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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부양 부담, 정년을 늦춰서 막을 수 있을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세르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1,091회 작성일 14-11-20 00:14

본문

수명이 길어진 탓에 퇴직 후 연금을 타서 생활하는 노인의 수가 늘어나면 노동인구는 그들을 부양해야 하므로 노동인구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게 고령화 사회의 대표적인 문제들 중에 하나라 카더라.

정년을 늦추면... 예를들어서 육십세에서 육십오세로, 혹은 육십오세에서 칠십세로 늦추면, 피부양인구는 줄고 노동인구는 늘어나니까 부양부담은 당연히 낮아진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그렇다.

그런데... 정년을 늦춰서 노인들이 더 오래 현직에 머물러 있으면 새로 사회에 진입하는 젊은이들의 취업난은 많건 적건 더 심해질 거다.

이 모순, 내지는 꼬임이 생기게 되는 배경은 이렇다.

우선 부양에 관해서. 사람들은 사는데 필요한 것들을 생산하고, 소비한다. 경제활동의 가장 근본적인 차원이다. 삶의 물질적 차원의 구조라고 할 수도 있겠다. 만약 인구의 절반이 생산활동을 한다면, 생산활동을 하지 않는 나머지 절반 (어린애들, 노인들) 을 이 일하는 절반이 먹여살려야(부양해야)한다. 정년을 늦춤으로써 노동인구를 60%, 피부양인구를 40%로 만들면 60%의 인구가 생산하여 100% 인구가 먹고살게 되니, 50%만이 일할 때 보다는 개별 노동인의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허나...

일자리 부분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일자리가 없다는건 말하자면 일을 하려는 사람은 있는데 일을 할 자리가 없다는 뜻이다. 왜 일을 하려는 사람이 있어도 일할 자리를 받지 못하는 기괴한 일이 일어나게 되는 걸까. 이걸 해명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자리의 제공자와 일자리를 얻는 자의 구분이 있음을 지적하고 넘어가야 한다. 일자리 제공자는 사업, 즉 생산활동을 주관하는 사람이다. 지금 시대에는 생산활동이 사업이라는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사업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을 만들어 낼 때 비용을 적게 들이고 가능한 한 비싸게 팔아서 이윤을 남겨야 한다. 그 이윤으로 먹고사는 것이다. 말하자면 사회 전체의 생산활동에서 사업주가 담당하는 부분은 생산활동이 이루어지는 단위인 사업체를 관리하는 것이고, 그 노동의 양에 걸맞는 보상을 이윤으로 챙기는 것이다. 사업자는 근로자를 무한정 많이 고용하고 무한정 많은 급여를 지급할 수 없다. 자기가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이윤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설령 사업주가 먹지도 입지도 않아도 되는 철인이라서 이윤을 전혀 남기지 않아도 된다고 해도, 생산물을 판매하여 얻은 금액(매출액)보다 생산물을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이 더 크다면 사업체가 유지되지 못한다. 만약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시장의 어딘가가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크게보아 경제활동은 생산과 소비로 우선 나뉜다. 적당히 생산해서 적당히 소비하고 삶을 이어나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오케이다. 한 명이 산다면 한 명이 먹고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서 한 명이 먹고 살면 되고, 열 명이 산다면 열 명이 먹고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서 먹고살면 된다.

