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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음악과 형식미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996회 작성일 06-10-21 00:44

본문

음악과 이데올로기와의 관계 뿐만이 아니예요. 제가 또 개인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점은 음악의 언어적 서술이죠. 와인 내지는 녹차나 보이차 맛의 언어적 서술도 곁들여서. 예를 들어 비트겐슈타인이 뭔 말을 씨부렁거리느냐 하면, 자기는 부르크너 교향곡은 영화 음악으로 쓸 수 있다 상정할 수 있으나 브람스의 그것은 이를 상상하기가 힘들다 지껄이거든요. 이게 도데체 뭔 말이냐 이거죠. 대체 이 양반 뭘 그리 골똘히 들었길래 영화 음악이 되는 교향곡이 있고 그렇지 않은 교향곡이 있다는 말인지...
이 와중에 언젠가 님이 제게 주신 멋진 말씀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음율이 지닌 원시적 동일성으로서의 개방성이 서로 다른 것들을 생산한다는 사실"
크~ 다시 들어도 취하는 말입니다.

언어적 서술이든 영화적 서술이든 이는 일종의 형상화라고 봅니다. 내부의 그 무엇인가를 밖으로 끄집어 내서 보여주는 과정이랄까. 음악 그 자체가 갖고 있음직한 그 무엇, 이를 저는 주제 넘게 형식미라 말씀드렸는데, 이 놈의 '형식'이란 말이 자꾸 걸기적거린다는 불쾌함이 솟구치네요, 그래 그 무엇이 우리들의 눈에 보이는 일정한 모양새를 갖춘다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마치 끊임없이 흐르는 시냇물을 한 옹기에 받아낸다고나 할까...
님은 이를 "해결"이라 말씀하시는데, 저는 오히려 방금 말씀드린 의미에서 구체화라 하렵니다. 어찌 보면 끌어 내리는 것이요, 어찌 보면 구천에 떠도는 혼을 불러 육체를 빌려주는 행위라 할 것입니다. 언어라는 또 영화라는 예술적 육체를 빌려 주는 것이죠.
그럼 음악은 예술 아닌가? 스가발, 그러니 많이 특이한 예술인 셈이죠. 특히 그 고상 찬란한 고전 음악이라는 예술은.
제가 문제시 하는 점은 바로 이러한 구체화의 과정에서 나온 작품 속의 이러한 이중적 면이 서로 아구가 맞느냐 맞지 않느냐 하는 그 통일성에 대한 문제 의식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럼 적절한 기준 내지는 잣대가 있을 법도 하지 않느냐 하는 식의 질문이 떠오를 수 있겠죠. 덧붙여, 영화를 놓고 예를 든다면, 이러한 시각적 구체화에 걸맞지 않는 음악이 있다면, 그 음악의 작곡 과정이 어떠했는가 하는 점 또한 같이 생각해 봄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다시 말하면, 브람스가 자신의 곡을 작곡할 때 과연 머릿 속에서 모종의 구체적 그림이나 아니면 오케스트라의 구체적 연주를 염두에 두고 작곡을 했을까, 아니면 자신이 갖고 있는 작곡 이론의 그 체계에 너무 충실하지는 않았을까, 어쩌면 이러한 충실함이 그의 곡에서 엿볼 수 있는 건조한 논리로 그 흔적을 남기고 있지 않는가 등등의 잡설을 풀 수 있지 않을까...
음악은 음악이다 하시며 음악 그 자체의 독립성을 주장하시는 님의 의견에 저 역시 십분 동의합니다. 저의 언어적 서술은 음악이 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즉 음악이라는 예술이 뭐인가 모자라 이런 부족함을 언어 예술로써 메꾸어보자는 말씀이 아니었고요, 오히려 두 예술간의 상호 대화를 시도해 보고자 하는 욕심을 표현했을 따름입니다.
단지, 고백컨대, 음악에서 언어로의 전환에는 박수를 치나 거꾸로 언어에서 음악으로의 전환 - 만약 가능하다면 -에는 저 많이 주저합니다. 음악이 제게 뻗치는 힘을 느끼니 이리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추억 속에서 심수봉의 곡이 갖는 그 힘은 이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나 할까요. 경험적 산물보다는 님이 말씀하신 "음율이 지닌 원시적 동일성"에 훨씬 가깝다 말씀드립니다.
사실 전 음악 없으면 시체에 불과하니 말입니다.

