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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십자가의 죽음에서 도망친 예수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자유로니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조회 2,403회 작성일 02-03-09 11:20

본문

작성일 : 1999/10/03 조회수 : 86

광신이 많은(?) 우리나라 기독교문화와 비교해 종교에 있어서도 이성적인 사색을 추구하는 독일의 분위기를 가늠해 볼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교회에서 이런 연극을 하기는 아직도 요원하지 않을런지...


■ 예수가 자신의 좌절에서 벗어날 때(SZ, 99.4.6)
  크로이쯔교회의 파격적인 내용- 소리와 텍스트의 꼴라쥬

세 남자가 허겁지겁 교회로 달려들어와 제단에 놓인 물과 포도주, 빵을 집어든다. 긴장에 가득찬 그날 저녁이후 처음으로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다. 어떤 마지막 저녁식사가 있었던가? 예수와 유다, 그리고 요한은 행운이 있었다.

"야호 우리는 아직 살아있다."

예수는 십자가의 죽음에서 도망친 것이다. 십자가의 죽음 대신 그는 친구들에게 자신이 겪었던 사건을 설명한다. 그리고 유다는 비로소 변심을 하기 시작한다: 즉 유다가 보기에 그는 혁명을 하기에는 무능력하고 단지 자신의 추종자들을 신비한 마법의 트릭으로 홀리고 그들에게 심리적으로 교묘하게 영향을 미치는  수다를 잔뜩 떨었을 뿐이다.

그리고 예수도 자신의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잘 깨닫고 있으면서 자기부정에까지 이른다. 유다는 당당히 그의 권위에서 벗어나 회의와 질문을 던진다. 이 유다라는 인간이 도발적으로 내뱉은 그와 같은 질문들은 전혀 존경심의 그림자도 없이 낱낱이 추궁하는 질문들이었다.

그러나 예수도 자신의 좌절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는 이제 자기의 아버지 야훼를 위해 3년동안 평범한 직업을 갖고 일하는 것을 택한다. 그는 자신을 신격화하는 것에 신물이 나 있다. 그는 단지 인간에게 이로운 존재일 뿐 순교자는 아니기 때문이다. 순교자라는 이름속에는 어딘지 모르게 광기어린 전쟁의 피냄새가 섞여 있다. 그가 사라져 준다면 아마도 인간들은 스스로에 대해 숙고할지도 모른다. 혹은?  사람들은 단지 예수대신 신격화할 또 다른 권위를 구하게 될 것인가?

체! 신이 더이상 전지전능한 아버지가 아니라고 한들 무엇이 어쨌다는 거냐? 예수가 자기 계획을 틀어버리고 포기했다고 무슨 대수인가?

이 질문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 질문은 그 신선한 영향력을 아직 잃지 않았다. 아무리 서투른 배우들이 역을 맡았다고 해도 그 질문들은 영감에 번득이는 것이다. 게어하르트 데쩌 목사와 토마스 포글 목사는 크로이쯔교회에서의 이 텍스트와 소리의 꼴라쥬를 만들면서 거기다 자신들의 영감을 쏟아부었다.

이 소리와 텍스트의 향연이 벌어지는 주위는 뮌헨의 예술가 로타르 괴터가 조명으로 둘러쌌다. 거기다 터무니없이 들리는 괴상한 소리들이 동반된다. 대화사이사이에 들어가는 이 소리들은 요헨 슈나이더가 자신의 10미터에 이르는 기다란 악기 "Scapha"를 이용해 만들어 낸다. 그의 악기에선 심연의 울부짖음이 들려온다. 이세상 저편의 소리처럼 들리는 이것들은 다시금 오르간소리와 결합된다. 오르간 연주자 요헨 브레니히의 부유하는 듯한 웅웅거리는듯한 소리가 스카파소리와 결합되면서 거의 마법적인 혼합물을 만들어낸다.

생산적인 만남이 될 것이다. 단지 교회사람들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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