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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파괴적 성격"에 대한 12 테제 - 벤 야 민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2,955회 작성일 06-06-23 15:16

본문

벤야민의 짧은 글 "파괴적 성격"을 거의 번역하다시피 요약해 보았다. 번호는 내가 임의로 붙였으며 ( ) 속의 글은 내 뱃속에서 나온 푸념이다.

파괴적 성격의 12 테제:

I. 이 성격은 단지 한 구호만을 알 뿐이다: 자리 확보. 그리고 오로지 하나의 행동: 치워버림. 신선한 공기와 자유로운 공간에의 열망은 그 어떤 증오보다 거세다.

(걸기적 거리며 당하지 말고 우선 잠시나마 밖으로, 저 푸른 초원으로 뛰어 나가라. 그리고 깊은 숨을 호하고 흡하라.)

II. 젊고 명랑하다. 부숨은 젊게 한다. 우리에게 남은 나이의 흔적들을 치워버리기 때문이다. 명랑하게 만든다. 이러한 치워버림이 본인에게 자신이 처한 현재 상황의 완전한 축소, 말하자면 그 근본 뿌리를 찾아냄을 뜻하기 때문이다.

(없이 삶은 건강하다.)

III. 일할 때 항상 새롭다. 그에게 속도 규제를 하는 것은 바로 자연이다. 최소한 간접적으로 말이다. 왜냐하면 그는 자연보다 먼저 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자연이 직접 나서서 그 파괴를 저지르기 때문이다.

(꼭 그렇게 살아야 하나? 항시 쫓기는 듯한 상태에서?)

IV. 눈 앞에 어떤 모습도 아른거리지 않는다. 부서진 자리에 무엇이 들어설지에 대해 관심이 없다.

(부수어 버리니 없더라, 끝.)

V. 자기 일을 함에 있어 단지 창조하는 일은 피한다. 마치 창조자가 스스로를 위해 외로움을 찾듯, 파괴자는 끊임없이 사람들, 자신의 영향력을 입증할 증인들에 둘러싸여 있다.

(무에서 유로와 유에서 무로의 차이.)

VI. 이 성격은 한 신호다. 마치 삼각기가 사방으로 바람에 휘날리듯 모든 방향으로부터의 구설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며 이에 대항해 그를 보호하려 함은 무의미하다.

(놀리는 건 좋은데 나중에 제 자리에만 도로 갖다 주세요.)

VII. 이해되어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이런 방향으로의 노력을 천박하다 본다. 수다 떠는 모습이라는 어찌 보면 가장 소시민적인 현상은 사람들이 오해 받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이루어진다. 허나 파괴적 성격은 오히려 오해되도록 내버려 둔다; 그는 수다 떨도록 고무시키지 않는다.

(사람이란 모름지기 줏대가 세야 한다.)

VIII. 소위 안경집-사람과 천적이다. 이런 사람이 자신의 안경집에서 편안히 자신이 해 놓은 업적을 남겨 놓는 반면, 파괴적 성격은 심지어 그 파괴의 흔적마저 지우려 한다.

(나는 사진 찍기도 그리고 찍히기도 싫어한다.)

IX. 전통주의자들의 최전선에 서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사물들을 만지지 못하게 철저히 보관 함으로써 이를 전달하는 반면, 또 다른 사람들은 상황들을 편리하게 만들고 제거함으로써 이를 전해준다. 바로 이들이 파괴적인 사람들이다.

(앞을 바라볼 때 특정 사물 하나에 초점을 맞추지 마라. 그 대신 얼굴 미간과 어깨의 양쪽을 잇는 삼각형을 긋고 이 삼각형이 포함하는 전체 면을 두루 볼지어다.)

X. 역사적 인간의 의식을 가졌다. 이들의 기본 정서는 사물들의 진행에 대한 거역할 수 없는 불신과 동시에 모든 일이 잘못 진행될 수도 있다는 점을 어느 때고 인지할 마음의 자세이다. 따라서 파괴적 성격은 신뢰 그 자체이다.

(Sapere aude!)

XI. 지속적인 것을 보지 않는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사방에서 길을 본다. 다른 사람들이 벽이나 산에 봉착하는 곳에서도 그는 길을 본다. 또 그렇기 때문에 모든 길에서 제거 작업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항시 단순 무식한 폭력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때론 세련된 폭력으로. 사방에서 길을 보니 그는 항시 네거리에 서 있다. 다음 길이 무엇을 가져올지는 한 순간도 알 수 없다. 지속적인 것은 폐허 더미에 버린다. 폐허 더미 때문이 아니라 그 더미를 뚫고 지나가는 길 때문이다.

(모든 것은 흐른다 - 헤라클리트)

XII. 삶이 살만한 가치 있다는 느낌으로 살지 않는다. 오히려 자살에의 노력이 그 대가를 지불받지 못한다는 느낌으로 산다.

(죽지 못해 산다고들 한다.)


너무 짧게 요약하지 않았나 - 그런가? - 하는 미안함에 벤야민이 자신의 짧은 글 서두로 내밀은 부분을 그럼 요약하지 않고 온전히 번역해 올린다:

"어쩌면 생길지도 모를 일인데, 누군가가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보면 자기가 삶에서 감수 했던 거의 모든 보다 더 깊은 인연들이 사람들에, 그것도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파괴적 성격<<이라는 그러한 사람들에 연유한다는 사실을 인지 하게 되리라. 그는 어느 날, 어쩌면 우연히, 이러한 사실에 봉착하며 그를 어리둥절케 하는 충격이 크면 클수록 그 파괴적 성격의 서술을 위해 그에게 주어진 기회는 더욱 더 커진다."

(누가 또 인문학자 운운하며 시비를 걸까 두려워 - 나도 참 많이 순해졌다 - 위 글의 정확한 출처를 밝힌다. 학적인 글에서 인용하듯 말이다:
Illuminationen, Frankfurt a. M. 1977, S. 289-290)

Dazu
미류가:
문득 잠에서 깬 때가 새벽 세 시였는데 전등빛이 너무 눈부셔서 어리둥절해 하다가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었다.
엄마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폭발음처럼 쏟아지던 빛과 함께 엄마의 부재는 줄거리 없이 뚝 떨어져 나동그라진 모습으로 나를 압도했었다.
어드메인지 모르지만 그도 내가 거하는 이 절박한 행성의 어느 갈비뼈 사이에 있을 것이므로 아무렇지 않고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 진심일까?
원하고 원함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의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을 만났을 때 국민학생 시절의 아이와 같은 모습이 된다.
교장 선생님의 지겨운 말씀이 이어지는 동안 운동장에 일 미터 간격으로 또박또박 서 있던 뙤약볕 아래의 아이들은 무엇을 했을까..
발끝을 세워 그림을 그리고 땅을 문지르고 빨갛게 부풀어오른 숨을 훅 뱉어내던 그 조그만 가슴의 아이들은 무슨 생각들이었을까..
가만히 붙박혀 자기 속생각에 몰두하고 있으면 때가 이르기도 하였었는데..
참.. 슬프다.
여러 말이 북받치지만 말해 뭐하겠나. 마음 기울일수록 서러움만 더할 텐데..
그가 흐르고자 하는 그 길을 어찌 나의 욕망으로 구부리겠다하는 억지를 부리겠나..
음색이 좋아지지 않는 피아노를 번번이 내뱉고 도리질하던 나의 못된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고 싶어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을 죽자사자 들었었던 그 지독함으로 새로 나를 길들이며 숨죽이면 더 이상 욕망하지 않을 때가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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