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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직 진실만을"(Nichts als die Wahrheit)

페이지 정보

작성자 나라니이름으로 검색 조회 4,715회 작성일 02-03-10 00:27

본문

작성일 : 2000/03/09 조회수 : 78




◆ "오직 진실만을"(Nichts als die Wahrheit)



요세프 멩엘레라는 사람이 있었다. 나치 시대에 온갖 잔혹한 인간 생체 실험을 주도했으며 유태인 가스실 살해를 총지휘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는 전쟁이 끝난 후 남미로 도망가서 숨어 살다가 1979년 브라질에서 죽었다.(다음 기사 '아우슈비츠의 죽음의 천사 요세프 멩엘레'를 참고해서 본다면 영화를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 돌아온 죽음의 천사



film2.jpg멩엘레(Goetz George 분)에 관해서 연구를 하고 있지만 몇 년째 한 줄도 써내려가지 못하고 있던 젊은 변호사 페터(Kai Wiesinger 분)는 그의 생일날 멩엘레의 군복을 소포로 받는다. 그 날 저녁 그는 납치 당하며, 눈을 떴을 때 아르헨티나의 요세프 멩엘레 앞에 와있다. 죽었다고 알려졌던 멩엘레가 죽지 않고 이제 자진해서 법정에 서고자 한다. 이제는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는 것이다. (◁ 멩엘레로 분한 괴츠 게오르게)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어쩌면 모두 멩엘레의 각본에 독일 사회가 놀아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는 암에 걸려 죽음을 눈앞에 둔 늙은이로서 이번 법정에서 잃을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멩엘레는 페터가 자신을 변호해 주기를 요구한다. 페터는 처음에는 "당신을 법정에서 만난다면 변호사가 아닌 검사로서일 것이다"라고, 자신이 갈구하던 멩엘레의 진실을 알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변호를 맡을 것을 고민하게 된다.



페터는 변호에 성공한다면 나쁜 인간이 되는 것이고 변호에 실패한다면 나쁜 변호사가 되는 것이며 아예 변호를 하지 않는다면 겁장이가 되는 것이다. 그는 오랜 주저 끝에 멩엘레의 제안을 수락한다.



film3.jpg◁ 피고석의 멩엘레



판결 장면이 가장 중요한 클라이막스인 보통의 다른 법정 영화와는 달리 이 영화에서는 법정에서의 증언, 변론 등이 모두 각각의 클라이막스를 이룬다. 생체실험을 당했던 사람들의 증언. 자기가 했던 모든 행위를 인정하는 멩엘레. 하지만 전혀 부끄러워 하지 않는 그의 태도와 증언들. 그는 어차피 죽어야 할 사람들을 좋은 의도(의학의 발전)로 실험했을 뿐이라고 하며, 죽은 사람들에게는 수용소에서의 비참한 삶보다는 죽음이 더 나은 것이었다고 강변한다.



▶ 그를 변호할 수 있는가



film1.jpg◁ 변호사 페터 롬(카이 비싱어)



변호할 거리라고는 하나도 없을 것만 같은 이번 사건에서 멩엘레를 변호하고 나서는 페터는 어떠한 악인이라도 법정에서 변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법치주의 원칙에 충실하고자 한다. 이는 "히틀러가 살아온다면 그의 변호를 맡을 것이다. 나는 히틀러 한 명이 우리 법 시스템을 파괴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던 미국의 한 변호사의 유명한 말과 상통하는 것이다.



페터는 법정에 증인으로 출두한 한 수용소 출신 장애인에 대한 심문에서 "실험을 당해 장애인이 되었지만 그 덕분에 가스실로 보내지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있지 않느냐"고 말해 방청석으로부터 계란 세례를 받기도 한다. 이러한 기대하지 않았던 증언과 변론들이 이어지면서 관객은 섬뜩함을 느끼고 혼란스럽게도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클로즈업된 멩엘레는 우리에게 묻는다. "보이세요? 내 속에서 당신의 모습 아주 작은 부분이 보이지 않나요?" 이 말을 통해서 그는 자기 악행을 일반화 시키려 한다.



그는 쥐 실험에서 토끼 실험 그리고 인간 실험으로의 발전이 그리 어려운게 아니며 훌륭한 의사는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물 실험으로 버릴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바로 인간 실험으로 들어갔을 뿐이란다. 이는 동물 실험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현대인이라면 어느 누구도 그의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 그는 인간이었나



이 영화가 끝나고 나서 나치 시대 인간 생체실험을 20년 동안 연구하고 다큐멘타리를 찍어온 에른스트 클레(Ernst Klee)라는 사람의 강연과 토론이 있었다. 클레씨는 이 영화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를 거부했다. 그에게 영화와 다큐는 다른 장르이며 영화는 영화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film4.jpg클레씨는 인간 생체실험이 한번쯤 진지해져 보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해 줄 수 있는 테마로 선택되어 지는 것을 비판한다. 이건 심심풀이 이야기거리가 아니다. 그에게 이 테마는 현재형의 역사이고 투쟁인 것이다. (극우파가 법원 앞에서 시위하는 영화 중 한 장면 ▷)



이 영화에서 독일을 대표하는 배우 괴츠 게오르게의 연기는 역시 일품이었다. 하지만 클레씨는 영화가 멩엘레의 정신병자 같기도 하고 괴물 같기도 한 인상을 관객에게 심어 주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멩겔레는 한 인간이었으며 나아가 그 당시 상황을 자신의 출세와 새디즘적 욕망 충족을 위해 너무나 잘 이용해 먹은 차가운 인간이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그를 단지 역사상에 한번 우연히 나타났던 정신병자쯤으로 간주해 버린다면 이러한 과거의 소름끼치는 역사는 다시 반복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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