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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길의 왕 Im Lauf der Zeit>(1976) / 감독: 빔 벤더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소영이름으로 검색 조회 2,406회 작성일 02-03-09 23:11

본문

작성일 : 1999/02/21   조회수 : 58

<베를린 천사의 시>로부터 10년을 거슬러 올라가면 빔 벤더스의 초기작 <길의 왕>(원제: 시간의 흐름 속에서)을 만난다.

로드 무비의 왕이라고도 불리는 이 영화에서 두 남자 브루노 빈터와 로버트 란더는 몰락해가는 동독 접경지대를 여행한다. 젊은 영화관객들에게 이 영화가 특별한 종류의 로드 무비로 남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주인공 브루노 빈터가 영사기 수리기사이며 영화광이라는 점때문이다. 그래서 <길의 왕>은 그 장르의 영화들이 그렇듯 젊은 시절의 고뇌에 관한 기록이면서 동시에 영화에 관한 영화가 되었다. 1970년대 미국 배급업자들의 횡포로 값싼 포르노를 강매 당하던 시골 극장들의 이야기가 에피소드로 삽입된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영화와 록에 경도되어 자라난 세대의 대변자로서 로버트가 내뱉는 대사, "양키들이 우리의 의식을 식민화했어"가 암시하듯이 미국 문화에 대한 애증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다.

아내와 헤어진 뒤 엘베 강에 차를 처박아 자살하려다가 실패한 로버트는 브루노의 밴에서 함께 기거하면서 그의 영사기 수리 여행에 동참한다. 둘은 서로에게 기묘한 우정을 느끼면서 여자와는 화해로운 관계를 만들 수 없음을 고백하게 된다. 이것은 고독하고 금욕적인 영웅이 등장하는 서부 영화의 주인공들과 동일화하면서 여성없는 세계에 머물게 된 영화광의 고백적 성격을 띠기 때문에 개인사적 차원을 넘어서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 로버트는 여자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브루노를 설득한 뒤 그들이 함께 밤을 지낸 미군용 오두막 문 위에 "모든 것이 변해야만 해" 라는 쪽지를 남기고 떠난다.

미국 대중문화의 집중적인 세례를 받고 자라난 벤더스는 미국 영화와 록 음악이 자신의 삶의 구명대였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어떻게 그 영향에서 벗어나 할리우드 영화와 유럽 영화를 새롭게 결합, 재창조할 것인가가 벤더스의 영화 여정의 이정표였는데 <미국 친구> <파리 텍사스> 등이 바로 그 기착지들이다.

<길의 왕>에는 미국 문화에 대한 이런 애증어린 성찰뿐만 아니라 독일 사회에 잔존하는 나치즘도 명시하고 있는데 히틀러는 늙은 극장주의 모습으로, 촛대의 장식으로 망령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로버트와 아버지가 만날 때 그 아버지와 교차되는 히틀러 모양의 촛대는 나치 세대인 아버지와 교통할 수 없는 젊은 세대의 딜레마에 대한 암시다.

할리우드 영화에 대항해 '자전거를 만들 만한 돈으로 롤스로이스 자동차를 만들려고 시도'했던 알렉산더 클루게와 빔 벤더스를 포함한 신독일 영화 감독들의 고민은 사실 오늘날 한국 영화산업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서독은 적극적인 국가지원이 있었고, 그 결과 신독일 영화는 70년대 롤스로이스처럼 서구 영화제와 영화시장을 질주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영화감독이 되기 전 감정을 자유롭게 풀어놓는 독특한 문체를 지닌 영화비평가이기도 했던 벤더스는 짐 모리슨의 노래와 하워드 호크스 그리고 존 포드를 오가며 '순간적인 몰아'의 이미지를 남기는 어떤 순간에 대해 글을 쓰기도 했는데 흔히 '감각주의'라고 불리는 그의 영화세계는 이미 비평가 시절부터 마련되었던 셈이다.

그는 영화를 이미지가 야기한 감정의 움직임 '(E)motion'이라고 명명하는데, 이것은 문자 중심의 세계에서 벗어나 이미지에 몰입하는 독일 신세대의 감수성으로 영화를 재정의한 것이고 그의 영화가 특히 젊은 관객들을 사로잡는 근거가 된다. <필자: 김소영/영화평론가·국립 영상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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