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경찰 초계기 CN-235호 카메라 동영상은 왜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가 ? )



진 술 서..................................................


사건번호 : 2014고단8817


존경하는 재판장님,
며칠 전 미국에서 경찰이 테이저건을 뺏어 달아난 흑인을 총으로 쏴 살해한 사건이 있었지요.
하지만 곧 한 목격자가 삼성 휴대전화로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녹화된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그 동영상에는 경찰의 주장과 달리 빈 손으로 가볍게 달아나기 시작하는 흑인을 향해 경찰이

곧장 권총을 뽑아들고 등 뒤에서 무려 8발을 연속사격으로 발사하는 장면 뿐만 아니라 경찰

2명이 총을 맞아 쓰러진 흑인 옆에 테이저건을 슬며시 놓아두는 장면도 고스란히 녹화되어

있습니다. 결국 그 동영상으로 인해 경찰은 모든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사건 핵심 디지털 증거인 해양 경찰 초계기 CN-235호 카메라 동영상에는

구조 작업을 했다는 해경의 주장과 달리 해경이 세월호를 밧줄로 묶고 흰 연기를 내뿜으며

후진으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맹골수로 방향으로 끌어당겨 단 6분만에 뒤집어 침몰시킨

장면뿐만 아니라 해양 경찰 특공대원 5~6명이 승객들을 내버려둔 채 자신들만 헬기에 올라타고

모두 탈출하는 장면도 고스란히 녹화되어 있었습니다.


당사자인 해양경찰이나 검찰을 비롯해 어느 누구도 반박할 수 없고 심지어 변명조차 할 수

없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 고스란히 생생하게 녹화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재판장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검찰은 피고인이 게시한 글이 허위라고 말로만 주장했지 수사기록 어디에도 그것이 어떻게 해서

허위인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논증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또 이처럼 어떤 과학적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해경 대원들이 세월호를 밧줄로 묶지도 않았고

끌어당겨 뒤집지도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비양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피고인의 글이 전제로 삼고 있는 사실들은 진실이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증거 동영상들이

다수 있습니다. 설령 검사의 주장대로 피고인이 교묘하게 캡처한 동영상이라 하더라도 사실에

반한다고 볼 수 있는 근거도 보이지 않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길거리에서 칼에 찔려 죽는 사람의 CCTV를 보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이 신고한 사람은 죄를 저지른 것인가요? 해경의 동영상을 보고 해경 대원들이 세월호를

밧줄로 묶고 맹골수로로 끌어 당겨 뒤집은 불법행위를 이야기한 피고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해양 경찰이 촬영하고 제공한 동영상은 분명한 사실 하나를 확인시켜 줬습니다.
적어도 해양 경찰이 구조보다는 ‘학살에 가까운 행위(Genocide-like-act)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이같은 해양 경찰의 불법행위는 다분히 의도적이고 고의적이라는 점에서 우연한 사고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해양 경찰의 불법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중대 범죄로 관련 사실을 명백히

밝혀야 합니다.


저는 그냥 제 눈에 보인 것, 동영상에 있는 사실 그대로를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글을 썼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검찰은 피고인이 글을 사실 그대로 올린 것을 두고서 문제를 삼은 것인데

그렇다 하더라도 사실대로 해경이 세월호를 밧줄로 묶고 끌어당겨 뒤집은 것을 그랬다고 말해야지

그럼 해경이 열심히 구조하는 장면이었다고 거짓말을 해야 명예훼손이 아닌 것입니까?


해양 경찰이 제공한 이 사건 쟁점의 관련 사진과 동영상들을 보면 사실적이고 실증적인 증거 영상
들로부터 합리적 의심 또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고 웬만큼 보통 상식을 갖춘 사람들이 보더라도

최소한 해경 대원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핵심적인 윤곽은 잡을 수가 있습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우리가 보는 것만 믿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해양 경찰 동영상에 보이는대로 믿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보이는 것보다 자신들이 정해 놓은 틀에 맞춰서 믿는데 훨씬 능숙합니다. 검찰은

해양경찰의 동영상에 드러나 있는 상황을 싫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원인이 무의식적이든 의도적
이든 싫어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 동영상은 내용이 어떻든 해양 경찰이 찍은 영상이고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의 동영상을 해양

경찰이 스스로 제공하여 자신들의 불법 행위를 증명한 셈이고 결과적으로 세월호 침몰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결정적 증거가 된 것입니다.


어쨌든 검찰은 해양 경찰 동영상의 진위와 사실 관계들에 대해 수사과정에서 명백히 밝혀야 했고

사실은 이 동영상 결과만으로도 해경 대원들과 관련자들을 곧바로 구속 수사했어야 했습니다.


이미 300여명의 생명을 의도적으로 구조하지 않고 일부러 침몰시켰을 땐 생명권을 빼앗은 것이고

진실을 덮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알 권리가 짓밟히고 있는 것입니다.
법원은 최근에 인터넷상에 유포된 글이 ‘허위사실’이란 판단을 할 때 근거를 명확히 갖춰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잇따라 내린 바 있습니다.


관련 판례상 글 내용이 허위더라도 사실로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었을 경우 불법행위가 성립
하지 않는다고 했고, 피고인이 쓴 글이 허위일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허위임을 알고 있었다는 고의
성까지 검찰이 입증해야 비로소 유죄가 되는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글을 올린 것은 법률적으로나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사실로서 공익을 위한 것
이기 때문에 당연히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입니다.


세월호 침몰의 진실은 숨길 수 없고 감출 수 없으며 반드시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세월호의 진실을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불러내 낱낱이 꺼내야 합니다. 진실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처럼 실제하는 것입니다. 만질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것은 진실일 수 없고 가짜며 거짓입니다.
또한 진실은 적어도 사람을 죽이지 않습니다.


다행히도 세월호 학살은 수많은 영상 증거들이 존재하는 사건입니다.
그 중에서도 해경 초계기 CN-235호의 카메라 동영상은 결정적인 증거 영상인 것입니다.
이제 이 법정에서 중요한 것은 재판장님의 진상을 밝히는 지혜와 직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몇 가지의 핵심적인 증거로 진상을 파악할 수 있는 지혜로운 법관, 이게 필요한 것입니다.

재판장님의 공학도로서 전문적인 식견과 법관으로서의 직관과 지혜, 명철을 통해서 진상을 드러나게

하시는 정의로운 판단을 해 주실 것을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2015. 4. 15.
우 한 석 드림.v

서울중앙지방법원 18단독 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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