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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예술의 위기, 새로운 예술의 비젼 -"예술의 폐점시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자유로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2,012회 작성일 02-03-10 08:52

본문

작성일 : 1999/03/11 조회수 : 60

■ "예술이 아니다?" (FAZ 10.2 41면1단)

- 쾰른에서 열리는 권위있는 미술품 박람회 Art Cologne에서는 '예술품'의 정의를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음. 최근 Art Cologne 전시 심사위원회가 아프리카 토속 민예품들을 "예술품이 아닌 민속품"이라고 전시를 거부한데 대해 학계와 미술계가 "무지의 소치"라고 반발하고 나섰음. 또한 심사위원회는 호주 멜버른의 Gabrielle Pizzi 미술관이 출품한 호주 원주민 아보리기네스족 민예품을 거부했음.

- 이에 대해 시드니 현대미술관과 캔버라 국립미술관 대표들은 항의 포럼을 개최했으며 '독일인의 인종주의'에 대한 비난이 다시 거세지고 있음. 호주 원주민들의 민예품들은 93년 이후 독일의 미술관들에서 성공적으로 전시되고 있음. 지난 94년 Art Cologne에서도 전시 심사위원회가 Gabrielle Pizzi 미술관의 작품에 대해 유사한 이유로 전시를 거부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혀 이를 철회한 적이 있음.

- 현재 전세계 미술시장에서는 유럽-북미의 예술관이 지배적인데, 이번 사건에서는 '유럽-북미 지역주의'와 다른 문화민족의 예술관 사이에 차이가 있음이 드러나고 있음. Art Cologne 주최측은 예술품을 평가절하하는 소위 '민속품'이라는 개념을 포기해야 할 것임. 물론 예술품 수준에 대한 엄격한 심사는 필요하나, 특정한 종류의 예술품을 미리 배제해서는 안됨. 평등의 원칙이 완전히 구현될 때에만, 전시 심사에서 다른 문화권에서 출품된 예술작품을 수준 미달로 떨어뜨리더라도 '인종주의'의 의심을 받지 않을 것임.

■ 새로운 예술의 비젼 (SZ 98.9.24 13면3단 Verena Auffermann)

- 미술 전시회를 포함한 전통적 문화산업이 점차 고사 위기에 빠지고 있음. 90년대가 끝나가는 지금 예술은 더 이상 전시기획자나 갤러리의 소관이 아님. 예술인들은 자신의 예술이 대중의 삶이라는 전체 흐름에서 벗어난다면 더 이상 존립할 수 없음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일반 미디어와의 뒤섞임을 추구하고 있음. 예술인들은 자신의 예술이 일상으로부터 떨어져나와 자신만의 영역에 갇혀있기를 바라지 않음. 이러한 새로운 예술의 물결은 이미 다다(DADA)나 초현실주의에서도 보여졌으나 최근에는 이러한 조류마저 넘어서서 예술이라는 '영웅서사시'를 완전히 부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

- 최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미래의 비젼: 민주주의의 예술"이라는 심포지움에서 참석자들은 "예술은 이미 규정된 어떤 것이 아니라 언제나 새로이 정의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음. 참석자들은 전통적인 문화예술의 생산과 유통 구조에 반대하면서, 90년대 들어 특히 그 중요성이 두드러지고 있는 민간부문 스폰서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음. 일부 참석자는 문화예술 종사자는 민간부문으로부터 가능한 한 최대의 자금을 끌어들여야 한다면서도, 예술이 기업체의 '문화적 장식품'으로 전락해서는 안되며 스폰서 기업이 창작의 내용을 규정해서도 안된다고 경고했음.

- 그러나 프랑스 철학자 푸코가 지적했듯이 현대의 권력은 복합적인 전술을 구사하고 있으며, 권력은 이제 검열이나 억압을 통해 나타나기보다는 미디어 등을 통한 끊임없는 이데올로기 주입을 통해 나타나고 있음. 일부 심포지움 참석자들은 "24시간 내내 정보가 유통되고 다양한 관점들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현 시대에 전통적 미술관의 해체는 불가피하다"면서 "음악, 미술 등 모든 것이 혼합되고 일상언어와 미적언어가 뒤섞여 있는 복합적인 대화 시스템이 결국 미술관을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했음. 결국 '미래의 비젼'이란 사회가 스스로 빗장을 풀고 익숙한 경로를 탈피하여 새로운 인식을 가져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임.

■ "예술의 폐점 상태" (Der Spiegel 98.6.15 164면-167면)

- 최근 International Herald Tribune지는 "유명한 건축가들이 훌륭한 미술관을 건립하고 거액의 보조금이 콘서트홀과 극단에 주어지며 전세계 예술가를 초청하는 한 도시를 상상해 보라. 그 다음에는 예술을 위해 지급할 돈이 없으며 미술관은 관람객에게 고액의 입장료를 요구하고 오페라는 한달에 몇번 밖에 공연하지 않는 도시를 상상해 보라"라면서, 앞의 도시는 10년 전의 프랑크푸르트이고 뒤의 도시는 현재의 프랑크푸르트라고 밝혔음.

