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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독일 어린이들이 굶고 있다'와 '쉰들러 리스트'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태형이름으로 검색 조회 6,036회 작성일 02-03-10 00:25

본문

작성일 : 2000/02/01  조회수 : 103

월간미술(http://art.joongang.co.kr/) 99년7월호서 퍼온 글입니다.


■ '독일 어린이들이 굶고 있다'와 '쉰들러 리스트'


(오른쪽 그림은 케테 콜비츠 <독일 어린이들이 굶고 있다> 석판 1924)

관객을 향해 달려드는 아이들

“이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살인· 거짓말· 부패· 왜곡 즉 모든 악마적인 것들에 이제는 질려버렸다. … 나는 예술가로서 이 모든 것을 감각하고, 감동하고, 밖으로 표출할 권리를 가질 뿐이다.” 프롤레타리아 예술의 어머니. 미술사의 로자 룩셈부르크.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 깔려 신음하는 민중의 증언자. 죽음을 영접하는 여인 케테 콜비츠.

강렬함과 애잔함이 함께 담긴 목소리로 역사는그를 통해 말을 한다. 그는 시대의 신탁인 것이다. 그러나 그의 몸속에 역사가 깃들게 될 때, 다시말해 한 예술가를 통해 역사가 드러나게 될 때 그 예술가는 행복할까 고통스러울까. 하루에 8백 명씩 굶어 죽어가는 1차 세계대전 이후의 독일 현실, '낳은 아이들의 반이 죽고 죽은 아이의 이름을 붙여 또 낳는' 그런 악몽 속에 방치된 인생들의 고통을 그는 부정할 수가 없었다.

(왼쪽 그림은 케테 콜비츠 <빵을!> 석판 1924)죽어가는 아이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어찌할 수 없는 슬픔에 고개숙인 <짓밟힌 사람들>, 떠나려는 아이의 영혼을 마지막까지 붙잡으려는 듯 죽을 힘을다해 <죽은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 배고파 <빵을!> 달라고 떼를 쓰며 달려드는 아이들의 눈길과 그 엄마의 넓은 등을 보면, 콜비츠가 간단한 선 몇 줄로 복잡한 인간 감정의 극점을 얼마나 순간적으로 잘 포착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석판화의 애잔함, 동판화의 섬세함, 목판화의 강렬함으로 뒤엉키는 그의 흑백화면 속에서는 전쟁통에 잃어 버린 어린 아들(페터)에 대한 짙은 상처가 각인되어 있고, 이로 인해 젖어드는 풍부한 뉴앙스와 회화적 정서는 그를 단지 판화가가 아닌 '흰 색과 검은 색을 쓰는 화가'로 만든다.

1924년 인플레이션(빵 한 조각에 1조 14억원)이 절정에 달했을 때 콜비츠는 국제노동자 자조회의 청탁으로 플랭카드 <독일 어린이들이 굶고 있다>를 제작했다. 패망 독일의 암담한 현실이 아이들의 머루같은 눈망울에 어려 있다. 그 깊은 눈망울 속에 빠져든다. 여기서 화가(관객)의 시선은 어린이의 눈동자에 머물게 되고, 그 시선은 다시 아이의 눈길을 따라 화면 밖에 있는 보이지 않는 구원자에게로 향한다. 그리고 아이는 그 구원자의 자리에 화가(관객)가 서 있기를 갈망한다.

이렇듯 콜비츠의 화면 속의 인물들은 자신을 그리고 또 바라보고 있는 화가와 관객을 향해 달려드려고 한다. 그들은 관객과의 만남을 열망하고 있다. 거기에서 강한 호소력과 대중성이 나온다. 때로는 공격적이고 일방적일 수 있는 이런 대상의 응시가 프로파갠더성을 짙게 드러낼 수 있지만, 콜비츠는 인간 조건에 대한 깊은 성찰과 애정으로 대중의 깊은 공감를 획득하고 있다.

아이의 눈망울에 비친 시대의 현실

대중성 하면 떠오르는 흥행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한 <쉰들러 리스트>는 그의 작품들 중 대중성과 예술성이 가장 잘 결합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문제의 장면은 플라초프 강제 수용소에서 어린이들을 아우슈비츠로 보내기 위해 색출하는 '쥐잡기' 씬에서 나타난다.

(오른쪽 그림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쉰들러 리스트>) 어린 소년이 이를 피해 화장실 밑 오물 웅덩이로 내려갔을 때, 미리 숨어있던 친구들이 발각될까 두려워 어서 나가라고 하자, 소년이 허망한 눈빛으로 구멍 위를 쳐다보는 장면이다. 친구로부터, 역사로부터, 생존으로부터 버림받은 소년. 이 참혹하고 더러운 삶의 밑바닥도 그를 받아주질 않는다. 여기서 빛은 축복이 아닌 저주이며 은총이 아닌 발각이며 생명이 아닌 죽음이다. 삶은 이렇게 순간순간 반전되며 미약한 인간 존재를 불안하게 만든다.

폴란드 출신의 촬영감독 제누 카민스키를 동원 40% 정도를 핸드 헬드 기법으로 촬영한 이 영화는 독일 표현주의와 이탈리아 신사실주의의 혼합,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세련된 배합을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그것은 <라이언일병 구하기>의 예고편일 뿐, 디지털 시대의 영상 감각이 아날로그 시대의 역사적 텍스추어를 면밀히 감지하지는 못함을 드러낸다. 페이소스 없는 흑백필름의 허구적이고 표피적인 시간성, 변형된 미국 소시민사회의 영웅주의, 신파조로 흐르는 결말은 부인할 수 없는 약점이다.

홀로코스트를 다룬 만화 <쥐>로 유명한 아트 슈피겔만이 “이 영화는 유태인에 관한 영화도, 홀로코스트에 관한 영화도 아니다. 이는 클린턴에 대한 영화이며, 인간적 얼굴을 표방한 자본주의의 자비로운 면에 대한 영화”라고 혹평한 것도 일리 있다.

콜비츠에게 있어서나 스필버그에게 있어서나 대중과 어린이들은 그들 작품의 불꽃이다. 시대의 비극적 현실이 한 가족의 일상으로, 그리고 한 아이의 눈망울로 집중된다. 그리고 그 얼굴은 작가의 자화상에 다름 아니다. 케테 콜비츠는 말한다. “아틀리에 예술은 실패한 예술이다. 일반 관객이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반 관객을 위한 예술이 평이할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그들이 소박하고 참된 예술을 알아 본다는 것이다.”

<이건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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