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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시타카를 아시나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Gentill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1.196) 댓글 1건 조회 1,147회 작성일 17-10-18 16:48

본문

90년 대에는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일본 대중문화를 접해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거기에 알게 모르게 왜색문화의 저급함(?)에 대한 보이지 않는 학습으로, 이에 관심을 갖는 이도 극히 드물었죠. 그러다 문민정부 출범과 학생들의 대정부 투쟁이 점점 옅어지는 시기에 일부 발빠른 친구들이 양질(?)의 일본 에니메이션을 또래 선후배에게 전파하기 시작했고 그중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것들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들이였습니다. 제가 처음 본 일본 애니메이션은 원령공주였는데요. 지금까지 좀 과장하면 50번도 더 본거 같네요.

아시타카는 원령공주의 남자 주인공 이름입니다. 원령공주가 명목상의 주인공이라면 아시타카야 말로 진짜 주인공이죠. 혹 안보신 분들이 계실지 몰라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을게요. 이 대사만 빼고요-사심없는 눈으로 보라. 아시타카가 마을을 떠날 때 족장님이 해주시는 말씀이예요. 물론 만화이니까 가능한 이야기지만 아시타카는 그랬던거 같습니다. 말은 쉽지 솔직히 현실에선 적용하기 진짜 어려운 것 같아요. 사심없는 3자적인 입장에서 본다는게 가능할까 싶기도 하고, 어찌보면 주관이 없이 사는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여러 의견이 충돌할 때에는 정말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싶네요. 그나마 사심없는 눈으로 사리분별을 하는 방법은 그일에 관련된 여려사람들의 말을 들어보고 논리의 오류를 최소화해서 판단을 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독일에 처음왔을 때 인도, 파키스탄, 중동에서 온 친구들하고 많은 트러블이 있었습니다. 다는 아니지만, 많은 친구들이 그룹과제에 협력하기 보다는 편승하려고 했었고 그로인해 쌓이고 쌓인 감정은 결국 이친구들을 외면하고 같이 다니는 것도 꺼리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표현은 안하고 쌓아놓는 버릇을 버릴려고 노력하고 노력해서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절 보곤합니다). 뭐 미국, 남미, 다른 유럽에서 온 친구들이라고 다르진 않았죠. 정도의 차이만 있었을 뿐. 독일애들의 직설적인 표현에 많이 상처받으면서도 그들과는 친분관계를 유지할려고 애썼었는데, 돌이켜보건데  언어적인 요소만 아니였으면 아마 그냥 혼자 지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차례 이들에게 내가 경험한 무임승차하려했던 녀석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그런데 한가지 차이점은 독일친구들은 그들과의 관계에서 저처럼 장벽을 치진 않더라고요. 웃으면서 이야기 하고 모임에 초대하고. 오히려 저하고 보낸 시간보다 그친구들이랑 보낸시간이 많았죠. 하루는 그룹과제를 하면서 아무 준비도 안해온 녀석 때문에 너무 화가 나서 짜증아닌 짜증을 부렸더니 다른 친구들이 저에게 물은 말이, Are you a racist? 였어요. 놀라서 어떻게 그렇게 물을 수 있는지로 한참을 이야기 했는데, 편승하려는 시도는 나쁜데 제 반응은 너무 지나친 면이 있고, 게다가 그친구들 눈에 평소에 제가 사람을 가린다는 거죠.  혹 여러 분들중에 이런 경험 하신 분 없나요? 솔직히 주변 한국인들 보면 저보다 더 했으면 했지 덜하지는 않았던거 같습니다. 기분은 나빴지만, 내 가치관과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는 개기가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런 태도는 알게 모르게 학습되어진 면이 없잖아 보입니다. 아직도 한국 학교에서는 우리를 단일민족이였으며 민족적으로 우월하다는 교육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혹 부지부식간에 이런 생각이 스며들 여건을 조성하고 우리들을 그곳에 놓아두었는지도요. 니하오를 들으면 기분나빠 하시는 분께 여쭤봅니다. 왜 인삿말인 니하오를 들으면 그렇게 기분나쁜가요? 좀 이해가 가는 설명을 좀 해주시면 좋겠네요. 혹 그 기저에는 중국인에 대한 멸시가 깔려있지는 않은가요?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독일인들과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대화를 시도해본적은 얼마나 되시나요? 여기에 쓰인 대부분 글의 구차한 변명은 바빠서 그냥
 지나쳤다의 뉘앙스인데요. 솔직히 이런 글에서 제가 받은 느낌은 전형적인 둘러대기예요.

