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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카프카와 자살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3,125회 작성일 07-04-16 17:22

본문

카프카의 말이다:
"자살자는 감옥수와 같다. 그는 교도소의 뜰위에 설치되는 교수대를 보고 이를 자신을 위한 것이라 잘 못 생각하고, 밤에 자신의 감방에서 몰래 빠져 나와 내려가 스스로 목을 건다."
(번역: 서동철)

그럼 그가 잘못 생각하지 않고, 즉 실수하지 않고(카프카의 원문은 “irrtuemlich“) 제대로 보았다면 그 처형대가 자기를 향한 것이 아님을 알았을 터이니, 그 다음 날 처형대의 이슬로 사라질 운명이 자기가 아님을 알았으니 밤에 몰래 빠져 나와 스스로 목을 걸지 않으리라는 말인가?

삶이 바로 감옥소다. 우리 모두는 그러니까 감옥수인 셈이다. 그것도 중형범으로서 언젠가는 처형될 팔자에 쳐해 있는 모습이다. 단지 언제인지를 모를 뿐이다. 이러한 모름에 힘입어 우리는 처형에 대한 두려움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삶의 한 가운데에서, 즉 감옥소 마당 한 가운데에 처형대가 설치되는 모습을 보고 아 저건 나를 위한 것이니 내일 세상을 강제로 떠나야 할 팔자구만 하는 착각에 그럴 바에야 내 스스로 돌아가련다 하는 마음가짐으로 행하는 짓이 자살이라는 카프카의 말이다. 어차피 내일 새벽에 사라질 운명, 오늘 밤에 떠나련다 하며 내일 새벽까지의 그 처형 내지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아끼겠다는 욕심에서 일 수도 있다.

모든 자살자는 그러니까 착각의 산물이다.
그는 자기가 감옥수임을 안다. 나아가 감옥수로서 생을 마감할 날을 기다림까지 인지하고 있다. 단지 그 교수대가 자기 몫이 아님을 모를 뿐이다. 이 모름이 자살을 부른다.

아는 것이 힘이다.

대한민국에서 지금까지도 가끔씩 나타나는 정치적 내지는 경제적인 이유로 인한 자살 또한 이리 해석이 가능할까? 이들 역시 irrtuemlich 그리 생각한 결과로 자신의 목숨을 버렸나? 그럴지도 모르겠다. 실수로, 잠시 잘못 생각해서, '실수'로 말이다. 허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요는 그러한 자살에 대한 결정적 요인이 irrtuemlich였는지 아니었는지에 대한 판단을 누가 내리는가에 있지 않을까?

그 ‘교수대’는 누구의 명령에 따라 설치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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