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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3,095회 작성일 06-06-04 19:07

본문

그 - 칸트, 엄청 큰 사람이라 카더만. 얼핏 들었는데 서양 철학사를 통틀어 후딱 싸잡아 말한다면 플라톤 이후 ...으로 나가다 칸트 그리고 ... (비트겐슈타인)이라며?

나 - 흠..., '싸잡아' 말하자면 그리 지껄여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게야. 어떤 의미에선 서양 정신사의 혁명을 일으켰던 장본인라고도 과감하게 주장해도 최소한 욕은 듣지 않을 걸.

그 - 혁명? 사고의 혁명이라..., 듣고 보니 문득 떠오르는데, 그가 소위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는 말을 꺼냈지. 즐겨 인용되는 이 천문학자의 문장이 하나 있는데, 내 원어로 외우고 있지.

"In medio vero omnium residet Sol",

모든 것의 중앙에는 허나 태양이 자리잡고 있다는 뜻의 글귀 말이야.

나 - 혁명이 전환의 한 모습이라 볼 수 있으니 맥을 제대로 잡은 셈이네. 우리의 대부 칸트께옵서도 얼추 비슷한 말쌈을 당신의 대표작 순수이성비판 두 번째 판 서문에서 처음 꺼냈셨어요. 우선 이 양반이 뭔 소리 했는가 한번 직접 들어 봐. 코페르니쿠스는

"모든 별들이 관찰자를 중심으로 회전한다는 가정 하에서는 천체의 움직임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진척이 되지 않았는데, 만약 관찰자를 돌리는 대신 별들을 고정시켜 놓는다면 더 잘 이루어지지 않을까 시도했다"

고 말하거든.

그 - 그러니까 내가 대상을 보고 인식할 때 그 대상을 가만 놔두고 내가 이를 중심으로 돌고 돈다 이 말인가?

나 - 아니, 아니, 거꾸로. 우리의 인식 능력이 중앙에 자리잡고 있고 모든 인식 대상들이 이를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해 보는 게야. 그러니까 바로 우리가 위의 그 Sol 즉 '태양'이란 말이네.

그 - 그래서 뭘 얻겠다는 속셈이지?

나 - 인식 과정에 있어 中心을 제대로 잡자 이 말이야. 이를테면 너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 모든 物들을 너는 너에게 비친 모습으로만 인식할 수 있을 따름이지. 달리 말하자면 物이라는 인식 대상들을 너 즉 관찰자라는 중심의 개입없이 그 자체로 인식함은 최소한 너라는 관찰자에게 불가능하다는 선언이라 볼 수도 있는 셈 아니야?

그 - 내가 태양이니 내가 빛을 비추는 한에 있어 볼 수 있을 따름이지 내 빛이 닿지 않는 것들은 있다 해도 보이지 않으리라는 말인가? 말이 쪼께 되는 듯도 싶구만. 그게 바로 그 유명한 칸트의 문구 '물자체'를 말하는감? 우리의 인식 능력 범위 밖에 있는 뭐 그런 것이라 하던데...

나 - 그리어 그리어, 넘 반가와 사투리가 마구 나와 뿌네 시방. 우리 사람의 인식 능력으로선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고 단지 우리에게 나타나는 모습으로만 인식할 수 있다는 말이지. 칸트의 인식론에서는 이러한 모습을 Erscheinung 즉 현상이라 명명해.

그 - 그러니까 모든 인식은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는 말 아닌가?

나 - 음..., 사실 이 양반 철학이 처음 세상에 공표되었을 때 그 비슷한 이유로 꽤나 많은 반발을 샀었지. 물 자체의 인식을 부정함에 심지어 니힐리즘 즉 허무주의 철학이라는 비꼬는 말도 터져 나왔고. 그런데 말이야, 바로 그 '주관적'이라는 뜻이 뭘까?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 보는데, 만약 우리 인식의 추구하는 바가 그와는 반대로 객관성이라고 상정할 경우, 바로 이 객관성이라는 말의 뜻을 우리는 어찌 이해하고 있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줄 수 있어야 겠지.

그 - 현상의 인식을 주관적 인식이라 한다면 물 자체의 인식을 객관적 인식이라 봐야 하지 않을까? 아니 쉽게 생각해서 나나 너나 각자가 인식의 '중심'이 된다면 중심이 많다 하는 소리이니 바로 중심이 없다 하는 소리와 진배 없지 않은가 말이야. 달리 말하자면 나와 너의 인식이 같은 인식임을 뒷받침하는데 필요한 잣대가 없지 않은가? 물론 우연히 일치할 수는 있겠지.

나 - 그게 바로 범인들의 사고 한계야 라고 말하면 기분 나쁘지? 그래도 할 수 없지 뭐. 문제는 우리가 위에서 이미 말했듯 칸트의 철학은 물 자체의 인식을 우리에게 허락하지 않거든. 그 인식이 주관적이든 객관적이든 말이야. 오히려 이 양반은 바로 그 객관성의 근본을 주관성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창하지. 나름대로는 또 증명 검증까지 끝낸 후 자신의 철학서를 통해 그 결과를 발표했고.

그 - 주관성에서 객관성이 탄생한다?

나 - 응. 쪼께 헷갈리지? 그렇다고 주눅 들을 필요는 없고. 니 혼자가 아니거든. 나 역시 지금도 간혹 고개를 갸우뚱 거려. 그 만큼 사실 칸트 철학에 있어 꽤나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고. 어쨌든 이에 준해 나타나는 중요한 개념이 둘 있는데, 바로 보편타당성필연성이 야. 객관적 인식이 맞추어야 할 두 가지 잣대들인 셈이지. 단지 그럼 어떻게 라는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구하는 일이 따라야 할 게야.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최소한 그 앞부분에 해당하는 사고의 흐름을 이러한 맥락에서 곱씹어 보며 즐기는 맛 또한 짭짤할 수도 있을 걸.

우리 한번 이렇게 생각해 보자고. 우리의 시야을 밖의 物에 돌리는 대신 그 인식 능력 안으로 한번 들어가 보는 게야. 그런 후 어떠한 물적 대상을 우리가 인식하든 간에 상관없이 모든 인식에 적용되는 법칙들이 있다는 상정해 보는 게야. 인식이 만약 우리 의식의 특정한 흐름이라 한다면 이에 규칙성이 있어야 된다는 말이지. 문제는 결국 이러한 규칙성에 대한 근거를 우리의 의식이 과연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인데, 이를 밝히는 철학적 작업이 단연 따라야 하겠지. 이는 또한 우리 인식에 정당성이 부여되는가 하는 중차대한 철학적 과제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게야.

그 - 아하, 그 유명한 칸트의 철학적 방법론인 선험적 연역이 이 문제를 다루는 거 아닌가?

나 - 별 걸 다 아는구만. 어쨌든 칸트는 인식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식 체계의 중앙에 우뚝 서 있는 인식 주체 즉 사람의 인식 능력 속에 깊숙이 들어가 이를 분석 종합하며 그 한계를 보이는 철학을 펼치는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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