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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독일낭만주의(4)-아이러니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4,504회 작성일 07-04-03 13:14

본문

나 – ‘아이러니’를 우리말로 뭐라 하면 좋을까?
그 – 어떤 표현이 아이러니칼 하다 하면 흔히들 반어적 표현이라고 하지 않나? 그러니까 말의 속과 겉이 다른 경우, 다시 말해 겉으론 너는 똑똑해 말하며 속으론 너는 멍청해를 말하고자 하는 경우 말이지.
나 – 비꼬는 경우를 말하는구만. 그럼 ‘아이러니’를 ‘비꼼’이라 번역함도 괜찮다 들리네.
그 – 물론 대부분의 경우 비꼬는 모습이다 싶은데, 그래도 모든 반어적 표현이 비꼬는 말은 아닌 듯도 싶은데…, 예를 들어서 말이야, 위의 단순한 경우 앞뒤가 바뀔 수도 있잖아. 즉 속으로 너는 진짜루 똑똑해를 말하기 위해 겉으로 너는 왜 그리 멍청하냐 는 말을 던질 수 있지 않을까?
나 – 니 말은 결국 ‘비꼼’이라 하면 아이러니칼한 표현의 내용을 이미 결정한 경우를 가리키니 그 전체를 나타낼 수 있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 대신 반어적 표현이라 하면 내용보다는 오히려 속과 겉이 다르다는 형식에 초점을 맞추는 효과가 있다 이 말이구만.
그 – 그러췌, 자네 진짜 얄밉도록 똑똑허이.
나 – 그런데 말이야, 이러한 반어적 표현에도 몇 가지 상이한 종류가 있더만. 뭐라 카더라, 소크라테스적 아이러니, 비극적 아이러니 또는 그 유명한 낭만적 아이러니 등등 말이지.
그 – 모르긴 몰라도 그 주제로 꽤 두꺼운 책 한 권 쓸 수 있을 걸. 실제 그런 사람들도 꽤 되고. 대표적 인물로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를 꼽을 수 있을 게야. 이 양반 아이러니라는 개념을 주제로 석사논문을 썼거든. 물론 소크라테스에 대한 것이지만. 아, 우리가 서로 방금 전 말을 섞은 아이러니를 통상 수사적 아이러니라며 다른 것들과 구분하기도 하지.
나 – 사실은 내 참 이해하기 힘들어 자네한테 묻는 걸세. 수사적 아이러니는 그래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어. 뭐 일상생활에서 심심찮게 쓰고 듣는 소리이니 말일세. 그런데 다른 것들, 특히 낭만적 아이러니는 그 속에 뭐인가 있는 듯한데 그게 내 머리 속에 제대로 꽂히지를 않으니 답답허이.
그 – 소크라테스적 아이러니는 그럼 자네 뭔지 알고 있는감?
나 – 응, 그건 대강 이렇더만. 예를 들어 내가 자네를 일정 사안에 대해 설득시키고자 할 때 서로간의 이견차이를 좁히기 위해 쓰는 수법인 듯 해. 내가 알면서도 일부러 모른 척하며 자네한테 이런 저런 교묘한 질문들을 던지며 자네 스스로 틀렸음을 감지하게끔 하는 영약한 수법이지. 이를 위해선 내 보기에 사람이 꽤 응큼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 그렇다고 음흉하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지만.
그 –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글들에 등장하는 소크라테스는 짜장 응큼한 냄새를 풍기네. 이런 냄새가 그 당시 너무 독하다 보니 감옥소에 잡혀 가 사약을 취하지 않을 수 없었나도 싶고. 그건 그렇고, 그럼 비극적 아이러니는 뭐인가?
나 – 자네 지금 소크라테스 흉내 내는가?
그 – 물론 내 나름대로 이에 대해 알고는 있네만, 그렇다고 이게 소크라테스 흉내는 아니라 싶네. 소크라테스는 이견이 있는 상대방을 함정에 빠뜨림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설득시키는 모습을 보였으니 말일세. 자네와 나와는 아직 이견이 성립되지 않았지. 나는 단지 자네가 알고 있는지 물어본 것 뿐일세.
나 – 그도 그렇구만. 근데 어짜지, 나 그거 뭔지 몰러.
그 – 거 보게나. 그러니 자네와 나 사이엔 이견이 있을 수가 없는 게야. 서로가 뭘 알아야 이견이고 자시고 할 게 있지 않겠는가? 잘 들어 보게나. 비극적 아이러니는 비극적 종말을 눈앞에 두고도 이를 자신의 운명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는 영웅 내지는 현자의 모습을 말하네. 예컨데 휄덜린의 엠페도클레스를 꼽을 수 있지. 아니, 기꺼이 받아들인다 보다는 그러한 종말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운명에 고개를 숙인다고나 할까? 니체의 유명한 말 amor fati 즉 자기운명에의 사랑은 바로 이러한 아이러니의 또 다른 표현이 아닐까도 싶네.
나 – 너무 빠르네. 조금 천천히 가세나. 자네가 예로 들은 휄덜린의 엠페도클레스가 대체 뭘 했길래 그런가?
그 – 엠페도클레스는 지금도 가끔씩 터지는 유럽 최대의 화산 시칠리아 섬의 에트나 분화구 속으로 자신의 몸을 던져 자살을 하네. 자기가 처한 시대에 살아있음이 죽음과 같다고 여겼기 때문이지. 그래 죽음을 택함으로써 진정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확신으로 저지른 행동이야. 삶에 좀 더 가까이 가기 위해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아이러니를 말함이네.
