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포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커뮤니티 새아리 유학마당 독어마당
커뮤니티
자유투고
생활문답
벼룩시장
구인구직
행사알림
먹거리
비어가든
갤러리
유학마당
유학문답
교육소식
유학전후
유학FAQ
유학일기
독어마당
독어문답
독어강좌
독어유머
독어용례
독어얘기
기타
독일개관
파독50년
독일와인
나지라기
관광화보
현재접속
578명
[독일개관]독일에 관련된 유용한 정보를 이곳에 실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게시판은 독일관련 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한 곳입니다. 그러니 1회용도의 글(구인,질문 등)은 정보의 가치가 없으므로 이곳에 올리시면 안됩니다.

문화예술 인물탐구 :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3 -라니츠키와 귄터 그라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정모이름으로 검색 조회 4,821회 작성일 02-03-15 22:28

본문

■ 인물탐구 :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라이히-라니츠키와 귄터 그라스

mrr3-2.jpg1995년 늦여름 라이히-라니츠키가 2년 만에 다시 슈피겔 표지에 등장했다. 두 표지 그림의 차이점이라면 93년에 개의 모습으로 등장했다가 이번에는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라면, 공통점은 여전히 책을 찢고 있다는 것이다.

책을 찢는 그의 모습은 여전하지만 던지는 의미는 다르다. 93년에 그에게 찢긴 책이란 독일의 문학 일반이었던 반면에 이번에는 특정인, 그것도 독일 최고의 소설가로 꼽히고 있는 귄터 그라스의 신작 소설인『Ein weites Feld』였던 것이다.

그는 귄터 그라스가 단찌히 4부작 이후 발전과 변화가 없는 것에 참을 수 없다고 말한다. 또 그라스의『양철북』은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라고 주장한다.

참고로, 귄터 그라스가 슈피겔의 표지로 등장한 것은 1963년 36호, 1969년 33호, 1979년 18호 세 번이었다. 노벨상 수상이 발표된 직후에도 그의 모티브를 담은 표지가 준비되었지만 사민당 당내 문제가 불거지면서 발간 직전에 교체되었다.

▶ 전 유감 없습니다. "Ich bedaure nichts"

mrr3-1.jpg"전 유감 없습니다." 싸우고 나서 한 이야기가 아니다. 귄터 그라스의 노벨상 수상 소감을 묻는 슈피겔의 기자에게 답한 라이히-라니츠키의 대답이다. "축하합니다" 또는 "기쁜 일입니다"가 아니라 "유감 없습니다"라니...

작년 가을 귄터 그라스가 1999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된 후《슈피겔》(40호)은 라이히-라니츠키와 회견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첫 질문을 던졌다.

슈피겔 : 라이히-라니츠키씨, 대통령과 수상 그리고 마틴 발쩌와 같은 저명인사들이 귄터 그라스의 노벨상 수상 소식에 기뻐하였습니다. 당신도 그렇습니까?

이 질문에 라이히-라니츠키는 별다른 수사 없이 간단히 대답하였다.

라이히-라니츠키 : 전 그 소식을 취리히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택시 속에서 들었습니다. 옆에 앉은 아내에게 그랬죠. '음, 마침내!' 그가 상을 타는 일은 좋은 일입니다.

슈피겔 : 그건 마치 안도의 한숨(ein Seufer der Erleichterung)처럼 들리는군요.

라이히-라니츠키 : 독일 작가가 다시 상을 받아야 할 때가 벌써 여러 해 되었어요. 1972년에 하인리히 뵐이 그리고 엘리아스 카네티가 1981년에 받은 후 그리고는 없었잖습니까.

라이히-라니츠키는 회견에서 독일 작가에게 상을 주어야 할 스톡홀름의 위원들에게 귄터 그라스 말고 또 무슨 경우의 수가 있었겠냐고 주장한다.

라이히-라니츠키 : 생각해 보세요. 마틴 발쩌가 그 상을 받는다면, 저에겐 그건 날벼락일 것입니다. 아니면 그 멍청한 페터 한트케요! 재앙이지요. 스톡홀름에겐 귄터 그라스 말고는 없었어요.

노벨상을 받게 된 동료작가를 위한 공치사마저 사양하는 라이히-라니츠키. 그는 그라스를 축하하지도 않았고 축하할 의향도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

슈피겔 : 당신은 노벨상 수상을 축하 해주었나요, 예를 들어, 전보를 친다든지.

