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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 교수에 대한 단상,,, 진중권…

페이지 정보

작성자 나디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3,672회 작성일 03-10-04 18:32

본문

송두율 교수에 대한 단상  

* 노짱방에 올라온 글입니다. 퍼온 글이라고 하는군요. 어디서 퍼왔는지 잘 모르겠지만 단상1, 단상2로 돼 있는 것을 하나로 묶었습니다.

베를린에 있을 때 송두율씨를 두 번 뵌 적이 있습니다. MBC에서 한민족 네트워크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제가 현지 코디를 했었습니다. 제가 먼저 사전 인터뷰를 하기 위해 들른 바 있고, 그 며칠 후 MBC 촬영 팀과 함께 갔었습니다. 그때 임종석이 따라 왔었지요. 사모님이 내주시던 시원한 수박 화채가 기억에 남습니다.

내 기억에 따르면 베를린 남쪽 '보타니셔 가르텐(식물원)역' 근처였던 것 같습니다. 독일어로 Wohnung이라고 하는, 우리 식으로 말하면 연립주택(?)의 한 칸을 얻어서 살고 있었습니다. 거액의 공작금 받아 쓰는 사람이 살기에는 좀 누추한, 그쪽 기준으로 보면 대충 서민층 정도의 생활수준이라고 보면 될 겁니다. 아울러 그 분이 독일 사회에서 교민들이나 유학생들과 갖는 만남의 양상도 제 기억에 따르면 지금 보도가 되고 있는 그 무시무시함과는 엄청난 거리가 있습니다.

저는 이 분이 주사파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논리가 매우 탄탄하고, 하버마스 물을 먹어서 그런지 주체사상처럼 민족적 촌티는 안 납디다. 웬만한 부분에서는 다 얘기가 통하는데, 결정적인 부분에서 벽을 느낀 점이 있지요. 시민사회 얘기를 했더니 "언제 우리한테 시민사회가 있었다고..."라고 가볍게 일축해 버리더군요. 허걱... '시민'보다는 '민족'이라는 범주가 더 실체성이 있다는 얘기인데, 이때 비로소 저는 그의 민족주의 성향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른 한편, 이는 박정희 시절에 조국을 떠난 사람과,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까지 겪고 김영삼 시대에 독일로 온 사람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말하자면 그는 한국의 시민 사회가 그 동안 박정희 독재, 전두환 독재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고 나름대로 발전하고 성숙한 측면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말하자면 그의 현실 인식은 60년대 한국을 떠날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실제로 교민들은 독일에 살면서도 사고방식이 한국에 살다 온 사람들보다 더 보수적일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 6, 70년대에 자신들이 본 한국사회의 특성을 아예 '한국적인 것'이라 착각을 하기 때문이지요. 송두율 교수의 경우에도 부마항쟁, 광주항쟁, 6월 항쟁, 87년 노동자 대투쟁 등 한국 사회에서 있었던 시민운동과 민중운동의 성과를 '몸'으로 깨닫고 있지는 못 한 듯 했습니다. 하긴, 들어와서 좀 보기라도 했어야지요.

일단 그의 친북성향은 저로서는 대단히 유감스럽지만 사상의 자유로 인정해 줄 필요가 있지요. 물론 저는 그의 정치적 입장이 올바르지 못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것은 논쟁과 비판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사법적 잣대를 들이댈 문제는 아니지요. 송두율씨의 오류는 그의 개인적 오류가 아니라 일종의 '세계사적 오류'라고 할 수 있지요. 나 역시 한때 소련식 공산주의를 대안으로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와 비슷한 오류겠지요.

한 가지 유감스러운 것은 이 분이 처음부터 왜 행동을 명확하지 않게 했느냐 하는 겁니다. 사실 "역사상 최고의 거물간첩"이라고들 몰아붙이나, 구체적으로 한 간첩활동이 뭔지는 전혀 나와 있지 않네요. 김일성 죽었을 때 조문간 거, 해마다 축전 보내준 거, 70년대 초에 2주 동안 교육받은 거 (무슨 간첩 밀봉교육이 2주 밖에 안 걸린다는 건지...) 또 있나요? 이런 건 미리 밝혔더라면 지금처럼 난리가 나지는 않았을 텐데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송두율씨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쪽에 서 있는, 그리하여 영사관에서 소위 '친북적'이라 부르는 교민들 사회의 분위기를 좀 알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그 분위기를 좀 부정적인 형태로 경험한 바 있습니다.

