데 그 이유는 나치가 '남자가 여자로 분장한 꼴을 도저히 참고 봐줄 수가 없었기 때문' 이라고 한다.

1825년 본의 건너편 보이엘(Beuel) 지방의 빨래하는 여자들이 카니발 전 목요일 하루 동안 남자들에 의한 규칙을 무시하였다. 이것이 '여자들의 사육제(Weiberfastnacht)의 효시인데 오늘날에도 이 날엔 여자들이 보이엘 시청에 난입하여 잔치를 벌이고 통치를 한다. 여기에는 역사적인 사건이 배경으로 있다. 보이엘 지방의 빨래하는 여자들과 표백하는 여자들이 일이 너무 힘들어 반란을 일으킨 적이 있었던 것이다. 이때 남자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들을 만나 위로하고 진정시킨 적이 있었다.

▶ Karneval 일정

카니발은 언제나 11월 11일 오전 11시 11분에 뮌헨에서 시작된다. 이때 사람들은 광대와 같은 옷을 입고 시청 앞에 나와 맥주 등을 마시며 우스꽝스러운 노래에 맞추어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면서 우스꽝스럽게 논다. 이날의 중요한 행사로는 Prinzenwahl(왕자선출)과 카니발 위원회 회합 그리고 시청 방문을 들 수 있다. 이때부터 각자가 속한 카니발 협회가 주최하는 파티와 쇼에 참석하고 다음 해 봄에 있을 진짜 카니발 잔치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진짜 카니발은 성회(聖灰)수요일 전 목요일 오전 11시 11분에 시작된다.이날이 바로 여자들의 사육제(Weiberfastnacht). (왜 Nacht인가에 대해서는 베를린천사 6호를 참조) 분명 공휴일은 아니지만 라인 강가의 지역은 가게도 오전만 열고 관청도 오전만 열며 심지어 대학교의 실험실도 오후에는 문 닫는다. 오후에 사람들은 각자 바보같이 분장을 하고 술집, 레스토랑, 빵가게 또는 정육점 등에 모여서 춤추면서 논다. 그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놀려니 술집이 부족해서 먹는 것을 파는 곳이라면 가리지 않는 것이다. 시내 중심가의 전통적인 술집 중에는 1시간 마다 손님이 모두 나가야 하는 곳도 있다.

다음 월요일이 '사육제 중의 월요일'이다. 흔히 장미의 월요일(Rosenmontag)이나 광란의 월요일(Rasenmontag)이라고 하는 날이다. 이중 장미의 월요일은 확실히 틀린 말이다. 장미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까. 광란의 월요일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인 것 같다. '광란'이라고 표현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가장 정확한 표현은 '사육제 중의 월요일'이다. 커다란 독영 사전은 여지없이 Rosenmontag을 '사육제 중의 월요일'이라고 번역하고 있다. 이날은 온 가족이 시청 근처로 Rosenmontagszug을 구경 간다. 볼거리와 들을 거리도 있거니와 행렬이 관중들에게 초콜릿이나 사탕 그리고 HaRiBo(여기에 대해서는 독자마당의 '나도무기명' 님의 글을 참조)와 같은 단 것들을 던져주기 때문이다. 필자도 별일이 없으며 딸을 데리고 구경을 가서 단 것을 주어 모은다. 아마 2-3년 동안 먹을 양은 되는 것 같다. 잘 모셔두었다가 여름쯤 되면 모두 버린다. 독일 사람들도 이때 던져대는 것이 아까운 줄은 아는 모양이다. 그래서 인지 걸프 전쟁이 일어났던 이듬해에는 Rosenmontagszug을 하지 않았다.

이틀 후는 성회수요일(Aschermitwoch)로서 그동안 정신없이 논 것에 대한 참회의 뜻으로 이마에 성회를 바르고 기도하는 날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날도 역시 허물없이 계속 노는 날이다. 특징이라면 생선을 먹는다는 것. 이날부터 고난의 사순절이 이어진다. 사십일간 금식과 금욕 그리고 참회를 하면서 부활절을 준비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할 뿐이다. 대부분의 경우에.)

카니발은 언제나 11월 11일 오전 11시 11분이라는 정해진 때에 시작하여 부활절 주일보다 46일 전인 성회수요일에 끝난다. 그런데 부활절은 춘분이 지난 후 첫 번째 보름달이 뜨고 난 다음의 첫 번째 일요일이라서 매년 오락가락 한다. 그래서 사육제는 어느 해는 30일인데 반해 어느 해에는 64일이 되기도 한다. 축제의 기간이 해에 따라서 두 배 이상의 차이가 나기도 하는 것이다. 이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되묻는다면, 축제기간의 엄청난 소비와 교통혼잡 그리고 생산성 저하 등이 왜 문제가 되지 않느냐고 되물을 수 있을 것이다.

▶ 카니발에 대해 학술적으로 더 알아보시려면

Cox, C. L. : Rheinisches Jahrbuch fuer Volkskunde Nr.23, Bonn 1978

Moser, Dietz-Ruediger : Fastnacht-Fasching-Karneval, Koeln 1986

이 정 모  (uzs924@uni-bonn.de)
추천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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