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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정치에 이용된 동독 스포츠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3,231회 작성일 01-09-04 10:58

본문

한독 레포트 1999.3

스포츠가 민족주의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구동독에서 스포츠는 이 단계를 넘어 체제유지를 위한 국가정책의 일환으로 이용되었다. 그러나 이제 뒤늦게 대규모 도핑스탠들이 법정에서 판결을 받게 되었다.




현대사회에서 스포츠에 대한 보도에는 강한 민족주의적 색체가 드러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특히 98년도 월드컵대회에서도 나타났듯이 스포츠는 더 이상 정치, 사회와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는 이벤트가 되고 있다.

축구의 경우에는 유별나게 민족의 체면을 내세우고, 승패를 통해 민족의 자존심과 우월성 다루기가 두드러진다. 축구에서 특히 이런 경향이 크다는 데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이 나오고 있지만, 당시 국내 언론의 보도에서는 소름이 끼칠 정도의 과격한 민족주의적 용어가 사용되었다.

우리 선수를 '월드컵 전사'들이니 '태극전사'로 부르는 용어를 들으면 마치 나라의 운명을 구하기 위해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에게 보내는 전투적 격려사를 여상케 한다.

스포츠는 국가권력자에 의해 정치적인 목적, 즉 권력유지의 한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스포츠는 국민들로 하여금 순간적이나마 어려운 삶의 현실을 잊고 스포츠에 도취하게 하는 '마취제'의 역할을 한다. 이태리 작가 에코는 맑스의 '종교는 아편'이라는 말에 맞춰 '이 시대 가장 널리 번진 종교적 미신잍 스포츠는 인류의 마약'이라고 까지 평한 적이 있다.

작은 나라, 특히 경제 소국, 국민의 불만을 해결해 주지 못하는 나라일 수록 스포츠는 국가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주요수단으로 이횽하고 있음이 사실이다. 국내방송의 '태극전사'라는 전투적 구호도 만약 'IMF'가 없었던들 그 상징적 의미는 더 미약했을 것이다.

만약 독일에서 국가대표선수들을 '게르만민족의 전사'라고 한다면 독일에서 생활하는 외국인은 이를 어떤 심정으로 받아들였을까. 우리는 나치즘이라는 역사의 오점을 통해 독일인의 의식이 현재수준으로 개방된 데 대해 다행으로 여기지 않을 수 없겠다.

스포츠는 국가체제 유지를 위한 도구 - 동독의 예

일부 독재국가에서는 스포츠를 국민화합이라기 보다 더욱 적극적인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기도 한다. 그 중에도 스포츠를 국가의 주요정책의 일환으로 표방하며 '스포츠를 통한 체제유지'를 시도한 구동독의 예는 스포츠 오용의 극치를 이뤘다고 볼 수 있다.

인구뿐만이 아니라 경제력에서도 서독에 비해 심한 격차를 보였던 동독은 60년대 말까지 외교무대에서 서독측에 의해 극심한 방해를 받아왔다. 당시 서독은 동독과 외교관계를 맺는 국가에 대해서는 할슈타인 독트린에 의해 서독과 외교관계정립을 거부함으로써 동독정권에 대한 고립화정책을 펴나갔다.

동독정권은 이에 대항하여 스포츠를 이용하여 외교적 고립을 탈출한다는 전략을 펴나갔다. 또한 자국 국민들에 대해서는 스포츠를 통해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고 국민단합을 이룬다는 목적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냉전시 서방측 좌파에서는 시민들의 혁명의식을 마비시킨다면서 국민들에게 스포츠라는 아편을 공급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공산국가들은 이를 역으로 이용한 셈이다. 즉 스포츠의 우월성으로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며 결과적으로 반체제감을 약화시킨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공산국가들 중에서도 동독은 독일인답게 철저하게 이 '스포츠를 이용한 전략"을 추구했다. 이들은 스포츠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올려 놓고 국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신경과민이라 할 정도로 이 정책에 집착해 나갔다.

한 옐 수영에 어느정도 자질을 보인 13세의 소년이 있었는데 그는 국가의 주요인물로 선정되어 친가족이나 친척들로부터 완전 격리된 생활을 해야 했고, 그의 친인척들은 마치 요시찰인물이나 되듯 일상생활에까지 엄한 통제를 받았다. 즉 이들에게는 서독에 있는 친척방문이 허용되지 않았고 서독인과의 개인적인 접촉까지 철저히 통제를 받아온 것이다.

그런데 동독정권이 이렇게까지 스포츠활동을 국가의 일급비밀로 취급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서는 이제 통일이 이뤄진 지금 차츰 그 베일이 벗겨져 가고 있다. 그들은 목적달성을 위해 모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는데 코치들은 수수선수를 양성하기 위해 대대적이며 조직적으로 도핑을 감행했으며 스포츠의학 전문연구소까지 동원하여 광범위한 인간시험장을 운영했다.


20여년간에 걸친 대규모 약물투여

이들은 이미 1975년부터 조직적이며 과학적인 방법으로 약물투여를 시행했다. 군사의학 아카데미라는 연구기관에서는 극비리에 연구과제를 받아 30여편의 학위논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약물투여를 받은 선수는 무려 7천명에 달하며 이에 참여한 코치, 의사, 스포츠협회 임원만도 4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작전이었다.

약물복용의 부작용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미성년자로 약물을 복용했던 선수중 400여명이 현재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는데 호르몬제로 가슴이 나온 역도선수, 남자 목소리로 변성되었거나 털보가 된 여자수영선수들도 있다.

