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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고전과의 만남] 토마스 만의 <마의 산>

페이지 정보

작성자 퍼옴이름으로 검색 조회 2,647회 작성일 02-03-09 13:28

본문

작성일 : 2000/12/23 조회수 : 131

■  [고전과의 만남] 토마스 만의 <마의 산>
-생명과 인간성의 의미 다뤄-

1912년 토마스 만의 부인은 폐병으로 독일 다보스요양원에 입원한다. 병문안 차 들른 그는 주변 권고로 진찰을 받고 자기 폐에도 양성 결 핵균이 침투해 있다는 사실에 놀라 도주하다시피 뮌헨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작품 소재로 취재해뒀던 죽음에 대해 본격적으로 매달리기 시작한다. 〈마의 산〉의 맹아다. 처음엔 단편으로 구상했는데, 1차 대전 중 작품활동을 중지하고 정치비평만 쓰는 동안 마음속에서 영 글대로 영글어 정작 손을 대자 대하소설이 되고 말았다.

함부르크 출신인 젊은 엔지니어 한스 카스토르프는 사촌 요아힘이 묶고 있는 폐병환자의 고지요양원 베르크호프를 찾는다. 갑자기 열이 나서 진찰을 받아보니 폐병이다. 요양원 분위기에 휩쓸려 시간을 망 각한 채 7년이나 그 곳에서 보낸 뒤 세계대전을 계기로 현실로 돌아 와 전사하고 만다는 게 〈마의 산〉의 기본축이다.

서사가 너무 간단해 무의미해 보인다. 그러나 토마스 만은 짧은 줄거 리에 시민계급의 안일함과 시민사회의 공허함을 적나라하게 담았다. 나아가 유럽의 세기말적 현상을 고스란히 녹여냈다.

‘마의 산’은 그야말로 무풍지대다. 진리를 망각했거나 상실한 지대 로 병만이 오직 실존을 대변한다. 모든 가치가 전도된 곳이기에 생명 에 대한 원초적 약동이 오히려 병으로 간주되고, 시간의 흐름은 이미 잊혀진 지 오래다. 무위가 일상의 기준이고, 부도덕적 감성의 자극만 추구한다. 무의미가 삶의 내용이 되고, 운명을 외면한 채 비본질이 본질화한 그곳에서 카스토르프는 조금씩 현실인식을 지니게 된다. 그 러던 끝에 만년설이 숨쉬는 지역으로 스키를 타러 갔다가 자연의 원 초적인 힘을 인지하면서 각성의 세계로 접어든다.

카스토르프는 ‘인간은 생명과 병, 정신과 자연, 이성과 신앙의 주인 공이고 그 때문에 만물 가운데 그 어느 것보다 우위에 선다’는 인 식을 추위에 지쳐 쓰러진 뒤 꿈에서 깨닫고 전제 없는 이성과 경건 한 마음만이 인생을 구원할 수 있고, 사랑이 죽음보다 강하다는 인식 에 도달한다.

‘선과 사랑을 위해 인간은 죽음이 인생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막아 야 한다’고 카스토르프가 확신을 가졌을 때 꿈에서도 천국의 낙원 이 펼쳐진다. 이런 낙원을 추구하기 위해선 희생이 필요하고, 희생을 통해서만 인간은 구원을 받을 수 있다. 꿈에서 깨어난 카스토르프는 마녀가 어린 아기를 장엄한 신전에 제물로 바치는 환상을 보는데, 이 는 희생과 참여 없이 세계의 개선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뜻한다.

결국 카스토르프는 구원을 위한 자아 희생으로 나아가 전사하고 만 다. 희생의 문제는 4부작 〈요셉과 그 형제들〉의 주제로 이어진다. 토마스 만은 죽음과 자유, 사랑을 인문학적 사고 위에 극명히 부각시 키지만 해답은 언제나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현실을 예리하게 파악 해 해답의 길을 제시하려 든다. 만에게는 기존의 어떤 것도 마지막이 아니고, 어떤 해답도 가설 이상의 것이 못된다. 〈마의 산〉과 〈요 셉과 그 형제들〉이 연작으로 평가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마의 산〉은 현실을 지배한 사상을 비롯해 숱한 문제를 다뤘다. 정 신분석과 심령론, 시간의 상대성, 시민사회의 중산층 성격, 예술가와 사회의 역학관계, 인류의 적절한 교육 등을 심도 있게 그렸다. 1929 년 토마스 만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마의 산〉은 불행한 세기 에 산출된 걸작으로 “생명에 대한 관대성과 인간성을 지닌 지성” 의 의미를 곱씹게 한다.

강근주 기자(joo@kyunghyang.com)
뉴스메이커  2000-09-07  03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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