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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괴테와 쉴러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3,144회 작성일 06-05-01 00:5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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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선 작년이 쉴러의 해였다. 사후 200주년 기념. 왁자지껄했다. 특히 쉴러 박물관이 위치한 옛 동독 지역의 바이마르 시에선 거의 축제 분위기로 흥청거렸다. 괴테 집도 그 옆에 버젓이 버티고 있으니 문화 사업 장소로선 시간과 더불어 이문 챙기기에 딱이다.

바로 이 바이마르 시의 국립 극장 앞에 가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괴테와 쉴러의 동상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괴테 집도 가야 하고 바쁘다고 그냥 흘낏 눈길 한번 보내고 지나치지 말고 그래도 조금은 더 이삼분 가량 여유를 갖고 가만 들여다 보면 재밌는 모습을 훔쳐볼 수 있다:
괴테는 땅을 지긋이 내려다 보는 반면 쉴러는 고개를 쭈뼛 쳐들고 하늘을 치어다 보고 있다.

두 양반들 워낙에 유명하다 보니 이런 저런 구설수가 많은 것은 당연지사, 살아 생전 친분이 두터웠음을 보여주는 사후의 동상에 대해서도 구설수는 끊이지 않으니, 들리는 즉슨, 쉴러는 이상주의자였으니 그렇고 괴테는 현실주의자였으니 그렇다 떠들어댄다.
맞는 말인가?

괴테가 현실주의자였는지에 대해서는 오늘 차치해 두고, 쉴러가 이상주의자였음은 그렇게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다. 자신의 철학적 바탕을 칸트에게서 남달리 깊숙히 찾았다는 점도 이에 한 몫을 하나, 무엇보다도 이 양반의 예술관, 그것도 동상에서의 쳐든 고개가 암시하듯 일반 대중들, 그러니까 자신의 예술을 찾고 찬양하는 예술 수용자들에 대한 배려를 애써 무시하는 태도에서 그 증거를 찾는다. 한마디로 말해 자기는 사람들이 자신의 예술 작품을 어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는 콧대 높은 모습이다. 그네들이 저 하늘의 이상을 향해 울부짖는 나의 예술에 대해 뭘 알겠냐 하며 뻐기는 모습인 듯도 하다.

쉴러가 피히테한테 편지질 했다:
"이 관객들을 위해 글을 쓴다 생각하면 내 자신 불행하다 여기게 됩니다. 아니 일반적으로 말해 도데체 관객들을 위해 쓴다는 사실이 한번이라도 내 머릿 속에 떠오른다면 말입니다. 시대의 성격에 직접적으로 대항함이 제 작품들의 정신을 형성하죠."

바로 소위 천재 미학이요, 그 당시의 고급 문화를 이끄는 주체로서 자신과 같은 높은 교육을 받은 엘리트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이러한 사고 방식은 그 모든 긍정적인 문화에의 기여에도 불구하고 예술 창작자와 수용자간의 건강한 사회적 관계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작품이 독자 내지는 관객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전혀 상관이 없다는 태도를 취하지 않는가 말이다. 이 상처의 흔적은 지금까지도 독일의 예술계에서 심심찮게 엿볼 수 있다.

그럼 괴테는?
사실 그 당시 맺었던 괴테와 쉴러의 예술적 연대의 강화에 두 양반들의 공통적인 관객들에 대한 적개심은 결코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
"예술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그 작품의 완전성에만 골몰하지 그것이 관객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실상 작품의 완전성 만큼이나 그 작품의 전달성 내지는 영향에 대한 고려 또한 중요하지 않을까? 예술 작품이 예술을 즐기는 일반 대중들의 삶에 이런 저런 모습으로 그 힘을 과시한다는 엄연한 사실을 아예 무시해 버림은 바로 이러한 삶을 부정한다는 가멸찬 사고 방식의 소산이 아닐까 말이다.

오히려 이를 긍정하는, 그럼으로써 일반 대중들이 예술을 통해, 비록 수동적이나마 예술에의 참여를 통해 자신들의 삶을 새로이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엄청난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이를 예술과 관객의 분리로써 애써 무시함이 어찌 마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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