독일통일이 이루어졌을 때 동독이라는 패망국에서 서독에 경제적인 보탬이 된 것으로 세가지를 꼽는다고 한다. 첫째는 극히 낡은 건물이긴 하지만 부동산이 남긴 가치, 둘째는 1천7백만이라는 동독인구에 의한 소비자로서의 시장가치, 셋째까 바로 스포츠인이었다. 동독은 1956년 첫 올림치 참가시 동메달을 딴 것을 기점으로 88올림픽에서는 102개라는 엄청난 메달홍수를 이루었다. 그간 전체 매달 수는 572개.

체제경쟁에서 동독은 단연 승자로 군림했고 외교정책으로서의 스포츠가 성공적인 정책이었음이 드러났다. 통독후 동독 스포츠 코치들의 가치는 전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인기있는 "수출상품"이 되었다. 그들은 유럽뿐만이 아니라 미국, 아프리카, 아시아, 호주 등 각 지역에 진출해 있다.

통독이 되자 동독의 일류급 선수들 중에는 서독지역으로 진영을 바꾸는 선수가 많았다. 서독선수들은 이 월등하게 우수한 경쟁자가 대거 넘어오는 데 대해 못마땅해 했지만 서독의 각 스포츠협회 책임자들에게 이들은 그야말로 하늘에서 굴러 온 복덩이였다.

독일 올림픽 위원장 다우메는 동독스포츠계는 통독으로 얻어낸 혼수감(Heiratsgeschenk)라고 좋아했다. 직업적인 이들 스포츠 정객들에게 과거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들이 희망을 걸며 기대하는 것은 "메달"뿐이었다. 과정은 어쨌든 독일에 떨어지는 메달을 곧 자신들의 업적으로 역사가 평가해 주기만을 이들은 갈구하고 있었다.

독일정치가들 역시 한뱃속이었다. 다우메는 통일 이듬해 콜수상에게 약물오용 등 동독스포츠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대사면을 베풀어 줄 것을 요청했다. 콜수상은 곧 이에 동의하면서 "더 이상 이 문제를 대외적으로 들고 나올 필요성이 없겠다"고 못박아 놓았다. 이로써 도핑스캔들은 내부적으로 조용히 처리되면서 종지부를 찍는 듯했다.


동독 선수들의 폭로

그러나 통일 후 수년이 흐르면서 차츰 도핑내막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일부 동독코치들이 과거사를 불기(singen) 시작한 것이다. 자신과 동료들의 불미스러운 과거사를 대외적으로 폭로한다는 것이 쉬운 결단은 아니며 외부로부터 많은 압력을 받기도 했다.

93년에 최초로 사건을 터뜨린 수영코치는 그 후 세계수영연맹과 독일측으로부터 상당한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과거 동독선수와 동독 코치, 서독측 스포츠협회 간에는 이 어두운 역사의 장을 둘러싸고 상화 불신의 관계가 일기 시작했다.

이들은 각자가 과거사에 대한 이해를 달리하기도 하고 운동선수로서의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얽히는 등 착잡한 관계가 이어졌다. 자신의 건강을 금메달과 바꿔야 했던 희생자로 보는 층 - 이들은 대부분 선수생활에서 은퇴한 부류에 속한다 -, 과거를 잊고 현역선수로 재출발하려는 선수들이 있는가 하면 과거를 뉘우치는 일부 코치들, 자신의 명예를 위해 메달만을 안중에 두고 있는 서독측 스포츠협회 등의 입장이 상반되어 있어 반응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한 학자의 수난상황도 알려졌다. 스포츠 사회학자로 도핑문제를 파헤치는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수는 관련자들의 침묵의 벽에 부닥쳐 있을 뿐만 아니라 연구비조달에까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그는 '자기 집안을 더럽히는 자'(Nestbeschmutzer)라고 손가락질을 받으며 고립되어 있다.

법정에서 고소인으로 나서려는 한 선수의 과거도 알려졌다. 빙상속도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그가 복용한 약이 무슨 약인지도 모르고 단지 이 약을 복용하면 기록을 갱신할 수 있다는 코치의 말만 기억하고 있다. 이때 그의 나이는 15세. 그는 공산당 입당 종용을 받았다. "내가 왜 입당해야 하느냐. 이런 나라에 살고 싶지 않다"고 한 답변이 화근이 되어 2주간 유치장신세를 졌다. 그의 선택은 수년간 옥살이를 하던가 사역부대 군복무 중 약자택일하는 것이었다. 그후 국제사면위원회의 개입으로 서방으로 이주해 현재 그는 미국에서 작곡가로 활약하고 있다.

복잡다단한 와중에서 수명의 선수, 코치들이 법에 호소하는 용기를 발휘했고 이들의 자진신고로 이제 과거 동독코치 등 관계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그 깊은 장막속의 베일이 과연 얼마나 벗겨질런지 의구심이 간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 근원을 캐지 못한 채 역사의 흐름속에 파묻혀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동독정부가 그렇게 큰 기대를 걸었던 스포츠의 정치적 효과는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스포츠는 어디까지나 스포츠로서 오락에 지나지 않았다. 국민에게 진실을 은폐하며 허세와 과장을 일삼은 제도가 맞이하게 되는 말로를 구 동독정권이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이 동독 스포츠의학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된 약품이 현재 미국시장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고 IOC는 최근 도핑문제에 대해 엄격한 제재를 피하려는 결정을 내린데 대해 과거 동독의 관련자들은 한가닥의 작은 위안을 받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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