라이히-라니츠키 : 아니오.

슈피겔 : 앞으로 할 건가요?

라이히-라니츠키 : 아뇨. 내가 왜 그래야지요? 그도 나를 축하해 준 적이 없어요. 수 많은 사람들이 그를 축하해 주고 있지요. 난 거기에 끼지 않겠습니다.

라이히-라니츠키의 회고록『나의 인생 Mein Leben』에는 귄터 그라스가 적어도 9번은 등장한다. 이들은 어떻게 서로 알게 되었을까?

라이히-라니츠키 : 1958년 봄 바르샤바였어요. 나는 그와 오후를 같이 보낸 적이 있지요. 난 마틴 발쩌와 지그프리트 렌쯔, 알프레드 안데르쉬, 볼프강 쾨펜과 그리고 흥미를 갖고 잇던 젊은 독일 작가들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귄터 그라스는) 뭔가 강한 인상을 주었어요. 그는 특이한 시각을 가졌지요. 나중에 보니 그날 귄터 그라스는 보드카 한 병을 완전히 비웠더군요. 하지만 그는 똑바로 서서 바른 걸음으로 나갔습니다. 그는 그런 사람이지요.

귄터 그라스는 이날 만남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그가 문학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정형이란 인상이 들었다. 그의 이런 문학적 편협함은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대해 라이히-라니츠키는 (『나의 인생 Mein Leben』에서 고백하듯) 자신이 초기에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1954/55년 경에 이미 여기서 벗어났으며 그리고 그후 3년이 지나고 나서야 그라스를 만났다고 주장한다. 그들 사이에 화해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슈피겔 : 당신들, 독일에서 제일 유명한 문학비평가와 이제 제관을 쓰게된 독일에서 제일 유명한 이야기꾼인 그라스 사이에, 무엇이 좋은 소설이란데 대한 합의점이 있을 수는 없나요?

라이히-라니츠키 : 아뇨. 전혀 불가능하다고 믿습니다. 그라스는 저와는 전혀 다른 취향을 갖고 있어요. 그는 토마스 만과는 오랫동안 아무 것도 하지 못했어요. 토마스-만 상을 탄 후에는 약간 달라졌지만. 또 알프레드 되블린을 자신의 모범으로 칭하기는 하지만 그에 대해서 쓴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어요. (...) 우리가 문학적인 합의를 이루는 것은 전혀 필요하지 않아요.

47 그룹 회합에 참가한 라이히-라니츠키는 동료작가들과 포도주를 마시면서 바르샤바 수용소를 탈출한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다. 이때 귄터 그라스는 그에게 이 이야기를 소재로 삼아 글을 쓰고 라이히-라니츠키에게 감사의 뜻으로 그림을 선물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후로 두 사람은 개인적인 접촉을 하지 않았다. 라이히-라니츠키는 이것을 귄터 그라스의 탓으로 돌린다.

라이히-라니츠키 : "나에 대한 그의 태도는 오직 그의 근작에 대한 나의 평가에 달려 있죠. 이건 다른 작가들도 마찬가지에요."

종종 마틴 발쩌와 귄터 그라스를 비교하는 라이히-라니츠키. 그는 귄터 그라스의 소설과 그림들로부터 시적 재능을 발견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문제는『Ein weites Feld』의 경우에서 보듯이 귄터 그라스 근작에 대한 라이히-라니츠키의 평가가 극히 좋지 않다는 것이다.

당대 최고의 평론가와 당대 최고의 작가의 화해를 촉구하는 슈피겔 기자의 물음들은 꽤나 어줍짢아 보였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오히려 독일 문단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정모 베를린천사 2000년 4월호
추천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독일개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75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0 03-10
74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0 03-10
73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6 03-10
72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5 03-10
71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5 03-10
70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2 03-10
69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9 03-10
68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0 03-10
67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0 03-10
66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0 03-10
65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4 03-10
64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4 03-10
63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0 03-10
62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5 03-10
61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8 03-10
60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7 03-10
59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13 03-10
58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0 03-10
57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9 03-10
56 문화예술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5 03-10
게시물 검색
이용약관 | 운영진 | 주요게시판사용규칙 | 등업방법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비밀번호분실/재발급 | 입금계좌/통보방법 | 관리자문의
독일 한글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 서로 나누고 돕는 유럽 코리안 온라인 커뮤니티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