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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맥주여행 - 쾰쉬와 쾰른성당이 도대체 무슨관계고?

페이지 정보

작성자 Jayuroni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조회 3,650회 작성일 02-02-06 17:09

본문

작성일 : 1999/05/19 조회수 : 628 , 줄수 : 28

술한잔 한김에, 독일 맥주의 하나인 쾰쉬(Koelsch)에 대해 그저 들은 풍월로 몇마디 하고자한다.

독일어사전에는 "맥주여행"(Bierreise)라는 말이 있다. 물론 친구들사이에 이 말을 쓸때는 2차고, 3차고 계속 가자는 말이지만, "맥주는 그 맥주양조장의 굴뚝이 보이는 곳"에서 마시는 것이 원칙(?)"일 정도로 맥주가짓수가 많다는 것일 것이다.

또 출산직전의 남자들의 배를 보고도 "Bierbauch"(맥주배, 우리말론 똥배?)라고 한다. 맥주가 "마시는 빵"이라고 불릴 정도로 칼로리가 높기도 하거니와, 음료수를 많이 들이키면 위에 오래 머물지 않고 금방 지나가면서 위모양이 음료수통과에 적합하도록 구형이 되기 때문에 마른사람에게도 똥배가 생길 수 있다고도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술집이 있는 곳도 독일이고, 세계최대의 맥주축제가 열리는 곳도 독일이다. 뮌헨 10월축제때는 약 2주가 조금 넘는 기간중 6-7백만정도가 뮌헨을 방문한다고 한다. 그래서 뮌헨에는 4계절말고도 "맥주의 계절"이 하나 더 있다고 말해질 정도이다.

아뭏든 이런 저런 모양새로 볼 때 독일이 맥주의 나라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독일 쾰른대에서 유학중인 필자는 독일에 와서 소원 한가지를 풀어보겠다는 흑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 원을 이룰 참으로 맥주를 좀 마셨더니 소문이 났는지, 누가 맥주상표를 수집하는 것이 취미인데 내게 쾰쉬(Koelsch, 쾰른지역 맥주종류)의 상표를 좀 모아줄 수 없겠느냐는 부탁이 들어왔다. 쾰쉬상표는 20개인가가 있는데 그걸 다 구색을 갖춰 모으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쾰쉬로 상표화된 것만 그정도고, 실제 종류는 훨씬 더 많다고 한다.

복독일 지역에서 마시는 필스(Pils)는 한국사람에게는 조금 씁쓸한 맛이 나는 남성적인 술이다. 독일맥주의 약 70%가 이 범주에 들기 때문에 맥주의 대명사처럼 사용된다. 그래서 맥주를 달라고 하지 않고 "필스"를 달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보통의 싸구려 맥주집의 얘기이고 조금 규모를 갖춘 레스토랑급은 대개 직접양조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메뉴판을 잘 읽어보고 주문하는 것이 좋다. 또 지방에 따라서는 맥주를 달라고 하면 필스가 아닌 것이 나오는 경우도 많다. 이런 곳에서 다짜고짜 '필스'를 달라고 했다면 눈초리가 그리 곱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관광객들은 그저 'Bier'를 달라고 하는 것이 가장 속편하다. 그러면 알아서 지방토속주든지 그 집의 술이든지 지들 맘대로 알아서 갖다 준다.

쾰른에서 맥주를 달라면 쾰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므로 더 이상 묻지말라. 필스를 제외한 30%의 소수파 맥주중에서 쾰쉬는 약 15%정도인 것으로 기억된다.(참고로 필자는 기억력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러니까 쾰쉬는 필스다음으로 두번째의 위치를 점한다. 필스에 비해 쾰쉬는 빛깔도 더 연하고 맛도 더 부드러운 여성적인 맥주이다. 그래서 한국사람 입맛에 더 맞는다고 한다. 내가 아는 이 한분은 한국에서 전혀 맥주를 마시지 않았다. 도대체 사람들이 왜 맥주를 마시는지 이해를 못했었는데 독일에 와서 쾰쉬를 마셔보고는 쾰쉬애주가가 되었다. 그분은 쾰쉬 중에서도 "Dom-Koelsch"(대주교가 있던 성당을 Dom 혹은 Muenster, Kathedrale라고 한다. 그래서 돔쾰쉬의 상표는 쾰른성당이다.)를 애음했다. 유독 돔쾰쉬는 가마솥의 숭늉처럼 구수한 맛이 난다고 한다. 질보다는 항상 양에 급급해서 맛을 감별할 여유가 없던 필자는 그 후 아는사람들에게 들은 바대로 수다를 떨어서 지구상에 돔쾰쉬 팬수가 증가하는데 일조했다.

