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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두 개의 전시회 Mode of Art와 HEAVEN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백기영이름으로 검색 댓글 1건 조회 5,867회 작성일 02-03-10 07:48

본문

작성일 : 2000/03/11 조회수 : 92




◆ 두 개의 전시회 Mode of Art와 HEAVEN



▶ Mode of Art



art01.jpg

◁ 21세기를 선도할 독일의 청년작가들을 한자리에 모은 뒤쎌도르프 쿤스트 페어라인의 전시 소식

 



"예술의 유행" 어찌 보면 예술에게 치욕스럽게 들리는 표현이다. 예술에도 유행이 있다? 순수한 창조를 목표로 하는 예술가들이 독창적인 자기만의 창의적인 세계를 버리고 다른 예술가들이 하고 있는 분위기에 휩쓸려 우르르 몰려다니는 꼴이란?



지금 우리 시대의 예술은 한편에서 숭고와 저속 사이에서 재주를 피우고 있으며, 한편에서는 예술과 비예술의 사이에서 사람들을 우롱하고 있다. 1960년대 "팝아트"의 뜨거운 열풍 이후로 예술은 더 더욱 전혀 대중적이지 않으면서 대중문화의 한 형태를 지속적으로 따르고 있다. 새로운 팝송이 유행했다가 사라지면 또 다른 곡이 한달 전의 그 가수를 제치고 다시 머리를 드는 것처럼.



이런 현상에 대해 미국의 미술 전문 저널리스트였던 톰 울프는 그의 책 "현대 미술의 상실"(박순철 역, 열화당)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 시대 예술계는 마치 등 짚고 뛰어넘기를 하는 어린이들의 놀이와 흡사하다. 하나의 등을 집고 넘으면 또 하나의 등이 나타나고 하는 것과 같은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젊은 예술가들의 유일한 과제는 자기 앞에 놓여진 등을 확인하는 것이고 그것이 확인되면 집고 뛰어넘어야 한다. 집고 뛰어넘은 자는 어느새 앞으로 달려가서 허리를 구부리고 자신의 등을 갔다 댄다. 등을 집지 않고 우회하는 것은 반칙이다. 그런 고로 정확히 자기 앞의 선배가 어떠한 예술개념으로 그 자리에 도달했는지를 알아야하고 그것을 확인한 자는 그를 뛰어넘는 또 다른 예술 세계를 보임으로서 그를 넘는 것이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예술의 유행"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 시대 예술의 이러한 형태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시대 젊은작가들의 취향과 경향을 정리함으로서 다가오는 시대의 예술의 모습을 조망해 볼 수 있는 것은 지금의 예술의 경향성을 짐작하는, 그야말로 가장 진보적인 형태의 전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계단을 올라서면 하얀 돌가루로 반짝거리는 것 같은 50×30 cm 정도의 석판이 허리 정도 높이에 달려 있는데, 거기에는 다음과 같이 써 있었다. "여기에 침을 좀 뱉어주세요." 침을 뱉으면 무슨 기계반응이 있어서 소리가 난다든지 불이 들어온다든지 할 것 같은 기대로 침을 뱉었다.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자 주변에 서 있던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순간 나는 머리를 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이 작가가 미술을 철저히 조롱하는구나!' 뱉은 나의 침이 서서히 흡수되면서 흘러내렸다. 예술을 전면적으로 부정함으로서 자신의 행위가 예술의 자리에 들어서게 하는 톰 울프의 "등 짚고 뛰어넘기" 기술의 완숙함을 보여주는 작업이었다. 누군가가 그의 작업을 '멋진 등 짚고 뛰어넘기 기술'로 간주한다면 그는 어떻게 그를 뛰어넘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art02.jpg

◁ "mode of Art"전시가 열렸던 전시장 광경. 전시실 중앙에 보이는 것은 조각인지 혹은 전시실에 놓여진 테이블인지를 알 수 없게 해놓은 입체 작업