시장이라는 것은 이런 경제활동의 규모가 어느정도 이상으로 커졌을 때 형성되는 것인데, 다양한 생산물들이 효율적으로 적재적소에 꽂아질 수 있게끔 하는 거대한 거래/유통의 장이라고 보면 된다. 예를들어 산에서 벌목을 하는 사람들도 바다에서 나는 고기 같은게 필요할 수 있는데 일일이 고기 파는 사람과 접촉해서 나무랑 교환할 수도 없는 일이고 (고기파는 사람이 나무 필요 없으면 어쩔건데), 이런 연유로 화폐라는것이 생기고 시장이라는 것이 생겨서 편리하게 물자를 유통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생산활동의 규모가 커지면서 집단적인 생산활동을 관리하는 사업체라는 것들이 생기고 (물론 농사가 생산의 핵심이었던 시절에도 지주와 소작농이라던가 그런게 있긴 했다) 사업체를 관리하는 사람 (고용주) 과 고용되어 일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렇게 된건데, 이 복잡하고 거대한 구조의 어딘가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해서 일하고 싶은 사람은 있는데 일자리가 없다던가, 화폐가 너무 많아서 지랄인 사람과 너무 없어서 삶이 어려울 지경인 사람이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 이걸 원인을 분석해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교정을 하고 그래야 하는데, 이걸 해야하는건 왕이나 정부 등이다. 이 일을 하는게 지배계급이다. 지배계급이 고전적 지배계급이든, 인민으로부터 민주적으로 통치권력을 이양받은 민주적 지배계급이든 간에 말이다. 일반적인 사업주들은 시장 안에서의 생존과 사업 확장을 목표로 움직일 뿐, 시장을 컨트롤하는 입장에 있는건 아니다. 물론 지배계급의 시선을 가지고 있는 사업주는 전반적인 상황을 읽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만약 이 사업주가 시장의 작동에 개입하려 한다고 해도 사업주라는 입장으로서는 할 수 있는게 한정적이다. 사업주라는 입장에서 할 수 있는건 자기가 고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업무량이라든가, 업무 내용 (생산내용) 이라든가, 급여라든가, 생산물의 가격이라든가, 뭐 그런 것들인데, 이걸로 '전체 시장' 을 직접적으로 컨트롤 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공황과 호황의 주기적 운동 속에서, 불황기에 많은 기업들이 계속 도태되고, 살아남은 기업들이 호황기에 더 몸집을 키우고, 다시 경쟁하다가 공황이 오고, 다시 살아남은 기업이 몸집을 불리고 하는 과정을 반복하다가 지구상에 단 하나의 기업만이 남게 되고 그 기업이 전 지구의 모든 생산활동을 포괄하게 되었다고 가정한다면 이 때 기업은 사실상 전 지구의 지배자인 셈이다. 실업자가 없다고 전제한다면, 모든 인민은 이 기업의 노동자다. 이 기업이 생산한 상품들은 고스란히 이 기업의 노동자들이 소비하게 되므로 (이 기업의 노동자가 아닌 인간은 없으니까) 이건 정확히 공산주의 체계와 이꼬르다.

그러나 지금은 기업이 결코 전체 인간의 고용 같은걸 책임지지 않는다. 이것은 기업이 책임질 일의 범위가 아니다. 기업은 될 수 있으면 노동자를 적게 고용하는게 이득이다. 생산 기술이 좋아서 적은 노동자만 필요하다면 당연히 실업자는 늘어난다. 실업자는 말하자면 사회 속에서 있을 위치를 배정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쓰레기로 전락한 존재들이다. 본인이 본인을 쓰레기취급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정신뽕도 한계가 있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사람은 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배정받아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 자기 위치를 배당받지 못한다는건 사회적인 차원에서 비존재가 되어버린다는 뜻이다. 지금도 벌써 실존하는 예시는 노숙자다. 자발적 실업자가 아닌 일반적인 실업자들은 설령 길에서 자지는 않더라도 사실상 노숙자와 처지가 다르지 않은 것이다. 사회 속에서 있을 곳을 배정받지 못한... 그것이 사회적 존재인 인간에게 있어서 너무나 견디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일자리가 점점 줄고, 사회 속에서 번듯한 위치를 점유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이에따라 경쟁이 점점 격화되는 현실 속에서 어떤게든 경쟁에서 도채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게 된다.

안간힘을 쓰는 이들의 모습은 어떨까? 불쌍하다. 쉬고싶은 만큼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하기 싫은 일들을 억지로 하면서 산다. 이데올로기는 오늘날 상당히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낱말이지만, 현실을 바라보는 일종의 보기-틀이나 안경 같은 거라는 정의로 한정해서 생각할 때, 앞서 말한 '불쌍하다' 라는 판단이 맹자 이데올로기로 세상을 본 결과라면, 보수 이데올로기의 역할은 같은 현실을 다른 방식으로, 이를테면 "뭐가 불쌍해? 그들은 자신의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사람들일 뿐이야! 봐, 그들이 빛나고 있는게 보이지 않니? 꿈을 향해 달리는 사람은 아름다운 거야!" 라는 식으로 보게 만들거나, 혹은 "무슨 소리야. 옛날 사람들은 지금보다 더 힘들게 살았다구. 지금이 얼마나 살기 좋아진건데." 라는 식으로 보게 만들거나, 혹은 "성실하게 공부하고 자기관리한 사람들은 다 사회에서 있을 자리를 배정받게 되어있어. 만약 누군가가 실업자가 되었다면 이건 그 사람이 사회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인거고, 따라서 이 사람에게 배정해줄 사회적 위치 같은건 없다고. 그래야 공평하잖아? 사회가 요구하는 것들, 이를테면 적정 학벌, 적정 토익점수, 적정 봉사활동 경력, 적정한 자기소개력, 적정한 외모, 적정한 대인관계 능력 등을 갖추어야 사회 속에서 있을 자리가 주어지는거지, 그런 최소 요건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자에게 어떻게 자리를 배정해 줘? 그건 불공평하니까 안돼" 라는 식으로 여기게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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