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미국의 차이"(FAZ 1면사설, Horst Rademacher 99년)

미국은 전반적으로 소득수준이나 의료제도를 비롯한 사회보장체제가 독일보다 열악한 편이다. 그러나 자국과 자신의 상황에 대한 불평과 불만은 독일인들이 미국인들보다 훨씬 더 심한 편이며 미래에 대해서도 독일인들은 훨씬 더 비관적인 전망을 한다.

두 나라 국민성이 이처럼 차이가 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삶에 대한 태도에서 찾아질 수 있다. 대부분 미국인들은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국가에 의지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책임하에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미국인들은 실직할 경우 노동관계관청에 가기보다는 스스로 구인광고 등을 통해 일자리를 찾으며 열악한 보수와 환경의 일자리도 감수하려 드는 적극적이고 자립적인 자세를 갖고 있다. 미국인들은 또한 일자리를 얻었다 하더라도 장래성이 없어 보이면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전직을 시도하는 용기도 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정치문화적 차이를 들 수 있다. 즉 미국의 정치는 이데올로기적 도그마로부터 보다 자유로우며 정당들도 독일의 꽉짜여진 구조와는 달리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시민들의 유연한 조직체 형태를 띠고 있다. 개별 정치인들은 정파에 구애됨이 없이 보다 유권자들을 의식해 행동하고 있으며, 행정부와 의회 모두 실용주의가 강하게 뿌리내려 "가능한 합의도출"을 최선의 정치로 여긴다.

위기대응 능력 면에서도 독일은 대증요법에 매달리면서 진짜 필요한 조치를 지연시키는 경향이 있는 반면 미국의 정치가들은 창조성과 결단력을 겸비, "합리적 타협"을 적극 유도하는 "지도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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