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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독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독일 중앙은행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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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제이름으로 검색 04-03-04 00:57 조회4,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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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병(病)을 치유할 유일한 처방전은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고 사회복지를 축소하는 길뿐입니다.”

90년대 말 유로화 탄생의 주역이었던 한스 티트마이어(Hans Tietmeyer·72) 전 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4일 “한국은 독일의 실패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비싼 대가를 치르지 말라”고 경고했다.

세계경제연구원·무역협회 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이날 롯데호텔에서 ‘유럽과 독일 경제에 대한 전망’이라는 주제로 가진 강연회에서 “이른바 ‘독일형 모델’은 1950~60년대에 적합한 낡은 경제 구조”라며 이처럼 충고했다.

“독일 시스템은 2차대전 이후 성공적으로 경제를 복구했던 ‘라인강(江)의 기적’ 시절에나 적합한 구조입니다. 지금은 유연한 노동시장과, 기업들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대 급선무입니다.”

티트마이어 전 총재는 “(역대) 독일 정부는 대중 영합주의적인 정책을 펴고 복지 혜택을 대책 없이 늘려놓아 경제를 어려움에 빠뜨렸다”며 “슈뢰더 총리는 더욱 강력하게 시장주의적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노동자들의 임금은 유럽 최고 수준이며 연금·의료보장 비용 부담도 막대합니다. 큰마음 먹지 않으면 경영주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가 쉽지 않죠.”

노동계의 반발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티트마이어 전 총재는 “국가 지도자가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 이겨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정치적 리더십이란, 당장 임금이 삭감되거나 일자리가 줄어들더라도 장기적 발전을 위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냉엄한 현실을 솔직히 알리고 국민을 설득하는 것입니다. 독일에서는 개혁을 지체할 수 없다는 여론이 확산돼 슈뢰더 총리가 개혁의 칼을 들 수 있었습니다.”

티트마이어 전 총재는 독일이 통일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통일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동독 지역 노동자들의 생산성은 서독 지역의 65%에 불과하지만 소득은 거의 90%에 육박합니다. 지금도 서독 지역에서 국내총생산(GDP)의 5%에 해당하는 재정을 동독 지역에 지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가급적 단계적으로 통일해야 경제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그는 조언했다.

그는 독일 경제의 미래에 대해선 “독일은 여전히 자동차·화학 등 제조업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개혁을 제대로 하면) 10년 뒤에는 경제에 활력이 돌아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지금까지의 뼈아픈 교훈을 얻기 위해 독일은 이미 많은 비용을 치렀습니다. 한국은 독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비슷한 과오를 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재임 당시 ‘프랑크푸르트(독일 중앙은행이 위치했던 도시)의 대주교’라 불리며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 물가를 안정시켰던 티트마이어 전 총재는 현재 유럽경영대학원(EBS) 총장·국제결제은행(BIS) 이사를 맡고 있으며, 독일 경제개혁을 위한 시민단체도 만드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날 강연에는 청와대의 이정우(李廷雨) 정책실장과 조윤제(趙潤濟) 경제보좌관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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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스님의 댓글

그라스이름으로 검색

맞는 말씀입니다.
통일은 엄연한 현실이고 남북 양쪽의 현실을 냉철히 보고 진행 해야 합니다. 감상적으로 "60년간 헤어졌던 동포여 우리 한번에 합치자"는 식의 무조건적인 통일보다 북한 각 지역별로 핵심 거점 도시를 선정하여 권역별로 자유 경제를 시험해 보고 이후 점차적인 통합을 하는것이 어떨까 생각 됩니다. 그런데 중국애들이 신의주 경제 특구 때처럼 훼방 놓지 않을지 걱정이 되네여...
북한의 경제나 국민의 의식수준을 끌어올리지 않는 통일은 서로에게 큰 화농자국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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