그런데 허구많은 맥주중에 무슨 술을 쾰쉬라고 할 것인가. 쾰쉬는 한편으로 쾰른지방의 방언의 의미도 있다. 그렇다면 대충 쾰쉬를 사용하는 지방에서 나오는 맥주를 쾰쉬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사실 쾰른지방사람도 그 이상의 정의는 없었던 것같다. 그러나 점점 각 지역의 술들이 상품화되면서 이름을 두고 분쟁이 일기 시작했고 그래서 보다 분명한 정의를 필요로 하기에 이르렀다.

쾰른 지방의 북쪽으로는 쾰른에 바짝 인접해서 레버쿠젠이 있다. 이 레버쿠젠은 차범근씨가 활약한 팀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곳의 한 양조공장이 퀴퍼스 쾰쉬(Kueppers Koelsch)라는 병맥주를 만들어 팔았던 모양이다. 그러자 쾰른사람들이 아니 그게 어떻게 쾰쉬냐고 따졌고 그래서 싸움이 붙었다. 그래서 도대체 쾰쉬란 무엇인가, 무엇을 쾰쉬라고 할 것인가를 놓고 갖가지 의견이 쏟아졌다. 마침내 그 결론으로 극히 쾰른사람다운 발상이 하나 나왔다. 그 제안은 나오자마자 다른 모든 의견을 일순간에 잠재워버렸다. 조금은 황당하기 들리는 제안이지만 아무도 더이상 여기에 이의를 달지 못했다. 즉 그 결론은 쾰른 돔성당의 첨탑이 보이는 지역에서 나는 술을 쾰쉬라고 하자는 것이다.

쾰른에서는 모든 고층건물들이 약속이나 한듯이 하늘로 치솟아오르다가도 157미터쯤가면 딱 멈춰버린다. 왜냐하면 그것이 쾰른성당의 높이이니까. 누가 언감생심 감히 쾰른성당을 넘본단 말인가. 6백년이 걸려서 가까스로 완공된 기적의 성당! 2차대전때 하늘을 새까맣게 덮은 연합군의 집중공습으로 쾰른전역이 쑥대밭으로 변해버렸는데도 그 폐허의 터위에 홀로 우뚝 솟아 버텼던 기적의 성당! 폭탄의 파편이 튀어 쾰른성당의 한쪽이 손상당하자 혹시라도 넘어질 것을 우려해, 즉 적의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연합군들이 상관의 명령도 없이 부대를 이탈해 긴급보수에 나섰다는 그 성당! 전쟁때 일일이 다 떼서 보관해 전혀 손상을 입지 않은 성당의 영롱한 스테인드글라스들! 누가 감히 이를 넘본단 말인가! 그래도 TV송신탑만큼은 어쩔 수없어 논란끝에 세우기를 허락하면서도 욕은 욕대로 바가지로 먹이지 않았던가.

물론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사족을 덧붙이면, 쾰른도 사람사는 세상인지라 이런 엄숙주의(?)만 있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쾰른성당 지붕을 공사할 때 축구팬들인 인부들이 FC쾰른 축구팀의 문양을 어딘가 새겼다는 믿을만한 이야기가 떠도는데도 웃기만 하는걸보면. 혹은 자동차매연(시커멓게 변색된 쾰른성당의 빛깔은 관광객들이 짐작하듯 오랜 세월의 이끼가 아니라, 순전히 자동차매연때문이다)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약한 화강암돌이 자꾸 마모되어 20년에 한번씩은 돌 조각품들을 갈아줘야 한다는데, 인부들중엔 뭉개진 천사얼굴대신 자기 마누라 얼굴을 새긴 애처가도 있다던가 그렇지 아마...

아뭏든 얘기를 다시 끌어오면, 길길이 뛰던 레버쿠젠의 퀴퍼스 쾰쉬공장도 쾰쉬와 쾰른성당의 연합동맹에는 할말이 없었는지 꼬리를 감추고, 경제논리를 따지는 기업으로서는 힘든 용단을 내려 쾰른과 본 사이의 쾰른남쪽으로 이사를 옴으로써 쾰쉬라는 이름을 떳떳이 사용할 권리를 보장받게 된다.

이상은 필자가 술집에서 풍월에서 풍월로 전해들은 얘기라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알 수가 없으나, 어쨌든 그 입심으로 볼 때 이곳사람들의 맥주와 자기문화재에 대한 사랑만큼은, 즉 전통에 대한 존중의 마음씨만큼은 끝내 믿어줘도 좋을 것 같다.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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