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99/03/14   조회수 : 43

■ 나치의 분서사건 기념일에 박해작가 초청토론회 (FAZ 98.5.12 43면톱)

- 나치정권에 의해 행해진 분서(焚書)사건(1933년 5월 10일) 65주년을 맞아 5.10 베를린에서는 아우구스트-베벨광장 지하에 설치되어 있는 '분서기념관'에서 기념식이 거행되었는데, '베를린 예술 아카데미'는 이날 살만 루시디와 알제리, 이란, 쿠르드 출신의 작가등 세계의 박해받는 작가들을 초청, 이들에 대한 연대를 확인하는 토론회를 개최했음.  

- 이날 토론회는 특히 살만 루시디와 최근 이란을 탈출했던 파라드쉬 사르쿠히등이 참가해 주목을 받았는데, '베를린 예술 아카데미'는 9년전에는 이란측의 위협을 우려, 당시 이란 회교과격파의 살해대상으로 지목되었었던 루시디를 토론회에 초청하지 않았다가 독일의 대표적 현존작가인 귄터 그라스의 아카데미 탈퇴를 야기하는등 항의를 맞기도 했었음. 그러나 아카데미는 금년봄 그라스와 루시디 초청을 공동으로 추진하면서 그라스를 다시 회원으로 영입하는등 화해를 달성했었음.

- 동 토론회에서 루시디는 '베를린 예술 아카데미'가 보안상의 이유에서 자신의 초청을 공개적이 아니라 은밀하게 추진한 것과 관련 "그라스와의 개인적 친분 때문에 아카데미의 초청에 응한 것"이라며, "영국이나 프랑스등이 이란에 대해 공개적 비판자세를 취하면서 효과적으로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반면 독일에서는 이란에 대한 공개적 비판자세가 아쉽다"고 언급. 한편 루시디는 토론회에서 작가에 대한 박해와 관련 "작가의 입을 막으려는 야만적 시도에 항거하는 것 못지 않게 체제비판과 예술을 구분할 수 있는 건전한 검열풍토의 조성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피력했음.

- 한편 일년전 이란정부에 체포되어 고초를 겪다 최근 독일로의 탈출에 성공한 이란의 반체제작가 사르쿠히는 "이란 독재정권이 자신에게 살해명령을 내릴 구실을 주지 않기 위해 탈출 전에 집에 있던 자신과 다른 작가들의 모든 서적을 스스로 불태워야 했었다"고 증언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방세계는 이란과 '비판적 대화채널'은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독일의 대이란정책을 간접적으로 지지하기도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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