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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와 감사 릴레이에 대한 나의 삐딱한(?) 시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ook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3,196회 작성일 14-08-31 06:20

본문

두 가지 캠페인 다 '선의'에서 출발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고, 차라리 실천하는 편이 낫다고 여기기 때문에 그 행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전혀 없다. 또 혼자서 '누군가 나를 지목하면 어떡하지?'라는 지레 겁먹는 엉뚱한 상상도 해 봤고, 이 경우 난 낯뜨거워서 그냥 동영상 포스팅은 하지 않고 그냥 짧게 언급하고 넘어갈 것 같다.

아무튼, 2주 전부터였던가, 페이스북 안에서 한창 아이스 버킷 챌린지 (미국 친구들 포스팅이 먼저 올라왔고 이내 한국 친구들 포스팅도 올라오기 시작됐다. 요즘은 독일 친구들 포스팅이 한창이다.) 가 도배될 시점에는 세월호 참사에서 큰딸을 잃은 김영오 씨가 단식으로 나날이 야위어가던 때였다. 저번 주에는 병원에 입원해서도 미음을 끊고 있었던 시기였다.

루게릭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돕기 위한 캠페인과 유민 아빠 김영오 씨의 고통은 엄연히 별개의 일인데도 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씁쓸함 때문에 그 캠페인이 고깝게 보였더랬다. 이건 마치 세월호 참사 추모 집회 때보다 월드컵 응원하러 광화문에 모인 인원수가 더 많았다는 기사를 봤을 때 느낀 감정과 비슷했다. 광화문에 나오지 않는다고 추모를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월드컵 응원하러 나왔다고 세월호 참사를 잊은 것도 아닌데, 굳이 밖으로 나가는 '수고로움'이 월드컵에 더 많이 집중된 것이 그저 서운하다고 해야 하나, 암튼 그렇고 그런 감정이었다.

얼마 전에 젊은 개념배우로 지칭되는 유아인이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관한 자기 생각을 쓴 글을 봤다. 글의 요지는 눈물을 짜든 웃으면서 하든 선행하는 이의 진심은 어느 누가 판단할 수 없고, 그 선행으로 인해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방식이 경건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그 진심이 가려지는 건 아니다, 정도다. 소신 있게 쓴 이 글에서 나는 그제야 내가 왜 그동안 '고까운 마음'을 갖고 있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선의, 양심, 진심, 선행.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는 '선행'이라는 바리케이드가 있을 때 연예인을 비롯하여 많은 일반인이 당당하게 대중 앞에서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것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거나 공격받기 쉬운 상황에서는 말 한마디 못하다가 '나는 지금 선행하는 중'이라는 안전장치가 있을 때 비로소 떳떳이 말 한마디 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나는 기독교 향기가 물씬 풍기는 그 감사 릴레이 캠페인도 같은 이유로 불편하다. 생때같은 자식을 잃고 슬퍼하는 이웃에 대해선 일언반구 없다가 온통 '나'에 집중된 감사의 제목을 3가지 열거한다.
다시 말하지만 감사하는 행위 자체는 장려할 만한 일이고, 힘든 시기를 겪는 이웃에 대해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측은지심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단지, 시간을 내어서 글을 쓰고 동영상을 찍어서 포스팅하는 그 '수고로움'이 '좋은 취지'라는 안전한 방어벽이 있을 때에만 더 많이 나타난다는 게 서운할 뿐이다.

유아인은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 아마도 번지수를 잘못 짚은 거 같다. 그 방식의 유쾌함이나 경박함에 대한 거부반응이 아니라 사회에서 외면받고 있는 약자 편에 서서는 감히 말도 못하면서, 그 누가 딴죽 걸 수 없는 '선행'이라는 보호막이 처져 있을 때 비로소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서운함 일 것이다. 그 '수고로움'을 안전할 때만 쓰는 것에 대한 서운함 일 뿐이다. 이마저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훨씬 나은 일이지만.

그러는 나는 뭘 실천했느냐고요? 저는 그만 입 닥치고 꺼지겠습니다.
추천6

댓글목록

Noelie님의 댓글

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읽었어요. 멋집니다.

이유있는 "삐딱한 시선"!

독일은 아직 정치가나 연예인이 한 적은 없습니다. 어제 어느 목사님이 공개석상에서 얼음물 뒤집어 썼다고 '그게 뭡니까' 하면서 어느 언론에 보도되었더군요. 자주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는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정말 민감하고 받아들이는 속도가 가장 빠른 것 같습니다. 어떨땐 안 좋은 것 까지도.

물론 이 행사는 Pooka 님 말씀처럼 저도 그들의 선의를 의심하지 않으며 이 기회에 그 병이 알려지고, 관심같는 사람이 늘어나고, 기부금이 많이 보였다니 그만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덧붙여 Pooka님의 관점에도 공감합니다.