당시는 '침을 뱉으마'라는 책으로 제가 막 유명세를 타던 시절이라, 그 분들에게서 강연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그 요청을 수락하고 며칠 후, 문제가 터졌습니다. 제가 '말'지던가, 하여튼 어딘가에 주사파를 강한 톤으로 비판하는 글을 실었는데, 그걸 그 분들이 읽었던 모양입니다. 어떤 분은 그걸 읽고 "분해서 밤새 한 잠도 못 잤다"고 하더군요. 어쨌든 이미 잡힌 강연을 취소할 수는 없고, 결국 강연장은 졸지에 '진중권 성토장'으로 변하고 말았지요.

거기에 혼자 앉아서 거의 집단 다구리를 당했었습니다. 어느 젊은 신부님은 진중권은 좌익, 우익 다 비판하면서 틈새 시장을 개척하는 얌생이 전술을 쓰고 있다고 했고, 또 다른 분은 진중권을 성토하기 위해 파리에서 비행기를 타고 거기까지 날아왔노라고 했습니다. 어떤 분은 내 역사의식의 부재를 탓하시며 일어 서서 오랜 시간 동안 북조선제 현대사를 줄줄이 읊어 대시더군요. 나는 혼자이고, 저들은 집단이고, 그냥 그렇게 욕을 먹고 앉아 있었지요.

근데 재미있게도 공식(?) 행사가 끝나고 같이 밥을 먹는 데에 딴 소리들이 술술 흘러 나오더라구요. 어떤 분이 오시더니 "우리도 이제 그런 얘기 해야 한다"며,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라고 하더군요. 또 한 분은 태권도장을 하시는 분인데, 솔직히 북한에 가서 실망을 했다고 하더군요. "나는 인민들과 밤새 술을 먹으며 얘기하고 싶었는데, 인민들은 만나게 해 주지를 않더라"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그 분들도 한때 자신들이 가졌던 신념이 흔들리고 있음을 내비치더군요.

그 중의 한 분이 재미있는 얘기를 하더군요. 사실 자기들이 독일에 올 때만 해도 투철한 반공투사였다고 합니다. 또 한국 정부에서도 그렇게 당성(?)이 투철한 사람들만 뽑아서 보냈다고 하더군요. 어느 정도였는지, 같은 외국인 노동자 처지이면서도 폴란드에서 온 노농자들과는 "빨갱이 새끼들"이라고 해서 같은 밥상에서 밥도 같이 안 먹을 정도였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 분이 이렇게 얘기합디다. "그런 우리를 왜 친북파로 만들었는가?"

흔히 이 분들이 '빨갱이'이라고 하는데, 실은 빨갱이도 아닙니다. 옛날에는 김대중을 지지한다고 영사관에서 자기들을 '빨갱이'라 불렀다고 합디다. 근데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고, 그의 사진이 영사관에 걸려 있는데, 아직도 영사관에서는 자기들을 빨갱이라 부른다고 황당해 하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우리 대통령인데..." 하긴,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김대중 지지한다고 빨갱이라고 하던 넘들이 김대중 사진 걸어놓고 여전히 빨갱이 사냥질을 하고 있으니...

이 얘기를 들으며 저는 두 부류의 녀석들에게 분노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하나는 북조선 정보부 간나들입니다. 이것들은 교민들을 공작의 대상으로 삼아, 그들을 자기들 정치선전의 소도구로 활용해 왔습니다. 말하자면 한국의 독재 정권과, 영사관의 정보부 애들의 행패에 대한 교민들의 불만을 이용해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했던 거지요. 해외에서 영사관과 척을 지면 교민들은 그야말로 우주 미아 상태가 되고, 이렇게 미아가 된 사람들은 약간의 애정만 보여주면 그 어느 쪽이든 '조국'으로 선택하게 마련이지요.