중앙전시실에 들어서면 바로 눈에 뜨이는것이 물감을 죽죽 짜서 만화에서나 볼 법한 토끼의 두상을 200호 화면에 가득 그린 그림과 그 건너편에 키스에 열중하고 있는 남녀의 장면을 같은 기법으로 그린 회화 작업이었다. 작가가 대하는 회화에 대한 이해가 배짱 좋은 어린아이 같았다. 잘 그려야겠다는 의지보다는 그리는 행위가 나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더욱 돋보이는 작업이었다. 지금껏 누구도 튜브로부터 물감을 짜는 행위가 그리는 행위임을 증명해내지 못했기에 익살스러운 모티브들을 물감 튜브를 죽죽 눌러 짜서 그리는 그의 그림은 독창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전혀 회화의 소재로 적합하지 않은 때묻은 토끼의 모습이 크로즈업 되어 나보다 더 큰 형태로 내 앞에 우두커니 서있다. 절로 웃음이 픽 나온다. 난 그림을 보고있다 그저... 때로는 심각한 작업 열 개보다 위트있는 하나의 작업이 미술관에서 묻은 스트레스들을 씻어준다고 생각했다.



패션잡지의 다양한 포즈의 모델들을 오려내어 그 뒷모습이 보이도록(거기에는 텍스트가 보이기도 하고 조금씩 그림들도 잘려들어가 세련된 패션모델들의 포즈는 간신히 외곽선으로만 남는다) 벽에 가득 오려붙인 아주 단순한 아이디어지만 우리의 사고를 한번 전화시켜주는 작업도 있었는데, 단순한 아이디어로 복잡한 예술들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 테이트 갤러리의 '천국' 전시회



art03.gif



"<천국>전시가 여러분을 감동시킬 것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열려진 이 전시의 중심 테마는 "우리 시대의 종교적 경험과 그것의 예술과 대중 문화내에서의 변형"이다. 이 전시는 1999년 6월 30일 부터 10월 17일 까지 뒤쎌도르프의 쿤스트할레에서 열렸는데, 약 36명의 국제적인 작가들이 참가하여 진행되었다. 들어가는 전시장의 정문 계단에는 섬유작품이 분홍빛의 가상현실 세계로 우리를 안내했다. 문어발처럼 치렁치렁한 섬유조각이 실내공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간은 마치 거대한 동물의 내장속에 들어 있는 것 같거나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전해 주었다. △ 위 그림을 클릭하시면 TATE GALLERY의 "haeven" 전시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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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ng Fu, Unter den Sternen, 1999, Polyesterharz, Glasfaser, Oelfarbe, je 27x71x131 cm, Courtesy Wang Fu, Photo: Heike Rosenbaum



올라가는 계단의 좌우편에는 편안히 누워잠든 어린 아기들을 플라스틱 조각으로 만들어 화려한 색깔의 이불 모양을 칠한 중국작가 왕후의 작업이 산업사회에 잊혀진 아기의 꿈을 플라스틱으로 박제해 놓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 전시의 성격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던 것은 "천국"이란 단어에 대한 이해 때문이었다. "천국"은 죽음 이후의 저 세상을 일컫는 기독교적 표현이다. 그러므로 서구사회에서 합리적 사고로 설명되어지지 않는 종교적 개념의 "천국"을 그것도 미술 전시의 테마로 잡았다는 것에 대한 의구심에서 뿐 아니라 이 전시가 말하고자 하는 종교적이란 개념은 일반 종교를 총칭하거나 혹은 우리 시대 우상화된 혹은 물신화된 대중 우상을 포함하는 새로운 종교적 미래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대표적으로 "천국을 위한 의상 "작품은 천국이나 파라다이스의 환상적 이미지를 수용한 작업으로 이해되었고, 마리오 모리의 사진 작업 또한 동양의 "무릉도원" 혹은 지상의 낙원을 꿈꾸는 듯한 몽상적 분위기를 그리고 있다.



