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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Giacomet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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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7-08 17:07 조회5,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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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mme de Venise V, 1956

Bronze, 111*13,5*31cm
Foundation Maeght, Saint-Paul


스위스의 예술가 Alberto Giacometti(1901-1966)에게 예술은 자기 본 것들을 보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는 그럼 위 작품을 통해 자기가 현실에서 본 것을 어떻게 이해했다고 말하고 있는 겔까?

부동의 자세다. 우리의 차렷자세 마냥 손을 바지호주머니 구석에 딱 붙이고 두발 역시 서로 붙이고 있다. 보통의 상대적 배분 이상의 길이로 쭉 뻗어 있는 팔과 다리의 모습이 그 부동성을 더욱 강조하는 있는 듯하다. 움직이지 못하니 예컨대 외부로부터의 폭력에 저항하거나 도망칠 수도 없는 팔자다. 그냥 무턱대고 자기가 처한 상태에 어쩌면 ‘버려진’ 모습을 고집할 수 밖에는 별 도리가 없다. 허나 이렇듯 허약하게 보임과 함께 굳건히 버티는 모습 또한 동시에 엿본다. 발이 디딛고 있는 모양새를 훔쳐 보라.

그는 얼추 1940년대부터 위와 같은 형상의 조각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물론 후에 걷는 모습의 작품들도 나왔지만 꼿꼿이 서있는 여인상을 통해 그는 그 당시 유럽사회에 처한 사람들의 ‘현실’을 보고 일종의 다가오는 실존적 위험을 이해했음을 예술화시켰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러한 예술함과는 전혀 다른 방향을 모색하는 모습 또한 그 당시 극우나 극좌의 전체주의 정치사회에서 엿볼 수 있었다. 히틀러와 스탈린 시대에 볼 수 있었던 소위 선전선동적 ‘예술’이다. 1930년대 세상에 선보인 Breker의 나찌예술작품들이나 Muchina 소련공산당예술작품들은 비록 북한의 김일성 동상만큼 크지는 않지만 예술이 예술이기를 포기하고 현실정치의 시녀로 전락한 전형적 모습을 보인다.
얼핏 보면 Giacometti의 작품보다 훨씬 더 ‘자연’스런 사람의 모습을 띄고 있으나 이러한 피상적 단순함을 깨고 다시 한번 우리가 처한 현실과 우리 스스로와의 관계를 곱씹어 본다면 Giacometti의 작품이 오히려 훨씬 더 현실적이고 따라서 자연스레 보임을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다. 스스로 생각함을 금지하는 저들의 작품 아닌 작품과 거꾸로 이를 권장하는 우리 예술가의 작품이 빚어내는 차이라고나 할까. 그 엄청난 틈 말이다.

예술은 예술이기에 정치적일 수 있다. 예술이 예술이기를 포기한다면 정치적일 수도 없다. 정치적이기에 예술이다하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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