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포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Home > 독일개관 목록

문화예술 베케트 – 진정제(앞 부분)

페이지 정보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10-12 10:37 조회2,948

본문

Samuel Beckett(1906-1989)

Das Beruhigungsmittel: Le calmant (entstanden 1945)

"진정제

나는 내가 언제 죽었는지 더 이상 모른다. 언제나처럼 보이듯, 나는 늙어 죽었으며, 아흔 살을 전후로, 더욱이 어떤 세월이었던가, 그리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이 이를 보였다. 허나 오늘 저녁 얼음같이 차가운 내 침대에 혼자 누워 느끼기를, 나는 그날보다 더 늙을 것이다, 하늘이 모든 자신의 빛들과 함께 내 위에 떨어지던 그날 밤보다, 내가 멀리 떨어진 땅 위에서 방황한 이래 줄곧 그렇게 면밀히 바라보았던 그 하늘 말이다. 왜냐하면 오늘 저녁 나는 내가 부패되는 소리를 들음에 [...] 너무 많은 두려움을 품고 있다. 나는 그래 내게 이야기를 하련다, 나는 나 스스로를 진정시키기 위해 나 스스로에게 또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 주려 시도할 것이며, 그리고 느낌에 나는 그러면서 늙을 것이다, 그날 보다 더, 내가 쓰러져 도움을 청했던 날, 또한 그 도움이 있었던 바로 그날보다 더 늙을 것이다. 아니면 나는 이 이야기 속에서 어쩌면 다시 땅 위로 올라갈지도, 죽은 뒤에. 아니다, 나는 죽음 후에 다시 땅 위로 올라갈 것 같지 않다.
"
(번역: 서동철)

죽은 후 땅 속에 뭍혀 몸뚱이가 점차 부패되어가는 즈음에 그 부패의 냄새를 맡으며 지껄인 이야기를 - 진정제 조로 - 자기 스스로에게 한다는 말이다. 이야기를 실제로 하는 주체는 죽었으나 그 주체가 바로 그 이야기 속에서 재생할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던진다. 예술의 (재)창조 찬미다. 재활, 부활에 대한 예술가의 끊임없는 도전적 모습이다. 이러한 '신성모독’이 '진정제’로 탈바꿈하는 순간이다.

혹시 내게 역시 지금 이런 '진정제'가 필요하지 않을까?
추천 0
베를린리포트
목록

댓글목록

아유해피님의 댓글

아유해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베케트의 사진을 보고있노라니 저렇게 늙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눈빛과 패인 주름살이 참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오늘 하루 얼마나 떳떳했는지 그가 자꾸만 물어오네요. 에고~


Home > 독일개관 목록

게시물 검색


약관 | 사용규칙 | 계좌
메뉴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