더 나아가 이 전시가 Yinka Shonibare의 우주인같은 괴물(괴물이라고 부르면 이 친구들이 싫어할 것처럼 익살스럽게 생겼다) 뭄과 닷(Mum and Dad)을 포함한 것을 보면 천국의 이미지는 외계인이나 미래의 우주 어딘가에 존재할 법한 존재에 대한 기대를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이 세상 저편에 대한 상징적인 존재는 마리아를 대신한 다이아나 황태자비인데, "천국"이라는 테마가 그동안 서구의 예술사에서 그러해던 것처럼 심판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야기하거나 아기 천사들이 날아다니는 상투적인 이미지를 기대했던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그러면 20세기를 정리하는 이 무렵에 왜 하필이면 천국일까? 우리 세기에 모더니즘의 프로젝트 속에서 "천국"이니 "파라다이스"하는 개념은 더 이상 중요한 개념이 아니었다. 오히려 대중들에게는 대중의 우상(스타들)의 죽음을 생각할 때 한번 본 적도 없고 역사적 실재인지 신화적 존재인지도 알수없는 마리아, 예수에 대한 신앙보다는 오히려 더욱 애잔한 감동을 가져다준다. 대중의 우상들은 다이애나와 같이 죽음 이후에도 우리를 세상의 저편에까지 인도하는 인도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매우 상징적인 존재가 되어 우리들 앞에 예술의 이름으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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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Studio Demetz, Lady Diana als Manonna, 1999, Lindenholz, 176 cm,  Courtesy Art Studio Demetz, Konrad Piazza/ Luigi Baggi. Photo: Horst Kolberg







또한 제프쿤스가 만든 키취 스타일의 마이클 잭슨과 그의 애완동물 원숭이 조각상이 있었는데, 이 원숭이와 함께 있는 마이클 잭슨의 조상은 조악스럽지만 대중들의 부러움을 사는 대중가수의 영예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없는 모든 것을 소유한 소유주이다. 가식스럽게 꾸며진 산업사회의 상품처럼 미소짓는 그의 얼굴 속에는 자본주의의 풍요가 기름지게 흐르고 있었다. 그의 낙원은 이러한 풍요속에 존재 한다.



▶  후일담







Justen Ladda, Dress I-IV, Stahl, Olfarbe, Acryl. Courtesy Justen Ladda. Photo: Horst Kolberg



전시를 보고 돌아와서 Mode of Art에 관한 카탈로그를 주문했다. 한 두 주가 지났을까, 베스트 펠리쉐 미술관의 서점에서 연락이 와서 책을 받으러 갔는데,이거 웬일인가? 카탈로그에 실린 그림이 내가 본 그림의 반밖에 안되는 것이다. 주문을 취소하고는 학교 도서관에 가서 다시 내가 본 전시 카타로그를 주문했는데, 도서관 사서 아줌마가 그 전시가 Mode of Art 가 아니라 Heaven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관련 카탈로그를 보았더니 거기에도 작품은 거의 반 밖에 실리지 않았다. 아리송한 생각에 일단 Mode of Art에 관해서 정리를 시작했다. 아주 특이한 것은 이 두 전시가 있었던 장소가 하나는 뒤쎌도르프 쿤스트 할레로 되어 있고 하나는 뒤쎌도르프 쿤스트 페어라인으로 되어 있다는 것인데, 분명한 것은 내가 한 장소에서 Mode of Art라는 제목으로 두 전시의 내용을 다 보았다는 것이다. 쿤스트 포름의 전시 리뷰란에는 각기 다른 전시로 기간도 달리 적혀있었다.



독자분 중에도 이런 경험이 가지신 분이 있으신 지 모르겠다. 이 전시는 한 건물에서 일정 기간동안 같이 진행되었고, Mode of Art는 독일 국내 전시라 작품수가 Heaven에 비해 현저히 적음에도 불구하고 홍보가 잘 되었고, 나는 이 모든 전시가 Mode of Art라고 착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사실 Heaven은 리퍼플의 테이트 갤러리에서 2000년 2월 27일 까지 계속해서 연장되고 있는데, 독일의 몇몇 미술잡지로부터는 엄청난 혹평을 받았다.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어떻게 이렇게 서로 테마가 다른 전시를 섞어 놓을 수 있는지와 전시장 안내 미술행정의 부실함이다. 어느 작품이 어느 전시의 소속인지를 전혀 알 수 없는 전시장 배치가 나와 같은 실수를 하도록 만들지 않았나 싶다.



- 백기영(http://members.tripod.co.kr/Peik/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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