이왕지사 음악을 중심으로 예술에 대한 말나눔이 벌어졌으니 이 어리석은 자의 기본 예술관이랄까, 뭐 그런 가소로운 생각에 대해 짧은 말씀 드리렵니다. 지금까지의 말나눔과 관계가 있을랑가 자신은 없읍니다만,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으니, 무에 상관이냐 싶고요.
제가 좋아하는, 제대로 되었다고 치는 모든 예술에는 긴장감이 있습니다. 무슨 긴장감? 팽팽한 긴장감. 무슨 팽팽한? 이 팽팽한 긴장감은 두 가지의 상반된 힘에 의해 탄생됩니다: 그 하나는 인간의 야수적 본능이랄까, 거칠은 것, 늑대의 그 울음 소리, 잔인한 것, 꾸밈 없음, 지 좆대로, 날카로운 것, 뭐 그런 원시적 힘으로 대표되고, 또 다른 하나는 바로 이러한 방정맞고 방탕스럽고 방만한 것들을 조여대는, 꾸미는, 세련화 시키는, 그 날카로움을 뭉특 내지는 두리 뭉실 깍아 버리는 그런 문명적 힘으로 대표됩니다. 쉽게 말씀드려 본능적인 힘과 이성적인 힘이라 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 합니다.
예술의 감칠 맛은 허나 이 쪽에로 저 쪽에로의 지나친 치우침 없는 이 상반된 두 힘이 맞서 서로를 물리치려는 그 처절한 싸움판의 팽팽한 긴장감에 있다는 횡설수설이죠. 맞물려 돌아간다고나 할까요. 제 맘에 드는 예술 작품 - 음악, 미술, 언어 예술 등등 -은 이 긴장감이 살아 있고요, 제 맘에 들지 않는 예술 작품은 너무 원시적 힘에 기울어져 있든가 아니면 너무 문명적 힘에 기울어져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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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Lisamarie님의 댓글

Lisamar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브루크너의 심포니는 ,작곡가 자신의 언어가 일단 밖으로 그리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것 처럼 느껴 집니다.
자신의 언어는 나지막 한데 비해 브람스는 그의 언어가 강하고 확실해서 듣는 이에게는 상상의 공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즉 그의 음악은 음악만으로 절대적이라 다른것과 '합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봅니다.

음악역시 언어 입니다.
문학에서 작가가 자신의 사고와 느낌을 다른이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글쓰는 법 ' 이라는 매체 Material 의 형식에 충실히 따라야 합니다. 즉 글을 쓰줄 알아야하고 세포인 맞춤법을 비롯 단어선택 , 문장구성 , 표현법 문단구성등등 .
이 형식의 습득을 위해 재능외에 오랜공부가 요구 됩니다.
음악역시 자신의 마음과 머리속에 있는 것을표현하기 위해 이 매체를 극단적으로 잘 다룰수 있는사람만 작곡가가 되는 것이지요. 브람스가 작곡을 할때 , 우리가 상상하는것을 말로 글로 자연스럽게 표현 하듯 , 그의 사고와 느낌을 ,음을 형식을 통해 표현 하는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을 겁니다. 물론 글 수정 하듯 많은 수정과정을 거치치만 .
듣는이 역시 이 형식이라는 약속이 없으면 이해를 할수있는 방법이 없지요.
여기서 말하는 이가 같은것을 말해도 듣는이가 각각 다르게 듣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런데 브람스의 경우보다 브루크너의 경우는 듯는이가 좀더 자유롭게 들을 여지가 많다고 봅니다. 

님이 긴장감 ㅡ아마 독일어로  Spannung ㅡ 이라고 말씀하시는것은 예술의 생명 입니다.
음악 중에 가끔 그 하찮아 보이는것같은 1초도 안되는 숨표의 순간에 얼마나 많은것이 압축되어 있는지.
내가슴을 혼을 조이는 그 순간들의 연속이 , 생의 아주 일상적인 , 흔한 모든것들 조차 고도로 압축되어 표현된 그 순간들의 연속이 음악이랄까..

서동철님의 댓글의 댓글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독어의 개념을 염두에 두고 드린 말씀은 아닙니다만, '긴장감'을 Spannung으로 이해함에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뭐라 할까..., gezähmtes Wildschwein이라고나 할까요.
방금 전에 김치를 담궜는데,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소금에 제대로 절여진 배추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너무 적게 절이면 김치에 배추의 기가 너무 거세게 드러나 맛이 없고, 너무 많이 절이면 그 기가 너무 죽어 버려 또 맛이 없고 말이죠.
우리 말에 또한 쫄깃쫄깃하다는 표현이 있는데, 어쩌면 위의 긴장감에 걸맛는 맛이 아닐까도 싶고...

Lisamarie님의 댓글

Lisamar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저는 음악의 순수한 형식미를 사랑 한답니다.
 5성부의 3주제의 푸게등을 통해서 .( fuenfstimmige Trippelfuge )

서동철님의 댓글의 댓글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즈음 다시금 Bach의  Kunst der Fuge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스스로 뭐인가 만드는 일에 들여야 할 시간을 너무 많이 뺏기지 않나 싶으니 난처하기도 합니다만, 신나는 공부거리임을 부정하지는 않으렵니다.

Lisamarie님의 댓글의 댓글

Lisamar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럼 내치신 김에  Bach  musiklisches Opfer 까지 공부 하시면 .^^  그중 한 테마를 딴, 윤이상님의      Violin Solo  곡  Koenigliches Thema 라는 곡 들어보셨는지요. Bach 가 동양의 모습과 음으로 다시 나타 납니다.
저는 정말 놀랐습니다.  음... 왜그런지  세삼 서동철님이 떠올라요. ( 그분에게 댓글을 쓰고 있는 중이라서가 아니고요 ^^ )

서동철님의 댓글의 댓글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윤이상, 독일 음악계가 극찬을 아끼지 않는 훌륭한 님이십니다. 한국에서 건너 온 후학들을 위해서도 물심 양면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님의 1986년 작품 Mugung-Dong 역시 즐겨 듣습니다. 無窮-動, 즉 常動曲 서양말로 perpetuum mobile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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