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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철학자와 예술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2,894회 작성일 06-07-04 15:25

본문

우선 두 가지 상이한 인간형을 설정하겠습니다: 철학자 형과 예술가 형. 철학자 형, 즉 학자 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만, 이 형은 자신을 내세우기를 좋아합니다. 털어 놓든 은연 중이든 쉽게 말씀 드려 자기 자랑을 서슴치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얼마 전 이 곳 독일 신문에 제가 알고 지내는 철학교수가 쓴 글이 실렸는데, 한 유명인사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입니다. 그런데 이 글에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사실은 이 양반 이런 기회를 또한 슬그머니 자기 자랑을 하는 기회로 삼는다는 점입니다. 자기가 이전에 그 죽은 양반 살아 있을 때 이런 저런 조언을 했는데 세월이 지난 연후에 자신이 옳았다는 확인이 되었다 뭐 이런 식입니다. 얼마 전에 한 다른 유명인사가 죽었을 때에도 이와 엇비슷한 말을 한 기억이 납니다. 물론 자신이 개인적으로 죽은 이를 경험한 이야기를 해가며 애도의 뜻을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무심코 지나치기에는 꽤 명백한 의도임에 이리 짚어 봅니다.

심심찮게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예로는 한국의 한 철학자가 자신의 가르침을 전달하는데 이 양반 또한 자신의 개인 경험을 종종 끄집어 냅니다. 그런데 그 모양새가 위 독일의 철학교수의 그것과 엇비슷함을 발견하매 쓴 웃음을 짓곤 합니다. 이 양반의 그 엄청난 지식과 좋은 뜻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아무리 이 양반이 낮춤이라는 가르침을 입에 침 말라가며 퍼뜨리려고 해도 은근 슬쩍 본인은 높임을 행하고 모습을 엿보니 적지 않이 씁쓰름해지더군요. 좀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주위 사람들로부터의 높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러니 그리 쉽게 낮춤에 대한 말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말입니다.

이와 다른 형이 바로 예술가 형입니다. 이 형은 다르다기 보다는 어찌 보면 정반대의 형입니다. 자기 자신을 깍아내립니다. 아니 무자비할 정도로 학대합니다. 그 한 대표적인 예로 제가 무지 사랑하는 Beckett를 들고 싶습니다. 단지 이 양반은 이러한 자기 학대의 모습을 예술로써 승화시키는 바, 이 예술이 전하는 전체 메시지 속에서의 그 자기 학대 모습은 역설적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그 예술적 가치가 높음에 그 예술이라는 형식 속에서 한 역할을 담당하는 자기 학대 모습 또한 이 높음에 따라 훌륭한 가치를 돋보이고 있습니다. 제가 옳게 보고 이런 말씀을 드리는지는 저 자신 장담을 못합니다만, 최소한 이 양반이 위의 두 학자 양반들 마냥 자기 자랑을 하는 모습은 상상되지 않습니다.

이 두 가지가 기본 형들이고, 이들이 엇박자로 조합된 부수적 형이 또한 두 가지 있습니다. 예술가가 철학자 흉내를 낼 때 풍기는 어설픔이 그 하나요, 이의 반대 경우가 또 다른 하나입니다. 첫 번째의 예로는 김지하가 떠오릅니다. 자기 소임에 따라 계속 썼으면 하는 예술 작품은 만들지 않고 무슨 사상이다 하며 철학자 행세하며 떠들고 다닙니다. 이 양반 또한 한 책에서 자신이 어렸을 때 신동이니 뭐니 소리를 들었다 하며 은근슬쩍 자기자랑을 서슴치 않는 위의 철학자적 작태를 서슴치 않습니다. 덧붙여 그 사상이라는 것도 내용을 가만 더듬어 보면 너무 엉성한 짜임새를 보이니 언급하고 싶은 마음조차 생기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철학자가 예술가인 양 하는 모습 또한 있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자기자랑을 해야 할 사람이 자기비하 하는 척 하는 모습입니다. 이 척이 중요합니다. 딴 사람 들먹거릴 필요 없습니다. 바로 제가 이 형에 속합니다. 단지 그래도 오기가 있다고 예술가로서의 길에 아직 끝을 보지 않았다고 굳세게 믿기에 희망을 버리지는 않고 삽니다. 진정한 자기비하를 선보이는 날이 분명 오리라 믿고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철학적 예술가 또한 예술가 아니냐 하는 버팀돌을 딛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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