다른 사건와 삶을 보시는 Pooka 님의 예리하신 "삐딱한 시선" 앞으로 자주 부탁합니다.^^

  • 추천 3

unheimlich님의 댓글

unheimlich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흠..어렵네요..
마치 피파가입국이 유엔가입국보다 더 많은 것을 두고, '이 거지같은 세상은 평화보다 더 축구를 사랑해'라고 아무도 말 안하듯이(누군가 할지도 모르지만..). 그냥 너무 많은 생각들을 연관짓는건 좀 불필요하단 생각 들어요... 전 유아인이 했던 말에 공감이 많이 되는데... 우리 사회가 너무 선의에 대해 불필요하게 삐딱한 시선을 많이 보내는 거 같아요.
김장훈이나 공지영 같은 사람들 사회적으로도 인정받고 다양한 형태로 기부도 하고.. 그런데 그들을 삐딱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거에 좀 놀랐어요.
그 사람들은 최소한 동기가 어쨌든(사실 이런걸 쉽게 단정짓기도 어렵고...) 감히 사람들이 쉽게 할수 없는 것들, 누군가는 해야하는 것들 하는거고 그런거에 대해서 만큼은 용기와 칭찬을 해줘도 모자란데... 소위 같은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조차도 누군가는 그들에 대해서 너무 삐딱하게 보고....(왜그런걸까요..)
전 특이하게 아이스버킷보면서 미래에는 누구나 10분간은 국제적으로 스타가 될수있다고 말한 앤디워홀 말이 생각나더라고요. 대부분 페북으로 동영상들 보는데 독특한 퍼포먼스를 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전세계의 수많은 댓글들과 링크들도 걸리고....
암튼 아이스버킷은 여러모로 아이디어가 좋았던 캠페인.. 끝~~~~~~~~

  • 추천 1

kiwit님의 댓글

kiwit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의에 대한 삐딱한 시선은 동경이라는 감정의 비뚤어진 표현 방식이 아닐까..라는 의견이에요.  '나는 그렇게 못하는데, 넌 왜 할 수 있냐' 라는 것에 대한 질투심이 섞이면서 선의를 삐딱하게 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선의에 대한 인간의 심리를 참 잘 파악하고 있는 캠페인인 것 같아요. 옛날에 뉴욕에서 있었던 살인사건에서 피해자 여성이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를 계속 외치고 도망다니면서 칼에 찔리는 동안, 그 여성을 도와주거나 신고한 사람이 없었더랬죠. 이유는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할 테니까'. 누군가를 지명한다는 점에서 지목받은 사람은 선의에 대한 의무감을 가지게 되고, 그것이 실천으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싶어요. 이런 말을 쓰고 있는 저도 실천에 대해서는 할 말은 없지만 ㅎㅎ

  • 추천 1

pooka님의 댓글

pook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선 제 삐딱한(?) 시선은 '선의(선행)'에 맞춰진 게 아니에요. 원 글에도 밝혔듯이 저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나 감사 릴레이 캠페인의 선의와 그 효과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실천하는 사람을 향한 존경심을 늘 갖고 있어요.

제 삐딱한(?) 시선은 이 캠페인이 성행하는 '현상'에 맞춰져 있다고나 할까요? 제 글 끝부분에서 눈치채셨을지 모르겠지만, 저도 앞으로 다가올 어떤 비판에 대해서 미리 '방어벽'을 쳐놨어요. 사람 심리가 더 안전한 길을 택하고 싶고 나를 보호해 줄 방어벽이 있는 상태에서 큰 소리를 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겠죠.

무슨 말을 하든지 간에 정치적(?)이라고 매도되기 쉬운 자리에서보다는, 내 선의에 대한 공격이 들어와도 반박하기 쉬운 자리에서 용기 내기가 더 쉽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에요.

주위에 기독교인 친구들이 많은데 이 친구들이 지금 현재 우리 사회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가 (관심 없거나 모르고 있거나 굳이 공개적으로 말할 필요를 못 느꼈거나 정치적이라고 욕먹을까 봐 걱정했거나 기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죠.) 자신의 감사 제목에 대해서는 릴레이 캠페인을 공개적으로 꽤 활발하게 시작하라고요. 아마 후자가 공개적으로 말하기가 더 편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기가 더 쉽지 않았을까, 아니면 굳이 시간을 내어 감사 제목을 쓰는 게 자신에게 더 의미 있는 일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저 자신이 기독교인이 되려고 애쓰는 중이고 이웃을 돌아보는 게 기독교인의 기본 임무라고 생각하니까 이 친구들의 반응이 조금 서운하더라고요. ㅠㅠ 하기 힘든 일보다는 쉬운 일만 하는 느낌이랄까요. 쉬운 일은 (꼭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누구나 다 할 수 있는뎅.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저런 글을 쓰게 됐네요.

사실 이 글을 올리면 분명히 내가 '선행'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 비판하는 것처럼 비춰질 것 같은 기분이 들긴 했는데, 나름 용기(?) 내서 올렸어요. (물론 마지막에 방어벽을 살짝 쳤긴 했지만요.)

아무튼, 이마저도 욕(?)을 먹게 되는 우리의 이 병든 사회에서 아이스 버킷 챌린지와 감사 릴레이를 실천하시는 모든 분을 존경하고요.
접근하기 쉬운 일부터 실천하다 보면 서서히 '안전장치'가 없어도 더 큰 용기를 낼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계속 같은 말만 하는 거라서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

  • 추천 2

anpigone님의 댓글

anpigon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삐딱한 시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확실히 선의에도 기회주의는 존재하거든요.
모두가 동의한다는 것, 박수받는 다는 것을 알 때에는 선행에도 과감해(?)지기 쉽지요.

  • 추천 2

Halbe님의 댓글

Halb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슨 말씀을 하고자 하는 지는 대강 알겠지만, 굳이 유아인을 집어 넣은 것이 선명한 이해를 하는 데 조금 방해가 되긴 합니다.
또한 세월호 유민 아빠와 이 캠페인의 요란한 유행이 대비되어야 하는 지에도 의문이 갑니다.

세월호는 세월호 대로 아이스버켓은 아이스버켓 대로 좋은 취지 혹은 옳은 일이라는 믿음 하에 그에 맞는 방식으로 대중들에게 접근하고, 퍼져 나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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