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포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커뮤니티 새아리 유학마당 독어마당
커뮤니티
자유투고
생활문답
벼룩시장
구인구직
행사알림
먹거리
비어가든
갤러리
유학마당
유학문답
교육소식
유학전후
유학FAQ
유학일기
독어마당
독어문답
독어강좌
독어유머
독어용례
독어얘기
기타
독일개관
파독50년
독일와인
나지라기
관광화보
현재접속
367명
[독일개관]독일에 관련된 유용한 정보를 이곳에 실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게시판은 독일관련 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한 곳입니다. 그러니 1회용도의 글(구인,질문 등)은 정보의 가치가 없으므로 이곳에 올리시면 안됩니다.

철학 헤라클리트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6,223회 작성일 09-02-06 23:33

본문

판타 레이, 내 책상 위 한쪽 구석에 놓여 있는 인쇄예술작품에 박혀 있는 고대 희랍어 문구다. 소크라테스보다 먼저 살았던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리트가 외치는 가르침이다. 모든 것은 흐른다 내지는 모든 것은 움직임 속에 있다라는 뜻. 거꾸로 말하자면 아무 것도 머물러 있지 않다는 뜻이다. 낮이 가면 밤이 오고 여름이 가면 겨울이 오며 아침이 지나면 저녁이 다가오고 봄이 지나면 가을이 다가온다. 인간지사 새옹지마라는 세속의 가르침 역시 어쩌면 판타 레이에서 그 철학적 내지는 형이상학적 뒷받침을 얻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모든 것은 항시 변하고 오직 그 변함 자체만이 변하지 않을 뿐이다.

헤겔은 이러한 헤라클리트의 가르침을 빠짐없이 자신의 주저 '논리의 학'에 고스란히 받아들였다고 고백한다. 특히 제일 앞 부분의 '있음의 논리'가 말하는 '있음'과 '없음'은 똑같으며 참된 것은 '되어감'이라는 형이상학은 헤라클리트의 가르침을 시대와 장소에 걸맞는 말글로 펼친 것에 다름 아니다. 나아가 '되어감'을 '있음'과 '없음'의 통일체로 보고자 함은 상반된 것의 통일을 최고의 원칙으로 삼고자 하는 서양 예술철학의 심장부에 박혀 있는 사고방식이기도 하다. 그래 니이체 역시 헤리클리트는 절대 늙지 않는다는 말을 내뱉지 않았나 싶다. 조금은 더 쉽게 말하자면 참은 있음에서도 그리고 없음에서도 찾을 수 없고 오로지 있음에서 없음으로 옮겨지는 또는 그 반대의 방향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자리하고 있다는 가르침이다. 삶과 죽음이라는 단순대립보다는 오히려 삶에서 죽음으로 향하는 삶의 총체적 과정 속에 바로 참을 자리매김한다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그래 이를 소위 '생명성의 원리'로 추켜세우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허나 내 눈에 이보다 더 귀중하고 훌륭하게 보이는 그의 가르침이 있다: '내적으로 다양한 하나' - 각각 다른 모든 것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통일체를 그리고 있다. 휄덜린은 이를 자신의 편지소설 '히페리온'에 인용하며 미학의 근본개념인 '아름다움'의 바탕이라고 말한다. 동시에 철학이 여기에서 파생되었다고 울부짖는다. 근데 대체 이게 그럼 뭔 말이냐? 따지고 보면 위의 '움직임 속에 있음'과 다르지 않은 뜻인데, 단지 보는 시각을 쪼께 달리 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각의 차이가 일으키는 효과에 있어 내게는 윗 놈보다 더 귀중하고 훌륭하게 보인다. 마음 속에 품고 있는 한 생각을 글을 통해 밖으로 드러냄에 있어 휄덜린의 인용구가 세상에 훨씬 더 잘 알려져 있는 판타 레이보다 더욱 튼튼한 힘을 자랑한다 여긴다. 다양한 모든 것들을 하나로 꿰뚫는 통일성을 제대로 그리고 있으니 말이다. 휄덜린이 부르짖듯 짜장 '큰 말'이다. 독일고전철학의 탄생 시기 사상발전에 때론 결정적인 역할을 맡았던 '헨 카이 판' 그러니까 '하나요 모두'하는 철학적 원칙은 이러한 '아름다움'에 바탕을 두는 생각이다. 

모두가 서로 다름으로 인해 치고 받고 하는 싸움판에서 그래도 하나로 아우러지는 그런 모습이 아름다운 모습인 게다.  화해는 싸움의 한 복판에서 이루어져야 하느니.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독일개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287 문화예술 로고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10-16
1286 문화예술 로고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10-16
1285 문화예술 로고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5 04-15
1284 문화예술 로고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6 04-18
1283 의료 로고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0 10-07
1282 언론 로고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5 04-29
1281 문화예술 로고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1 02-25
1280 인물 로고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4 01-16
1279 문화예술 로고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77 12-29
1278 철학 바람소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48 06-18
1277 철학 바람소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57 06-13
1276 철학 바람소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57 05-25
1275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61 02-20
1274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93 02-18
1273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32 12-23
1272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31 12-06
1271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88 12-05
1270 철학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82 07-07
1269 lichtwerk1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68 06-14
1268 문화예술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58 04-03
게시물 검색
이용약관 | 운영진 | 주요게시판사용규칙 | 등업방법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비밀번호분실/재발급 | 입금계좌/통보방법 | 관리자문의
독일 한글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 서로 나누고 돕는 유럽 코리안 온라인 커뮤니티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