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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1979) / 라이너 베르너 파쓰빈더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소영이름으로 검색 조회 3,548회 작성일 02-03-09 23:12

본문

작성일 : 1999/02/21  조회수 : 112

■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 Die Ehe der Maria Braun>(1979) / 감독: 라이너 베르너 파쓰빈더>

파스빈더의 영화에선 죽음의 전조와도 같은 이상한 흥분이 발견된다. 폭발을 기다리는 억눌린 광기, 무정부주의적 페시미즘 그리고 데카당스한 탐미적 경향들은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를 60년대 이후 독일 반문화의 영웅으로 만들었다. 뉴저먼시네마는 사실 그의 존재와 더불어 국제화했고 또 독일화했다. 하지만 1982년 36살의 파스빈더는 과다한 마약복용과 일년에 다섯편에 이르렀던 영화생산으로 때이른 죽음을 맞는다. 실제로 그의 죽음은 뉴저먼시네마에 조종을 울린 사건이었다.

<베로니카 보스의 갈망>(1981), <롤라>(1981)와 더불어 3부작인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1979)의 원제는 <우리 부모의 결혼>이다. 영화는 전후 독일 중산층의 성장을 자본주의와 가부장적 착취에서 비롯된 것으로 간주하면서 그것을 마리아(한나 쉬굴라)라는 한 여성의 삶에서 읽어낸다.

1943년 마리아와 헤르만 브라운의 결혼식은 공습으로 엉망이 된다. 전쟁에 끌려간 헤르만이 러시아에서 실종되자 마리아는 흑인 미군 빌에게 매춘해 삶을 이어나간다. 그 와중에 남편 헤르만이 돌아오고 마리아는 빌을 살해한다. 헤르만이 마리아 대신 감옥에 들어가고 빌에게서 익힌 능숙한 영어 덕분에 마리아는 사업가 오스발트의 경제적, 성적 파트너가 된다. 하지만 마리아는 남편에겐 사랑을, 그리고 오스발트에겐 섹스만을 제공한다고 믿고 자신이 그 관계들을 조절하는 주체라고 생각한다. 마리아의 꿈은 자신이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부르주아적 가정을 마련하는 것이지만, 오스발트가 남긴 유언은 그를 뒤흔들어놓는다.

마리아는 자신이 삶의 주인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실제로 그의 삶은 오스발트와 헤르만의 계약에 의해 설계된 것이었다. 사실 문, 창문 그리고 계단에 의해 계속 프레이밍되는 마리아의 이미지와 급하게 움직이는 카메라는 관객들에게 그
의 인식 이전에 이미 그가 누군가에 의해 프레임화해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마리아가 자신의 실체를 발견하는 영화의 마지막 순간, 부주의하게 켜둔 가스가 폭발해 집은 삽시간에 폐허로 변하고, 그 순간 1954년의 독일과 헝가리의 축구 경기를 중계 중이던 라디오에선 '독일은 세계의 주인'이라는 멘트가 흘러나온다.

우연성에 지배받는 여주인공을 등장시키는 멜로드라마의 관행을 따르고 있는 이 영화를 그 세계로부터 구출한 것은 전후 독일사에 대한 파스빈더의 역사의식이다. 마리아 브라운이 남편 헤르만과의 관계에서 표현하는 개인적 희생이라는 덕목은 19세기 독일 낭만주의의 저급한 형태이면서 파시즘이 요구하는 것이기도 했다. 또한 영화의 후기, 아데나워에서 헬무트 슈미트에 이르는 수상들의 초상화 몽타주가 음화로 재현되고 이것은 영화 도입부의 히틀러 초상화와 맞물려 역사의 악순환을 지시한다. 이 장면들은 파시즘적인 자본주의와 가부장제 아래 놓인 마리아 브라운이라는 한 여성의 삶을 멜로드라마의 예정된 해피엔딩이 아닌 비극으로 몰아간 것임을 명시하면서, '독일은 세계의 주인'이라는 공언 또한 파시즘의 연장선상에서 구축된 것임을 시사한다.

실제로 이 영화를 만들기 2년 전에 일어났던 모가디쉬 하이재킹과 슐레이어 납치사건 그리고 바더·마인호프 테러리스트 살해사건 등은 파스빈더가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을 우회하며 펼쳐보이는 독일 현대사 읽기가 멜로드라마적 과장만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신독일 영화의 기수인 파스빈더는 사실 1945년 이후를 신독일사회의 시작이 아니라 옛 독일의 연장으로 간주했던 셈이며, 우
파는 물론 좌파로부터도 지지받지 못했던 그의 역사적 페시미즘은 아직도 그 깊이를 짐작하기 힘든 심연으로 동시대 영화 속에 남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필자: 김소영/영화평론가·국립영상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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