다른 하나는 남조선 정보부 넘들입니다. 이 녀석들은 국민이 주는 세금으로 호화생활하면서, 교민들을 악랄하게 괴롭혀 왔습니다. 대개 영사관에서 총영사는 외교관이지만, 부총영사라고 하는 자는 안기부 짱입니다. 따라서 영사라는 넘들도 진짜 영사와, 안기부 요원들로 이루어져 있고, 영사관의 실권은 이 빌어먹을 넘들이 쥐고 있지요. 하여튼 이것들 하는 짓거리 보면 정말 입에서 욕 튀어나옵니다. 이 넘들은 밥 먹고 하는 짓이 교민들 이간질 시키는 것 뿐입니다.

(그 중 한 놈은 우리 교회에 다니던 놈인데, 나중에 교민들 이간질 하다가 신분이 들통 나서 미국으로 튀었다고 하더군요. 또 한 놈은 서울대 독문과 81학번이라고 하던데, 이 넘한테 영사관 주최 만찬 석상에서 얘기 몇 마디 나눴다가 뒷다마를 까인 적이 있습니다. 얼마나 꽤씸하던지 다음 해 만찬회 때에 오면 골목으로 불러내서 좀 패주려고 했는데, 그 해 약속을 깜빡 잊고 못 갔습니다. 그게 아직도 한이 되네요. 얘는 꼭 내가 한번 만나야 돼요.)

문제는 이런 겁니다. 이 분들, 7~80년대에 분명히 민주화 운동을 했습니다. 이거, 평가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들의 이런 진보적 지향성에는 '친북'이라는 이미지가 드리워져 있지요. 그건 민주화 운동을 좀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려 했던 분들이 이 순진한 분들에게 드리운 멍에라고 할 수 있지요. 왜 이 분들의 정당한 역사적 업적이 그 빌어먹을 넘들이 드리운 이미지 때문에 훼손당해야 하나요? 그리고 북한이 다 망해가는데, 이제 이 분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요? 이 분들, 이런 처지로 몰아넣은 사람들은 왜 책임을 지지 않는 걸까요?

이 분들과 어느 날 독일 TV에서 방영하는 '꽃제비' 영상을 보았습니다. 이때 이 분들 입에서 터져 나오는 그 한숨 소리의 깊이는 내가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이걸 어쩔 겁니까? 이 분들, 계속 남한과 척을 지고 고향을 잃은 채 친북파로 살아가게 방치할 겁니까? (주사파) 아니면 민주화 운동을 했던 이 분들이 한국에 들어와 한때 독재체제의 주구 노릇을 했던 더러운 넘들 앞에서 전향서 쓰고, 반성문 쓰고 착한 대한민국 국민이 되라고 할 건가요? (극우파)

내가 주사파를 싫어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지요. 주사파들은 이 분들의 정당한 민주화 운동의 성과를 '북한'에 대한 충성심으로 연결시키려 하지요. 하지만 왜 이 분들의 정당한 실천이 북조선 체제옹호의 소도구가 되어야 하나요? 왜 이 분들의 민주화 실천에 '주체사상'이라는 적절하지 못한 표현을 주어야 하나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이제 7-80년대에 이 분들이 보여주었던 순수한 열정에, 그에 합당한 명예를 부여해 줘야 합니다.

송두율씨는 어느 쪽에 속할까요? 저는 그 역시 일차로는 남북한 이념대립의 희생자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가 교민들 사이에서 가졌던 영향력을 생각해 볼 때, 그의 북한 편향에는 어느 정도 책임져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번에 그가 위험을 무릅쓰고 입국한 것도 과거에 있었던 이런 편향에 대한 반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학자의 '반성'이란 논리적 성격의 것이어야지,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죽은 죄를 졌습니다." 어쩌구 하는 초등학교 일기장 수준의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P.S. 그에게 반성을 요구하는 넘들이 있더군요. 최병렬이, 정형근이, 보수언론의 기자넘들... 그 넘들에게 한 마디만 하지요. 야, 씨*럼들아, 반성이 그렇게 좋으면, 군사독재 시절에 꼬리 살랑살랑 치며 전두환 똥꼬나 핥았던 너그들 꼬라지나 먼저 반성해라. 존만 새끼들이 주제를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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