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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카프카와 인형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2,570회 작성일 06-12-08 09:44

본문

(얼핏 들은 카프카의 일화를 실마리로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휘갈겨 끄적인다.)

언제 어디서였는지 모른다. 날씨는 허나 좋았다고 기억한다. 일요일이었던가 적지 않은 사람이 거닐고 있었다. 카프카는 공원의 한 한적한 구석을 찾아 아무 생각없이 발길따라 움직였다. 땅을 향해 떨구었던 머리를 한번쯤은 하늘을 향해서도 쳐들어야겠기에 고개를 움직일까 하던 참에 마침 옆에서 훌쩍거리는 한 여자 아이가 눈에 띄었다. 혼자였다. 안스러운 마음에 닥아가 왜 우냐는 다정한 말 한마디 던졌다. 갖고 있던, 팔장에 끼고 다니던 곰 인형을 잃었단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혼자 내버려두고 떠나버렸다며 이젠 엉엉 큰 소리로 울부짖기 시작했다. 자기의 모습을 말을 통해 밖으로 그려내니 그 처량함이 더욱 선명해져 더 서글퍼진 모양이었다. 카프카는 어떻게든 이 아이를 달래기로 결심했다. 그래 곰곰 궁리 끝에 다음의 두 가지 대안들을 머릿 속에 떠올렸다:
하나
곰 인형이 자신의 조상들이 살았던 산이 하도 그리워 히말라야의 높고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더만 다시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행방불명이다.

곰 인형이 이전에 잠시 들렀던 아프리카의 남쪽 끝나라 저기 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볼 일이 있어 떠났는데, 일 끝난 후 아프리카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자신의 이전 모습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변해 버렸으니, 역마살 뻗혀 방황한 후인지라 꼭 말처럼 보이게 되었다. 그러면서 말 인형을 건네 준다.

카프카는 이 두 가지의 대안들을 놓고 조심조심 곱씹어 보며 고민하다 두 번째 대안을 선택한 후 말 인형을 그 여자 아이한테 선물로 건네 주었다. 다행히(물론?) 이 아이 다시금 생글거리는 얼굴로 뛰어놀기 시작했다.

그런데,
첫 번째 대안도 괜찮지 않았을까?

Dazu:
서동철
위 카프카의 일화를 듣는 순간 제 개인적으론 문득 불가의 가르침이 떠오르더군요. 해탈이냐 윤회냐 하는 문제 말입니다. 생의 굴레를 벗어나는 해탈의 경우는 첫 번째, 그러지 못하는 끝없는 반복의 도가니는 두 번째 대안에 얼추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망상이죠.

카프카 예술의 그 과격함, 일상적 삶이냐 예술적 삶이냐의 그 엄청난 간격에도 불구하고 삶이라는 울타리에 같혀 있음은 카프카 예술 또한 두 번째 대안에 속한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카프카 스스로도 첫 번째 대안으로는 삶뿐만 아니라 예술까지도 내팽개쳐버리는 짓이니 꺼림직 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단지 이를 상정하는 경우 한 가지 미심쩍은 부분이 남게 됩니다:
카프카한테 새 인형을 받은 아이가 생글거리는 얼굴로 다시 뛰어 노는 모습은 카프카의 예술적 기본 토대에서 이탈한 모습이 아닌가 하는 점이죠. 희망은 세상에 널려 있지만 오직 사람에게는 없다는 카프카 어둠의 예술 말입니다. 허나 >>아이<<는 특별한 존재다 여긴다면...

이런 식으로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다보면 짧은 일화를 빌미로 꽤 긴 글을 만들 수도 있다 보입니다.

zo
카프카의 고통의 산물인 그 예술을 우리는 즐길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전 이 답변글을 읽으면서 말년의 톨스토이를 떠올렸습니다. "일상적 삶도 예술적 삶"도 팽개쳐(?) 버리려 노력한 톨스토이에게 자신의 예술적 끼를 억누르는 노력은 "존재를 배반한 행위" 였을텐데...그래서 톨스토이는 모순투성이의 위대한 예술가가 아닐까...

저는 카프카와 물고기 일화를 읽은적이 있습니다.

자주가던 찻집의 수족관 앞에서 물고기를 한참 들여다보던 카프카가 말했습니다.
"이젠 니 친구들한테 더이상 미안하지 않다~"
채식만 하기로 결심한지 얼마 안되서 였다고 합니다. 자주가던 찻집, 자주보던 물고기지만, 생각의 전환이 세상을(물고기와의 관계를) 달리보이게 하는 경우인것 같습니다. 종교적 체험, 충격적 사건, 영화 한편, 하다못해 식이요법 까지도 세계관에 영향을 미치나 봅니다.

기왕 물고기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아리조나 드림> 이란 영화에 "물고기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물고기는 이미 모든걸 알고있기 때문이다" 라는 말이 나옵니다. 생각하고 괴로워하고 고통받는 인간들을 대비시키려 한듯... 저도 유학생활을 하곤있지만, 공부의 목적은 (지식)축적이 아니라 버리고, 비워나가는 것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카프카와 불교 얘길 읽다보니 저도 여기까지 왔습니다....emoticon

서동철
"공부의 목적은 (지식)축적이 아니라 버리고, 비워나가는 것", 참 고마운 말씀입니다.
단지 이에 한 가지를 더 첨가해 삼박자를 제게 허락하신다면 - >>나눔<<을 말씀드립니다. 즉 버리고 비우고 나누는 과정으로서의 生, 참으로 멋진 사람의 사는 모습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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