- 독일의 금융 중심지이고 유럽중앙은행 소재지이며 한때 독일 최대 규모의 문화부문 예산(연간 5억 마르크)을 자랑하던 '문화의 메트로폴리스'가 이제 시골 읍으로 전락하고 있음. FAZ지는 최근 "프랑크푸르트에서 문화정책을 둘러싼 대대적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는데, 이러한 싸움은 지난 90년 이래로 프랑크푸르트시 문화담당관으로 재임해 왔던 Linda Reisch씨를 소속당인 사민당(SPD)이 해임하기로 한 유례 없는 결정으로 절정에 이르렀음. 프랑크푸르트의 도시적 광채와 예술과 유행의 비젼은 이제 이상이 결여된 재정절감의 압력에 희생되고 있으며 프랑크푸르트의 문화 전반이 2류로 전락할 위험에 처해있음. 최근 경영자문사인 McKinsey는 프랑크푸르트시 문화부문의 예산 운영 상황을 철저히 조사했는데, 여기서도 문화는 시 예산 절감의 걸림돌로 인식되고 있음. 도시적이고 사교적인 분위기의 프랑크푸르트 문화는 경영학의 체크 리스트에 올랐고, 프랑크푸르트의 예술을 관장해 오던 자신만만한 문화담당관은 점차 권한을 잃어가고 있음.

- 또한 지난 2월 쾰른시 문화담당관 Kathinka Dittrich van Weringh씨도 "이미 뼈만 남은 문화예산에서 더 줄일 것은 없다"면서 사임 의사를 표명했음. 보쿰 시당국도 오는 8월 임기를 마치는 Ute Canaris 문화담당관과 재계약을 맺는 대신 '경영마인드'를 가진 후임자를 인선할 방침인데, 아직 50여명의 후보자 중에서 적절한 인물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음. 프라이부르크시에서는 Rolf B hme 시장(사민당)이 문화담당관을 겸직, 예산을 절약했는데 레클링하우젠시에서는 한걸음 더 나가 공석 중인 문화담당관직을 시장이 비공식적으로 수행해 나가고 있음. 또한 두이스부르크시에서는 문화담당관이 청소년·교육·체육부문도 담당하고 있는데, 이는 두이스부르크시가 속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가 노동·사회·도시발전·문화·체육부를 단일 부처로 두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임.

- 지난 80년대에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문화의 향방을 규정해 나가던 시 문화담당관은 이제 쓸모 없는 물건 취급을 받고 있는데, 이는 통일 이후의 재정난과 사회적 변화, 복지국가를 둘러싼 논쟁과 세계화의 압력 등에 기인함. 독일 전역에서 노동, 민영화, 유연화, 합리화 등이 외쳐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국제경쟁 위한 작은 정부의 이념이 자리잡아 가고 있음. 이런 가운데 사회가 노동과 소비가 지배하는 물질만능 사회로 후퇴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되고 있음. 보쿰시의 Canaris 문화담당관은 "정계는 문화에 대한 지원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는데, 문화예술 부문은 시당국의 보조금 확보를 위해 활발한 로비를 펼치는 건설 등 경제 분야와 경쟁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음.

- 예술이 생산되고 논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지는 부문은 엘베강 4차 터널이나 의료보험 개혁보다는 분명하게 손에 잡히는 성과는 부족하지만 삶의 의미/무의미, 일반적 혼돈 속에서 최소한의 지적 방향성을 다루고 있음. 정치가 권위와 신뢰를 잃어가는 시대에 직접적이고 경제적 이해관계를 넘어서 사회 구성원이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공동의 장이 필요하며, 이는 거리 두기, 정신적 자극, 상상력, 아이러니, 비판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임. 사회는 언제나 사회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필요로 함.

- 문화가 활발히 전개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공간이 필요한데 이것이 무책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돈이 필요한 연극 연출가가 "돈의 악한 힘"이나 "경제의 테러" 운운한다면 터무니 없는 것임. 프랑크푸르트시를 예술의 실험실로 만들겠다는 Reisch 문화담당관의 야심은 수포로 돌아갔음. 문화부문 예산은 1억 마르크가 줄어들었고 탁월한 예술가들이 도시를 떠났으며 유명하던 토론 문화는 닭싸움으로 전락했음. 이제 시당국은 그간의 문화정책의 오류를 뒷정리할 유능한 후임 문화담당관을 찾고 있으나 아무도 이 어려운 작업에 선뜻 나서려 하지 않고 고사하고 있음.

- 이러한 현상은 독일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병폐임. 뮌헨시 문화담당관에 취임할 뮌헨대 철학교수 Julian Nida-R melin씨는 "사회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정신적 동력인 문화 정책이 중시되어야 한다"고 말했음. 그러나 결국 이 모든 것은 "국민에게 가치있는 문화예술이 이루어질 수 있느냐"와 "국민이 이를 위해 어떤 일을 하고 무엇을 지불할 용의가 있느냐"에 달려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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