나 – 그 양반이 어떠한 경로를 통해 그러한 생각에 닿았는지 사뭇 궁금하구만. 허나 이는 추측컨대 또 다른 별개의 주제로 다루어야 하지 않을까 싶으니 내 참네. 비극적 아이러니의 얼개는 허나 이해했으니 말일세. 자, 그럼 이제 그 문제의 낭만적 아이러니가 과연 무엇인지 들려 줄 때가 되지 않았나?
그 – 그러세. 낭만적 아이러니, 독일어로 Romantische Ironie란 사람으로서 숙명적으로 갇혀 있는 한계성에 대한 앎과 또 다른 한편 이를 뛰어 넘는 이상적 완전성에 대한 그리움 사이에 벌어진 틈을 견뎌보고자 노력하는 모습으로서의 서술을 말하네.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이상향이 보이는 현실 속의 각박함에 대한 비교우위가 우리에게 미치는 힘이라고나 할까? 결국 낭만적 아이러니를 통해 그 한계, 현실 속에 안주해서는 절대 극복될 수 없는 한계를 뛰어넘어보고자 하는 예술철학적 시도라고도 볼 수 있겠지. 단지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에 매겨진 한계인 만큼 이러한 시도는 실제 이루어지는 완성에 다다를 수는 없고 환상 속에서만 그릴 수 있는 그림의 떡이라 할 수 있네. 물론 여기서 ‘떡’보다는 ‘그림’에 강조를 두어야겠지.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린다는 행동에 주안점을 찍고 싶어.
나 – 흠…, 듣고 보니 얼추 이해하기 못할 바는 아니라 싶네만, 그래도 확연히 다가오지는 않구만. 자네는 ‘틈’을 말하네만, 어찌 보면 불평불만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말이야, 자기가 처한 현실에 만족을 하지 못하니 이런 놈의 세상을 등지고 싶은 마음에서 연유하는 그리움. 단지 이런 경우 같은 시간대의 다른 세상, 예컨대 한국을 등지고 독일로 향할 수도 있겠고, 아니면 지금의 이 삶 전체를 등지고 이상향을 찾을 수도 있겠지. 추측에 이 개념을 세상에 던진 소위 초기 독일 낭만주의자들은 오히려 두 번째 경우를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싶네만…
그 – 맞네. 단지 내게 자네 말에 대한 두 가지 촌평을 붙임을 허락해 주게나. 첫 번째는 그 이상향을 찾을 때 아직 인류사에 다가오지 않은 먼 미래에서 찾거나 아니면 이미 한번 지나간 과거에서 찾을 수 있다면, 초기낭만주의의 독일 젊은이들은 과거에서 찾고자 했지. 예컨대 그네들은 서양 중세를 구체적을 꼽고 있네. 물론 그 중세가 역사상 실존했던 중세를 말하기보다는 이 역시 자기네들이 상상하는 중세를 그리고 있음은 특기할만한 사실이지.  두 번째 촌평은, 자네는 이러한 그리움을 현실에 대한 불만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보는데, 틀린 말은 아니네. 단지 ‘불만’이라는 표현보다는 나라면 오히려 ‘비평’이라는 말을 쓰고 싶구만. 왜냐면 말이야, 그네들이 이러한 그 당시 새로운 개념을 세상에 던지며 추구했던 바는 현실에 대한 불만을 단순히 해소하고자 함이 아니라. 그러한 불만족스런 현실의 모습을 예술적 내지는 예술철학적 방법론을 통해 승화시키고 함이었거든. 이러한 방법론이 바로 낭만적 아이러니인 셈이지. 덧붙여 그들은 이러한 승화가 사람이라는 생명체의 정신적 가치에 진정으로 부합되는 일이라 보았고.
나 – 그런데 왜 그런 노력을 쏟는 모습을 ‘아이러니’라고 불렀을까? 아니, 이상향에 대한 동경이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엿볼 수 있는 모습 아닌가? 이런 모습의 대부분은 아이러니칼하지 않다 보이는데… 왜 굳이 ‘아이러니’인가 말이야.
그 – 좋은 질문이네. 내 생각에 그건 그러한 낭만적 아이러니라는 방법을 적용하며 한계를 환상속에서 극복하고자 했던 사람들 스스로 그건 현실 속에서가 아니라 환상 속에서 벌어지는 모습임을 알고 있었음에 연유하네. 즉 그들은 그 극복이 실제론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고 있었던 게야, 그것도 아주 명백히. 그러니 ‘아이러니’라 할 수 밖에.
나 – 불가능을 가능한 듯 여기며 벌리는 일이니 그렇다는 말이구만.
그 – 그렇다고 그리 쉬운 일은 결코 아니네. 우선 그러한 아이러니칼한 뛰어넘음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선 현존의 모든 것을 부수고 의식 속에서 새로 쌓아 올릴 수 있는 강한 집념이 필요하지. 이에 그 당시 독일의 예나라는 도시에서 철학을 강의하며 ‘예나의 혼’이라 불리웠던 독일 철학자 피히테의 영향력이 컸다 보이네. 자기 자신을 포함해 모든 것을 의식 속에 세우는 ‘절대 자아’의 그 힘 말이야. 또한 허나 동시에 그 젊은 초기낭만주의자들의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에서 엿볼 수 있는 자기가 처한 현실에 대한 적절한 거리감을 지적하고 싶어. 덧붙여 환상을 환상으로 볼 수 있는 자기 스스로에 대한 거리감도 빼 놓을 순 없고. 
나 – 말 참 고맙게 들었네만. 아무래도 내 직접 그 소위 낭만주의자들의 예술작품들을 읽어봐야 자네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듯 싶으이. 또한 자네가 말을 올바로 했나 하는 비판적 검토도 해 보고 싶고.
그 – 바로 그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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