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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카프카와 음악   

니이체는 그의 첫 번째 철학작품 ‘비극의 탄생’에서 음악은 우리에게 소위 ‘형이상학적 위안’을 안겨준다고 말한다. 이 ‘위안’은 모든 현상들의 끊임없는 변화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 변화 속에서 항상 변하지 않으며 우리에게 생에의 충만감과 기쁨을 선사함을 뜻한다는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를 고대 그리이스 비극 속의 합창하는 모습에서 찾았다 여겼으며 이러한 생의 진정한 힘은 모든 문명의 뒤안길에서 사라지지 않고 엄연히 살아있으며 모든 세대와 역사의 변화 속에서도 항상 변함없이 그 자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가르친다.
음악의 효과 내지는 그 기능에 대한 예찬이다. 음악을 통해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같혀 있는 피상의 벽을 뚫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인간존재의 원초적 모습을 겪을 수 있다는 말이다. 나와 너라는 가름이 없어지고 서로 합쳐 하나가 이루어지는, 바로 니이체의 디오니소스가 향유하는 권력이요 그 힘이 자신의 모습을 한껏 자랑하는 순간을 음악을 통해 맛볼 수 있다는 음악론이다.

카프카가 자신의 몇몇 작품들 속에서 언뜻 비치는 음악의 모습 또한 이에서 크게 어긋나지는 않는다. 그의 마지막 예술작품 ‘요세피네, 여가수 또는 쥐들의 민중’에서 보이는 그의 음악론에서 음악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의 원초적 모습으로 돌아가게끔 하는 힘을 과시한다. 음악 자체로서는 하등의 별 특별한 가치를 품지 못하는 요세피네의 노래가 왜 그녀의 종족인 쥐들로 하여금 열광하게끔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카프카가 은연 중에 보내는 답인 셈이다. 쥐들은 그녀의 노래를 통해, 니이체 식으로 말하자면, ‘형이상학적 위안’을 받는 게다. 일상의 각박함으로부터 스스로를 잠시나마 떨어지게끔 만드는 힘이다. 단지 니이체와는 달리 카프카는 이러한 떨어지며 동시에 되돌아가는 곳으로 ‘아이 때’를 입에 담는다. 모든 쥐들에게 공통의 분모로 인지되는 쥐라는 존재의 근본적 모습을 바로 그들의 유년시절에서 찾고자 하는 애틋한, 허나 ‘형이상학적’ 노력인 셈이다. 일상에서는 하지 않고 어쩌면 할 재주도 없는 이러한 노력을 요세피네의 노래가 비로소 가능하게 만드니 그녀의 노래에 열광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쇼펜하우어는 음악을 모든 예술적 쟝르들 중 최고의 위치에 자리매김했다. 다른 모든 예술 쟝르들은 저 높은 이상이 나타나는 모습에 불과할 따름인 반면 음악은 바로 그 이상 자체라고 말한다. 어쩌면 그는 이에 상응하는 힘을 음악에 부여했다고도 보인다. 이에 이어 니이체는 음악에 최고의 형이상학적 가치를 매기며 한갖된 개인이 우주의 삼라만상과 일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바로 이 음악에서 찾고자 한다. 음악 속에서 음악에 의해 나와 너가 서로 합쳐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바로 디오니소스가 향유하는 권력이요 그의 힘이다.

카프카가 자신의 예술을 통해 보이는 음악관은 이 정도의 찬양론은 아니나 음악이 삶에의 의지를 표명한다는 생각에는 다름이 없다. 음악 그 자체에 뭐인가 순수한 것, 원초적인 힘, 가히 절대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음을 보이니 말이다. 단지 카프카는 위의 두 철학자들 마냥 음악이라는 예술분야 속으로 파고 들어가며 이 예술의 본질적 힘을 밝히고자 하는 모습과는 달리 일단 음악에 대한 이들의 기본입장을 받아들인 다음 이러한 엄청난 힘의 음악을 대하는 자신의 허약한 모습을 극명하게 대조시키는 예술적 서술을 보인다. 마치 음악의 세계를 사람이 동경하는 이상적 모습으로 자리매김해 놓고 이에 다다를 수 없는 인간존재의 처절한 현실을 서술하는 예술함이라고나 할까? 이리 보면 그 역시 어쩌면 독일낭만주의의 전통 위에 서 있다 해도 큰 무리는 아니지 싶다.

예컨대 ‘변신’에 등장하는 그레고르는 변신 후 자신의 여동생이 연주하는 바이올린의 선율을 듣고 다음과 같은 독백을 한다: “그에겐 마치 알려지지 않은 선망의 먹거리로 이끄는 길이 나타나는 듯했다.” 변신 전 자기 여동생과는 달리 음악에 별 관심이 없던 그레고리가 변신 후 바로 그 음악에 대해 이러한 찬사를 보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나아가 자기만이 그 바이올린 음악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준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정도다. 육체적 변신이 정신적 변신을 동반했을까? 단지 음악 자체 속에 그러한 이상적 먹거리가 안주한다는, 즉 음악이 목적이라는 말이 아니라 음악은 그 먹거리가 있는 곳으로 이끄는 길, 즉 수단임을 알리고 있다. 그레고르가 음악을 통해 최소한 자기 여동생과의 화해를 꿈꾸는 모습 역시 같은 맥락에서 곱씹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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