이 질문으로 글 접습니다. 여러분이 화나는 그 상황을 한국인이 아닌 조금은 객관적인 시선에서 접근해볼려고 노력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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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나님의 댓글

세르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79.♡.121.63) 작성일

글쓴이께서는 마치 니하오-외침을 듣고 기분나빠하는 경우가 중국인을 업신여기는 마음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니하오를 들으면 중국인 취급을 받았다고 생각해서 기분나빠하는 걸 거라는 가설을 세우고 그런 이유에서 화나는 거 아니냐고 묻고 있는데, 그런 한국인도 물론 있을 수 있고 실제로 왕왕 있다는 사실을 저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경우에 니하오-외침을 듣고 기분나빠하는 이유는 "중국인 취급 당해서" 가 아닙니다.

니하오-외침을 기분나쁘게 여기게 되는 경우는 대부분 니하오라고 내지르는 사람들이 나를 '동등한 인격체' 로 존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안 그런 경우도 있죠. 정중하게 니하오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숱하게 많은 분들이 이미 그런 경우와 모욕이나 놀림, 장난질을 목적으로 니하오를 외치는 경우를 구분해 두고 있습니다.

무리지어 지나가는 철없는 젊은 것들이 홀로 있는 아시아인을 향해 "니하오!" 라고 외치고 저희들끼리 깔깔껄껄 웃는 그런 경우가 있다는 걸 모르시지는 않을 겁니다. 이런 경우에는 니하오-외침이 놀림을 목적으로 한다는 게 분명하지요. 물론 상황이 이렇게 명확하지 않을 때도 많이 있습니다.

독일에서 오래 산 사람들이 그런 모든 정황을 모른다고 생각하세요? 십중팔구 그렇겠지요.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어떻게 이런 글을 쓰실 수 있었겠습니까.

물론 "가끔가다 니하오 소리 듣는 게 그렇게 싫으면 한국으로 돌아가!" 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볼멘 소리 하는 사람에게 충분히 던질 수 있는 아픈 일격입니다. 하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늘 그렇습디까? 독일에 와서 힘들게 공부하고 직업 구하고 가까스로 삶의 터전을 일구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매몰차게 얘기할 수 없지 않습니까. 바보가 아닌 바에야 다들 압니다. 싫으면 한국 가면 된다는 걸. 하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걸 너도 알고 나도 아니까 같은 씁쓸한 일을 겪는 사람들 간에 서로 하소연이라도 하면서 위로를 나눌 수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설령 심각하게 모욕을 주거나 놀리려는 의도가 없이 단지 자기가 어울리는 사람들 그룹 안에 동양인이 없다보니 동양인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니하오!" 를 던질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그리 대단한 악의는 없을 겁니다. 이런 맥락에서 니하오를 외치는 이들에게는 이해심을 가지고 다가가서 "하하, 그건 중국 말이고, 나는 중국 사람이 아니란다." 라고 얘기하면서 말고를 트고 몇마디 호의적인 잡담을 나눌 수 도 있을 겁니다. 누가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5년을 살고 10년을 살고 그런 경험이 누적되면 그건 피로가 됩니다. 그런 "별로 해롭지 않은/ 그다지 공격적이지 않은 니하오" 를 듣게 되었을 때 드는 기분은 내가 여기서 이방인이며 이 사회의 절대적 다수 사람들에게 "우리" 중 하나로 인식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됨으로 인해 생기는 씁쓸함입니다.

본인이 어떤 민족적/인종적/국가적 인간 그룹을 멀리하는, 혹은 꺼리는 마음을 품었던 경험과 그 때 품었던 마음에 다소간 옳지 못한 양상이 있었음을 반성했던 기억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도 다 마찬가지일거라 섣불리 재단하고 야단치듯 말씀하시는 것은 신중치 못하신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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